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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5G 서비스가 넘어야 할 과제들

단일 기술 정착으로 빠른 상용화가 가능
뉴스일자: 2018-02-17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의 상용화 시점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늘어나는 데이터 이용량을 수용하고 자율주행 자동차나 IoT 등 새로운 기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통신사들은 5G 조기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5G는 전송속도, 지연시간, 단말기 수용능력 등에서 LTE보다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기술 스펙이 갖는 비즈니스적인 의미이다. 우선 5G 기술(IMT-2020)은 이전 세대 기술과 달리 단일 기술로 정착되고 있는데, 이는 5G의 조기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유무선 통합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통신사 외의 새로운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여, 다양한 서비스와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하나의 물리적 네트워크를 다수의 네트워크처럼 동작하도록 만드는 가상화 기술이 도입되면서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 5G가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 변화를 바탕으로 5G 서비스는 초기에 B2C 중심으로 확산되지만, 향후 B2B를 대상으로 하는 롱테일 비즈니스가 추가될 전망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두 가지 우려사항이 존재한다. 첫째는 가입자당 매출이 하락하는 추세에서 소비자들이 5G에 추가적인 요금을 지불할 것인가이다. 두번째 문제는 B2B용 서비스들이 등장하는 시기가 5G 상용화 시점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통신사만의 힘으로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선 B2C 데이터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미디어 사업자, 게임업체, 포털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B2B 서비스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통신사 입장에서는 B2C에서 B2B로의 서비스 확장이 필요한 만큼,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의 상용화 시점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버라이즌과 AT&T 등 미국 통신사업자들은 정식 표준이 완성되기도 전에 자체 표준으로 이미 5G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평창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시기에 맞춰
5G 시범서비스가 진행된다. 이러한 사업자들의 빠른 움직임에 따라 5G 표준 작업 역시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져 지난 해 말에 1차 표준(Release 15)이 완성되었다. 상용서비스 제공을 위한 카운트다운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

1. 이전 세대보다 진일보한 기술로서의 5G

스마트폰과 LTE가 도입된 후 소비자들의 데이터 이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비단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LTE 네트워크로 이를 수용하는 데에 아직까지 충분하다고는 하지만, 수년 뒤의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다. 여기에 자율주행 자동차나 다양한 IoT 기기들이 등장하면서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전세계 주요 통신사들은 5G 조기 상용화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5G는 전송속도, 지연시간(Latency), 단말기 수용능력에서 LTE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기술이다. 속도의 경우 정지 상태를 기준으로 최대 20Gbps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1Gbps가 가능한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이다. 동영상 콘텐츠뿐 아니라 VR이나 홀로그램 등 대용량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는 서비스들도 5G 기술을 통해 효과적으로 처리될 수 있다.

한편 5G 기술 스펙에 따르면 데이터 송수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시간이 1ms에 불과하여 사실상 무지연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5G를 통해 자율주행, 원격 운전이나 원격 수술 등 높은 신뢰성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단말기 수용능력에 있어서도 5G는 LTE보다 우수하다. LTE의 경우 1km2당 최대 10만 대의 단말기를 연결할 수 있지만, 5G는 100만 대까지 수용 가능하다. IoT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수많은 센서들을 연결하는 데에 최적의 네트워크가 되는 셈이다.

2. 5G가 갖는 비즈니스 측면의 의미

5G가 주목받는 이유는 LTE 대비 우수한 기술력 때문만은 아니다. 시장 경쟁적인 측면이나 기술이 갖는 잠재성 등에서 이전 세대 기술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 단일 기술 정착으로 빠른 상용화가 가능

통신 산업 생태계 구성원 대부분은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5G(공식 명칭은 IMT-2020)로 진화할 것이라는 데에 동의한다. 얼핏 당연한 얘기인 것 같지만 지금까지 네트워크의 진화를 살펴 보면, 하나의 기술로 표준이 수렴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진화한 2G 기술의 경우 GSM(TDMA)과 CDMA의 경쟁이 있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자들이 GSM을 상용화했지만, 우리나라는 퀄컴과 함께 CDMA 기술을 상용화하여 전세계 통신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두 기술 간의 경쟁은 3G로도 이어졌다. GSM 진영은 비동기식 3G 서비스인 WCDMA를 선보였고, CDMA 진영은 동기식 서비스로의 진화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동기식 3G 서비스 기술은 시장에 출시되기도 전에 소멸되면서 WCDMA가 승자가 되었다. 그렇다고 WCDMA 상용화가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황금알을 낳는 서비스로 칭송되면서 통신사들은 막대한 주파수 대금을 지불했으나, 이는 재정적 부담으로 다가왔다. 여기에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와 같이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할만한 충분한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서 통신사들은 네트워크 구축을 미루게 됐다. 단말기 출시에도 차질이 생겨 전반적으로 상용화 시점이 크게 후퇴되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2G 망을 이용해 투자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데이터 서비스를 강화하는 중간 기술들이 등장했다. GSM 진영의 GPRS와 EDGE, CDMA 진영의 EV-DO 리비전0과 리비전A 등이 이러한 기술에 해당한다. 이동통신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중국은 TD-SCDMA라는 표준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WCDMA가 HSDPA로 진화하면서 다른 기술 대비 우월성을 갖게 되어 결국 승자가 된 것이다.

4G 시대에도 LTE의 시장평정이 있기 전에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됐다. 이때는 유무선 통합이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유선 계열의 기술이 무선으로의 진화를 시도했다. 와이파이로 알려진 802.11 기술이 발전하면서 무선 전송 거리가 점차 길어지기 시작했지만, 이동통신 서비스와 경쟁하기에는 부족했다. 이에 따라 무선 전송 거리를 늘리고 이동성을 어느정도 보장하는 802.16 기술1이 새롭게 등장했으며, 이는 우리나라에서 와이브로로 상용화되었다. 그러나 WCDMA를 채택했던 통신사들이 LTE의 손을 들어주면서 와이브로는 패배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LTE와 와이브로의 경쟁이 진행되는 동안 소위 이머징 기술(Emerging Technology)로 불리는 802.20 계열의 기술도 등장했으며, 중국의 경우 TD-LTE라는 자체 기술을 LTE의 보완 서비스로 상용화했다.

하지만 5G 시대의 기술 경쟁은 이전 세대와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통신 생태계 구성원들이 모두 단일 표준을 외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단일한 표준은 몇 가지 장점을 갖는다. 우선 통신사들이 기술 채택에 망설이지 않게 된다. 기술간 경쟁이 있거나 중간 기술이 등장할 때 통신사는 네트워크 진화 방향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장비나 단말기 제조업체들도 마찬가지이다. 하나의 기술에 집중하기 때문에, 단말과 장비 출시일을 앞당기고 규모의 경제가 조기에 달성될 수도 있다. 특히 중국 장비업체들이 본격적으로 5G 경쟁에 뛰어든 만큼 장비와 단말의 초기 시장이 빠르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 실질적인 유무선 통합으로 참여 사업자 수의 확대

3G 기술의 킬러 서비스로 주로 거론되었던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본격화된 것은 LTE 시대에 들어서이다. 3G 네트워크로는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서비스 제공이 쉽지 않았으며, 이용 요금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유무선 통합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와이브로 기술이 추구했던 유무선 통합이 5G에 와서 구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유선과 무선의 기술적 간극으로 인해, 이를 제공하는 사업자, 이용 가능한 단말기, 제공 서비스 등에서 차이가 있다. 과거보다 유무선 간의 경계가 희미해지긴 했다. 하지만 거실 TV를 이용하기 위해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한다든지, 스마트폰에서 100~200개 실시간 채널을 제공하는 유료방송을 시청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면 유무선 간의 차이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모습은 5G 시대에 크게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표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AT&T는 5G를 유선 네트워크의 대체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다. 초고속인터넷과 IPTV 등을 광랜이나 FTTH가 아닌 5G 기술로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고정형 무선 서비스라고 불린다. 이는 미국의 특수성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기는 하다. 케이블 사업자가 제공하는 유료방송의 영향력이 커, 가정 내 유선 네트워크는 이들이 장악하고 있다. 통신사들로서는 케이블 사업자와 대등한 수준의 유선 네트워크를 구축하기에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5G를 통해 그 동안의 열세를 극복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고정형 무선 서비스는 향후 유선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한 국가들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5G를 유선 네트워크의 대체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지국으로부터 신호를 받는 게이트웨이 단말기(Customer Premise Equipment, CPE)를 집안에 설치해야 한다. 만약 5G용 스마트폰이 출시된다면, 기지국으로부터 송신된 정보를 CPE만 받는게 아니라 스마트폰도 수신할 수 있다. 즉 네트워크 하나로 유무선 서비스가 동시에 제공될 수 있으며, 이는 과거 와이브로 진영이 꿈꿨던 유무선 통합 네트워크와 동일한 모습이다.

유선 네트워크를 장악한 케이블 사업자들도 이러한 5G 기지국을 설치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주파수 면허만 확보한다면 통신사와 유사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된다.

케이블 사업자 입장에서도 신규 지역에 진입하기 위해 새롭게 유선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보다 5G를 이용하는 것이 비용효율적일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케이블 기술 표준을 주관하는 케이블랩스는 5G의 도입에 대한 기술 검토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의 2위 케이블 사업자인 차터 커뮤니케이션즈(Charter Communications)는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5G 테스트를 수행할 예정이다. 나아가 케이블 사업자들은 5G를 통해 그 동안의 염원인 무선 시장 진출이란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무선 사업자가 아닌 다른 사업자들도 5G를 통한 유무선 시장으로의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의 위성방송 사업자인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는 이미 5G용 주파수도 확보했으며, 2020~2021년에는 상용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유무선 네트워크를 보유하지 않았던 사업자들까지 5G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면, 자금력이 충분한 IT 사업자들도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FTTH 사업을 보유하고 있는 구글과 같은 사업자가 5G 사업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러한 참여 사업자의 증가는 궁극적으로 5G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자의 수가 늘어날수록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강구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5G의 응용 범위가 넓은 만큼, 다양한 서비스들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 네트워크 슬라이싱으로 B2B 사업의 강화

네트워크 슬라이싱(Network Slicing)이란 물리적으로는 하나의 네트워크를 다수의 네트워크처럼 동작하도록 만드는 가상화 기술을 말한다. 이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SDN과 NFV라는 기술2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 기술들은 유선망의 운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등장한 개념이다. 통신사들은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에 있어 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다.

하나의 네트워크를 여러 개의 독립적인 네트워크처럼 사용한다는 것은 이를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자신의 전용망을 갖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게 전용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복잡한 요구사항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서비스 제공에 많은 리소스가 투입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별도의 네트워크와 시스템이 필요하기도 했다. 하지만 5G 시대에 통신사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통해 훨씬 손쉬운 방법으로 전용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복잡하고 비싸서 이용하지 못했던 전용망을 채택하는 기업이 많아진다면, 통신사로서는 새로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LTE 시대까지 통신사의 주요 수익원은 B2C 서비스였다. 가입자의 폭발적 증가와 이들이 소비하는 데이터 트래픽으로 통신사들은 성장해왔다. 하지만 가입자 포화 및 요금 경쟁 등으로 더 이상 규모를 키우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B2B 시장 확대는 통신사에게 매우 좋은 기회임에 분명하다. 장비업체인 에릭슨이 통신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G의 주요 타겟이 일반 소비자라는 의견이 2016년에 90%였지만 2017년에는 52%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기업을 타겟으로 한다는 응답은 46%에서 56%로, 특정 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의견은 34%에서 58%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통신사의 새로운 고객이 기업이나 산업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정부나 지자체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도 5G 네트워크가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시티의 기반 네트워크로 5G가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B2B, B2G의 미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5G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핵심 기술이라는 평가는 과장이 아니다. 5G 서비스는 개인의 삶을 넘어 우리 사회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3. 5G의 전개 방식과 그 안에 숨어있는 우려사항

5G의 조기 확산을 위한 여건이 갖춰지고 있고, 다양한 사업자들이 5G 시장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시도가 있을 전망이다. 특히 B2B 시장에서의 의미있는 변화가 기대된다. 그러나 이러한 청사진은 2~3년 내로 구체화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5G가 상용화되더라도 당분간 B2C를 대상으로 하는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의 중요성은 지속될 것이다. 5G 상용화는 불과 1~2년 앞으로 다가왔는데, 갑자기 B2B 중심으로 주요 고객이 바뀌고, 킬러 애플리케이션도 급격히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다시 말해 초기 시장에서는 B2C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되지만, 점차 B2B(혹은 B2B2C) 영역에서 다양한 신규 서비스들이 등장하는 형태로 시장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B2C 시장은 매스마켓을 형성하며, B2B 시장은 롱테일이 되는 것이다.

● 소비자의 불확실한 지불의향

다만 이러한 진화 방향은 크게 2가지 우려사항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5G와 관련한 초기 수요가 충분한가의 문제이다. 물론 5G 서비스가 개시되고, 다양한 단말기가 출시된다면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 진화가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이를 5G의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전송속도가 빨라졌다는 것 외에 현재 제공되는 서비스와 별반 다를 게 없다면 5G의 의미는 크게 퇴색될 수 있다.

물론 소비자들이 LTE보다 더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거부할 일은 없다. 그렇지만 LTE보다 요금이 비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5G는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그만큼 소비자들은 더 많은 데이터를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LTE와 동일한 요금을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난 만큼 높은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를 소비자들이 원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통신업 전문 연구기관인 리씽크 테크놀로지 리서치(Rethink Technology Research)의 피터 화이트 대표는 “5G에 대해 지나친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소비자들이 5G를 통해 UHD 방송을 본들 과연 이에 대한 지불의향을 보일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요즘같이 요금 인하에 대한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가입자당 매출(Average Revenue Per User, 이하 ARPU)의 향상을 바라기는 쉽지 않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사항은 아니다.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발발한 요금 경쟁으로 인해 ARPU는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에 있는 만큼 글로벌 통신 사업자들도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있다.

ARPU 증가를 자신하지 못한다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5G 네트워크 투자에 나서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몇몇 통신사들은 무분별한 5G 투자를 지양하고 속도조절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노르웨이의 통신사인 텔레노어(Telenor)의 시그베 브레케(Sigve Brekke) 대표는 “5G 시장은 3G나 4G와 다르다. 5G만의 서비스가 아직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초기부터 막대한 자금을 들여 전국망 구축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스페인 최대 통신사인 텔레포니카도 5G를 LTE 위에서 점진적이며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아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5G 장비 시장 선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화웨이와 ZTE 등의 5G를 주도하려는 장비 업체와 다르게 중국 통신사들은 조심스러운 접근을 취하고 있다. 차이나 모바일의 상빙(Shang Bing) 회장은 “5G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성숙될 때까지 투자 규모를 확정하지 않겠다”라고 했으며, 차이나 텔레콤의 양지에(Yang Jie) 대표는 “5G는 음영지역 없이 완벽한 커버리지를 필요로 했던 이전 세대 기술과는 다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 단시일 내에 본격화하기 어려운 B2B 애플리케이션

5G 서비스에서 B2B용 롱테일이 중요한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점은 앞서 언급했다. 문제는 이들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시기가 5G 상용화 시점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차, 원격 조종, 원격 의료, 스마트 팩토리 등의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 상당 수준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기업이 이를 도입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가 매년 제시하는 신기술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량이 자리 잡는 데에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나 스마트 로봇 등 스마트 팩토리와 관련된 기술들도 5~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2020년 전후로 상용화되는 5G와는 최소 5년 이상의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이때쯤이면 5G 이후 새로운 기술에 대한 논의도 시작될 것이다. 많은 B2B 애플리케이션들이 5G 시대에 시작이 되더라도, 5G 이후 세대 기술이 도입되었을 때 본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기업들이 5G를 활용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상용화하기 힘든 이유는 이들 서비스를 도입했을 때 기업이 거둘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인지, 필요한 투자비는 얼마인지 등이 명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서비스들은 제도와 규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자율주행차나 원격 의료의 경우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두고 발생할 논란에 대해 합의점을 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 입장에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4. 5G의 잠재력을 최대화하기 위한 방안

이러한 우려 사항들을 해소하기 위해서 업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B2C 데이터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미디어 사업자, 게임업체, 포털 등의 다양한 사업자들의 참여는 필수이다. 물론 독자적인 콘텐츠 제공이 쉽지 않은 만큼, 콘텐츠 이용 부담을 낮추고 데이터 이용량을 늘릴 수 있는 방안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해외 소비자들에게 크게 호응을 얻고 있는 제로레이팅(Zero Rating)3과 같은 서비스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

한편 5G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다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B2B용으로 거론되고 있는 많은 서비스는 IoT 관련 서비스들이다. 이 경우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시티 사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끌면서 B2G 사업을 구축해나가면, 그 안에서 스마트 교통이나 스마트 물류, 스마트 에너지 등 다양한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축적된 경험이 기업으로 확산되면서 자율주행, 원격 조종 등의 서비스에 대해 소극적인 기업들의 입장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업계의 지원 속에서 통신사들도 5G 성공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 먼저 5G가 돈을 더 벌기 위한 수단이란 관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 보인다. 5G 기술은 이론상 LTE 대비 비용 효율적인 기술로 알려져 있다. 동일한 양의 데이터를 LTE보다 더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초기부터 더 많은 이용량과 더 높은 ARPU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특정 지역에서 같은 가격에 LTE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해주면서 소비자의 데이터 이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서비스로 포지셔닝한다면 긍정적인 반응을 빠르게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5G 서비스에서 B2B 애플리케이션이 갖는 의미를 고려한다면, 이와 관련한 통신사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통신사는 매스마켓을 타겟으로 하는 서비스에 익숙했지만, B2B는 롱테일 시장이다. 매스마켓보다 수요가 보장되어 있지도 않고, 수익성이 B2C와 크게 다를 수도 있다. 상품 개발에서부터 영업까지의 일련의 과정이 B2C를 대상으로 할 때와는 차이가 있는 만큼, 적응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기업용 회선을 제공하는 사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각 산업별로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 해당 솔루션을 개발 또는 공급하는 일, 산업 또는 기업별로 최적화된 다양한 솔루션과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일에 익숙해져야 하며, 그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도 확립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의 출범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5G는 개인의 생활을 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 다만 변화의 속도에서는 기대와 다를 수 있는 만큼, 통신사 및 관련 업계는 보다 넓은 시각과 긴 호흡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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