이번 훈련은 슈퍼태풍 상황을 가정한 실전 모의훈련으로, 시각장애인 6명과 발달장애인 15명 등 총 21명의 장애인과 활동보조인이 이재민 역할로 직접 참여했다. DWAT(Disaster Welfare Assistance Team) 강원재난회복지원단 재난복지사 38명도 함께 투입돼 기존 수련원을 대피소로 전환하고 △장애유형별 맞춤 돌봄 △심리·정서 지원 △이동·안전 관리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재난 상황에서도 장애인의 존엄과 일상을 지킬 수 있는 체계를 점검했다.

특히 이번 훈련은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 강릉시이룸발달장애인주간활동센터, 강릉시자원봉사센터, 전석복지재단의 협력으로 장애인 당사자의 직접 참여를 이끌어낸 것이 특징이다. 앞서 13일 원주에서 진행된 ‘노인친화형 복지시설형 대피소 훈련’에 이은 두 번째 리허설 훈련으로, 오는 28일 강릉 옥계면에서는 ‘지역사회 수요조사 훈련’이 이어질 예정이다.

훈련에 참여한 한 시각장애인은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고, 단순히 자원봉사자나 복지사에게만 의지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바라밀의 집 차혜숙 재난복지사는 “이번 훈련을 통해 장애인 이재민에게 필요한 돌봄과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고, 실제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특히 휠체어 사용법과 같은 기초적인 지원 기술부터 장애 유형별 맞춤 돌봄 방식까지 현장에서 반드시 숙지해야 함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더프라미스 김동훈 상임이사는 “재난 대응 체계에서 장애인은 늘 마지막에 고려돼 왔다”며 “이번 훈련은 단순히 대피소를 운영하는 것을 넘어 마지막 약자까지 존엄을 지킬 수 있는 한국형 복지대피소 모델을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프라미스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NGO 특별협의지위를 보유한 비영리단체로, 지난 17년간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재난약자 대상 긴급지원과 일상회복사업에 특화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동해안 산불 당시 노인이재민 돌봄쉼터, 제주항공 참사 시 유가족 아동 돌봄쉼터를 운영했으며, 영남 산불 당시 대응에서는 국내 최초의 반려동물쉼터 운영과 ‘재난컨시어지’ 활동도 함께 전개해 맞춤형 지원을 이어갔다. 해외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등 재난 현장에서 지원 활동을 펼친 바 있다.

출처 : 더프라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