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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2018 주요 디지털 기술•산업 이슈

인간처럼 생각하는 지능 연구 본격화
뉴스일자: 2017-12-28

최근 다양한 신기술들이 숨가쁘게 발전하면서 사회, 경제, 산업 전반에 걸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 변화의 핵심 내용은 초연결화, 초자동화, 초지능화,초융합화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지금까지의 네트워크화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데 방점이 있었다면, 향후 가속될 초연결화(Hyper-Connection)는 사물과 환경까지 사람과 실시간으로 연결, 소통되는 사회를 만든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수십억 명의 인간과 수백억 대의 사물이 서로 연결된 미래에, 인간은 움직이는 실시간 개인 네트워크의 허브가 되어 주변의 사물, 환경과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을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주변의 모든 변화를 감지하고, 나아가 손대지 않고도 주변의 사물들을 움직이는 ‘디지털 육감(Digital six sense)’을 얻게 될 수도 있다.

한편 초자동화(Hyper-Automation)가 진행되면서 다양한 프로세스들이 단순화, 자동화되어, 사물, 기기, 알고리즘들이 인간 대신 필요한 일들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과거 자동화가 주로 산업 현장의 육체 노동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면, 현재 진행 중인 초자동화는 지식, 감정 노동에도 적용되며 그 범위가 사회 전반으로 확대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일 것이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고용 감소라는 부작용도 일부 나타나겠지만, 긍정적인 효과 역시 매우 클 것이다. 즉 인간의 삶은 더 편리하고 풍요로우며 안전해지고, 사람들은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더욱 가치 있고 중요한 일들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미 우리는 초지능화(Hyper-Intelligence) 시대의 길목에 들어서 있다. 사물에 다양한 수준의 지능이 부여되고, 언제 어디서나 물과 전기처럼 인공지능을 가져다 쓸 수 있는 세상이 오는 것이다. 이미 스마트폰에는 ‘시리(Siri)’나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같은 음성인식 인공지능들이 탑재되어, “지금 제주도 날씨는?”, “현재 KOSPI 지수는?”처럼 다양한 사용자의 질문에 즉각 응답해준다. ‘알파고(AlphaGo)’나 ‘왓슨(Watson)’ 같은 전문 인공지능 시스템도 조만간 현재의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기업들이 필요할 때 가져다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모든 변화를 이끄는 기저의 동인은 바로 초융합화(Hyper-Convergence)이다. 다양한 이종 기술들의 융합은 강력한 시너지를 촉발하며, 새로운 융합 제품뿐만 아니라 산업간 융합과 사업모델의 융합을 낳을 것이다. 나아가 새로운 융복합 기술의 확산은 장기적으로 사회와 기술의 융합, 인간과 기술의 융합까지 유도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산업간 경계는 점차 소멸하고, 업의 본질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미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자율주행차 열풍으로 ICT, 통신, 자동차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어 버렸다. 이로 인해 자동차 분야의 업의 본질이 좋은 차를 만드는 것에서 새롭고 다채로운 이동 경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처럼 초연결화, 초자동화, 초지능화, 초융합화는 앞으로의 사회, 경제, 산업 전반을 과거와 다른 형태로 변화시킬 것이다. 이러한 단절적, 비가역적 변화를 유발하는 요인은 바로 기술이다. 이미 일부 기술은 세상을 바꾸는 실체적 동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에서는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가상현실/증강현실 등이, 물리적 기술로는 로봇/드론, 자율이동체(차량, 선박, 비행기 등), 3D 프린팅, 청정 에너지, 첨단 신소재 등이, 바이오 기술로는 유전체학, 합성생물학, 항노화공학, 생체 바이오닉스, 뇌과학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미래에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할 신기술들이 수면 아래에서 무수히 개발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국내외 미래 유망 기술 예측들을 종합 분석하여, 다양한 디지털 응용 기술들 중 미래 영향력이 크고 기술 발전 속도도 빠른 10대 기술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2018년 주목할 디지털 산업의 주요 트렌드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1. 2018 디지털 기술 트렌드

본고에서 선정한 10대 디지털 응용 기술은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로봇/드론, ▲스마트 팩토리, ▲통신 네트워크(5G), ▲엣지 컴퓨팅, ▲양자 컴퓨팅, ▲블록체인, ▲VR/AR, ▲디지털 헬스케어 이다. 이들 기술은 사회와 산업 전반에 커다란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크고, 정부와 기업들의 R&D 투자 집중으로 기술 발전이 더욱 빨라지며 응용 범위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선별한 10대 기술 분야에서 나타날 2018년 주요 트렌드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공지능은 “계산하는 인공지능에서 생각하는 인공지능으로” 새로운 진화의 여정을 시작할 것이다. 이는 딥러닝에 기반한 기존 인공지능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간수준의 인공지능으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시작됨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인공지능의 사고 과정 자체에 대한 연구나 뇌과학 분야의 접목 등이 중요해질 것이다.

둘째, Level 4 자율주행차 실험이 본격화되면서 인간의 개입 없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의 막이 오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시키거나 비용 자체를 낮추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규칙기반 자율주행 외에 최신 인공지능 기법 등 새로운 방법론들이 함께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동작제어 및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소셜 로봇(Social Robot), 협업로봇(Collaborative Robot) 등이 확산되면서 로봇, 드론에 대한 인식이 단순한 기계장치에서 삶의 동반자로 점차 변하게 될 것이다. 공항이나 쇼핑몰에서 도우미 로봇이 사람을 안내하고, 공장에서 사람과 로봇이 한 공간에서 구역을 나누지 않고 함께 작업하는 모습은 점점 익숙한 풍경이 될 것이다.

넷째, 스마트 팩토리 기술이 다채롭게 발전하고 실제 적용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제조업 업그레이드가 가속될 것이다. 이와 함께 독일의 국제 기술 주도권 강화, 일본의 관련 시장 확대 전략, 중국 제조업의 질적 변화 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2018년 평창 올림픽을 시작으로 5G 통신 시대가 열리며, 한국, 미국, 일본, 중국 간 차세대 네트워크 선점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강력한 5G 통신 인프라 기반 위에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초실감 영상 서비스 등 다양한 미래형 서비스들이 본격화될 것이다.

여섯째,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중앙집중형 클라우드(Cloud) 컴퓨팅에 분산처리형 엣지(Edge) 컴퓨팅이 결합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컴퓨팅 패러다임이 변하면, 부품, 기기, 장비 등 하드웨어 기업들의 산업 입지가 좀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하드웨어 기업이 많은 한국에 호재가 될 것이다.

일곱째,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양자컴퓨터 개발이 빨라지고 있다. 다만, 양자 컴퓨터의 실제 적용 범위는 당분간 제한적이고, 기술 개발에 여전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여덟째,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세간의 논란과는 별도로,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이 차세대 금융 및 산업 인프라로 부각되며 적용 범위를 확대할 것이다. 새로운 네트워크 신뢰 인프라 기술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홉째, 다양한 VR/AR 기기들이 출시된 가운데, 이를 위한 응용 서비스들도 다채롭게 개발될 전망이다. 2018년에는 VR/AR 기술이 단순 호기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생활, 산업 현장으로 본격 침투하면서 실용화 단계로 들어설 것이다.

열번째, 디지털 헬스케어는 미국을 선두로 규제가 완화되고 기업체들의 참여가 늘면서 새로운 융복합 격전장으로 변모할 것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기업들의 참여와 함께 경쟁 구도가 과거와 달리 한층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AI : 인간처럼 생각하는 지능 연구 본격화

인공지능은 이제 여러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고 있다. 이미 시각, 청각 등 기계 인식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인공지능은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사물을 인식할 수 있으며,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자연어를 이해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 기술의 발전으로 인공지능은 이제 수 많은 외부 데이터들을 스스로 인식하고 이해하여, 지식화할 수 있는 ‘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모아두기만 하고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었던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기계 스스로 학습하면서 인공지능이 혁신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아가 외부의 정보를 마치 인간처럼 인식, 학습하고, 이를 통해 추론, 행동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최근 2년 간 인공지능연구에서 특히 눈부시게 발전한 분야는 강화학습과 관계형 추론 및 예측 기반 행동영역이다. 수십만 번 이상의 반복 학습을 통해 방법을 터득하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은 알파고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이기도 하다. 2016년 이후 강화학습의 빠른 발전에 힘입어 인공지능은 시행착오를 통해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치고 있다. 심지어 사람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해결 방법을 인공지능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다. 또한 다양한 정보들을 조합해 자신의 관점으로 새로운 명제를 추론(Inference/Reasoning)하거나 미래를 예측해 행동하는 인공지능이 연구 중이다. 추론/행동 분야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여겨졌지만, 2017년을 전후해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급진전되고 있다. 특히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DeepMind)에서 최근 인간처럼 추론/행동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논문을 잇따라 발표하며, 인간처럼 유연하게 사고하고 예측 기반으로 행동하는 인공지능의 구현 가능성이 타진된 바 있다.

물론 아직 한계는 많다. 무엇보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알파고의 구현에만 3,000만 개의 바둑 착점 정보가 필요했고 약 1,200개의 CPU가 동시에 사용되었다. 게다가 최근 5년간의 엄청난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지능과 인공지능 간에는 판단의 자율성과 행동의 능동성 측면에서 여전히 큰 차이가 존재한다. 이러한 한계 극복을 위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인공지능 구현 방식들이 시도되고 있다. ‘인간처럼 계산(Computing like Human)’하는 지능을 넘어 ‘인간처럼 생각(Thinking like Human)’하는 지능을 만들려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경과학(Neuroscience), 뇌과학(Brain Science) 분야에서 진행 중인 인간 뇌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를 인공지능에 접목하려는 노력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선제적 시도는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대학, 딥마인드, 페이스북(Facebook) 등과 같은 주요 인공지능 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미 시작되었다.

● 자율주행차 : Level 4 완전 자율주행 실험 시작

인공지능과 함께 자율주행 기술 역시 산업 전반에 전례없는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지금까지 100년이 넘도록 큰 변화가 없었던 자동차의 형태와 사용 방식, 나아가 교통 인프라까지 관련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자율주행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비행기, 선박, 드론, 로봇 등 다양한 이동체에 쉽게 응용될 수 있다. 자동차 기업, ICT 기업, 차량공유 업체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은 현재의 Level 2~3 수준(제한된 환경에서 주변 상황에 따라 자동차 스스로 가속, 감속, 정지 정도만 수행)을 넘어, 인간 개입이 없이도 목적지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한 Level 4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방식이 새롭게 변모할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기술 진입장벽은 매우 높았다. 고가의 특화 센서와 자동차 산업의 전문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의 핵심 부품인 라이다(LIDAR) 센서의 경우 5년 전 개당 가격이 8천만원에 달했고, 가격이 많이 하락한 지금도 약 8백 만원 정도로 여전히 비싼 수준이다. 따라서 장기 투자 자금력과 기술 개발 역량을 갖춘 거대 ICT 기업이나 소수의 자동차 관련 기업들 만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주도 할 수 있었다. 최초로 자율주행차를 선보인 구글의 성과도 알고 보면 완성차 제조사에서 영입된 인력들을 포함해 170여명의 직원들이 4년 이상의 R&D 과정을 거쳐 구현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기술 진입 장벽은 인공지능, 특히 딥러닝으로 인해 점차 허물어질 전망이다. 딥러닝을 활용해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스타트업들과 연구자들이 최근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주로 자동차 전문가들이 모여 규칙기반 방식(Rule-based approach)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자율주행기술들은 대개 자체 개발되고 핵심 기밀로 내재화되어,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comma.ai, drive.ai 같은 자율주행차 스타트업들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한다. 마치 사람이 주행을 반복하며 운전을 익혀가는 것처럼 자율주행차가 운전 데이터를 쌓아가며 기술을 스스로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다. 딥러닝 기반 자율주행 개발 방식의 장점은 저렴함과 개방성에 있다. 고가의 센서가 아닌 범용 카메라와 저가 센서들을 사용하면서도 딥러닝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매우 빠르게 구현해낸다. 게다가 이들 기업은 자신들의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외부 연구자들의 참여와 경쟁을 적극 수용해 기술 발전을 가속시키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와 딥러닝 방식 자율주행 개발이 향후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기존 방식을 고수해 오던 완성차 제조사들도 최근 딥러닝 관련 역량을 빠르게 확보하며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에 대응 중이다. 다임러(Daimler), 폭스바겐(VW), 도요타(Toyota) 등 주요 OEM들은 2016년 이후 딥러닝 스타트업 투자/인수를 통해 외부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전용 연구소를 설립해 자체 기술 개발에도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GM, 포드(Ford)는 각각 약 1조원이 넘는 금액으로 딥러닝 기반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을 인수, 투자하며 뒤쳐졌던 기술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의 이러한 노력은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스타트업들과 다른 완성차 제조사들과의 기술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향후에는 이러한 기술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 로봇 : 기계 장치에서 삶의 동반자로

최근 소프트뱅크(Softbank)에 인수된 보스톤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는 뒤돌아 공중 돌기를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의 동영상을 공개하여 큰 화제가 되었다. 실험실에서 조심조심 발걸음을 떼어 놓던 과거의 이족 보행 로봇과는 차원이 다른 움직임이다. 또한 핸슨 로보틱스(Hanson Robotics)의 ‘소피아(Sophia)’로봇의 얼굴은 금속 대신 실리콘 피부 재질에 눈까지 깜박이며, 말할 때 입술도 움직이는 등 사람의 얼굴과 매우 흡사하다. 동작제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달리기, 도구 사용, 미소 짓기 등 다양한 측면에서 로봇은 인간에 더욱 가까워질 전망이다.

동작의 정교함 뿐만 아니라 로봇의 지능도 인간과 상호작용할 정도로 빠르게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소셜 로봇은 표정, 말투로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하는 인공지능과 각 분야의 현장 지식을 결합해 인간과 정서적인 교감이 가능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소프트뱅크의 ‘페퍼(Pepper)’는 일본에서 24시간 고객 대응이 필요한 매장의 로봇점원이나 가정 내 어린이와 노인들을 돌보는 홈케어 로봇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또한 소니(Sony)는 11년 전에 단종했던 로봇 강아지 ‘아이보(AIBO)’를 2018년 초 재출시할 예정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강화된 최신 모델에 기존 마니아들과 일반 대중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약 20만엔(한화 약 200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30분만에 예약판매가 종료되었다.

일상 생활 공간에서 소셜 로봇이 확대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산업 현장에서는 사람 바로 옆에서 같이 일하는 협업 로봇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과거 공장에서 인간과 로봇의 작업공간은 안전 문제로 엄격히 분리되었다. 그러나 주변의 인간과 작업 환경을 인식하는 인공지능 기술, 현장 작업자들도 쉽게 업무를 지시할 수 있는 로봇 인터페이스, 기구적/제어적 안전 기술의 획기적 발전에 힘입어 드디어 산업현장에서도 로봇이 인간 바로 옆에서 작업을 보조, 협력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기반 기술의 발전은 로봇이 유동적인 작업 환경에도 투입될 수 있는 여지를 키웠다. 향후 협업 로봇은 작업이 획일적이지 않고 일정 부분 사람의 판단이 필요해 자동화가 비교적 지체되었던 품질 검사, 제품 포장, 이송 등의 분야에 활용될 여지가 크다. 일례로 물류창고 운반로봇 ‘키바(KIVA)’를 일찍부터 이용해 온 아마존(Amazon.com)은, 최근 ‘아마존 로봇 챌린지(Amazon Robotics Challenge)’를 개최하여 물품의 선별적 피킹(Picking)이 가능한 협업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스마트 팩토리 : 제조업 업그레이드 경쟁 본격화

전세계적으로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디바이스 등 관련 기술들도 다각적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첫째,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는 무엇보다 공정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쉽게 살펴볼 수 있는 시각화 도구들이 다채롭게 개발되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을 서로 연동하고 통합하려는 기술적 노력들이 이루어질 것이다. 또한 산업별 특성을 적극 반영한 업종별 참조모델들의 구축도 더욱 구체화될 것이다.

둘째, 플랫폼 분야에서는 모든 산업에 포괄 적용 가능한 범용 플랫폼들과 특정 분야에 집중해 차별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특화 플랫폼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범용 플랫폼은 지멘스(Siemens)나 GE, 록웰(Rockwell)처럼 사업 범위가 넓고 포괄적 솔루션 제공이 가능한 글로벌 산업장비 업체들을 중심으로 개발되는 반면, 특화 플랫폼은 로봇의 화낙(Fanuc), 건설장비의 고마츠(Komatsu)처럼 특정 영역의 강자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도되고 있다. 이와 함께 플랫폼 단에서는 최근의 현장 적용 경험을 결합해 빅데이터 분석 도구들을 더욱 효율화하려는 노력이 함께 진행될 것이다.

셋째, 디바이스 분야에서는 지능화, 고유연화, 친환경화 트렌드에 부합하도록 감지, 자가진단, 능동제어 및 네트워킹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 장비가 다양하게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의 구식 장비들을 스마트 팩토리에 비용효율적으로 연계시키는 센싱, 네트워킹 모듈들이 선보일 전망이다. 이와 함께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 및 실시간성 증대를 위해, 엣지 컴퓨팅 기반의 보완적 솔루션들도 다양하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다각적 기술 개발 노력과 함께 구체적 적용 사례(Use Case)의 다양한 발굴, 도입 효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확산에 힘입어 향후 제조 기업들 중에는 스마트 팩토리에 대해 관망, 모색을 벗어나 직접 현장 적용하려는 기업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이미 반도체, 철강, 디스플레이, 화학 등 대기업들이 기존 공장의 스마트화를 추진 중이다. 중소, 중견 기업 중에서도 민관합동스마트공장추진단 사업 등 정부의 도입 지원 확대에 힘입어 스마트 팩토리를 타진, 도입하는 공장들이 많아질 것이다. 국내의 경우 2017년까지 약 5,000여개의 공장에 추진 지원이 이루어졌고, 2022년까지 지원 공장 수는 2만개까지 확대될 계획이다.

한편 국가 차원에서는 주요 제조 강국들 간의 스마트 팩토리 경쟁 격화 양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먼저 독일은 그 동안 자국 산•학•연을 중심으로 기술을 발전시켜왔지만, 앞으로 적극적인 대외 협력 확대로 국제 기술 주도권 강화를 시도할 전망이다. 이미 2017년에 독일의 스마트 팩토리 협의체인 ‘플랫폼 인더스트리(Plattform Industrie) 4.0’이 미국, 일본의 유사 기구들과 협력 관계를 적극 추진하는 등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 한편, 일본은 독일보다 다소 늦은 2016년부터 공장의 스마트화를 본격 추진 중이며, 향후 독일과 약간 다른 형태의 스마트 팩토리를 추구할 전망이다. 독일이 최신 ICT 기술과 자동화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생산체제 창출을 강조한다면, 일본은 기존 현장 개선의 연장선 상에서 장인의 ‘현장력(現場力)’과 ICT 기술의 긴밀한 결합을 추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스마트 팩토리를 활용해 노동집약형 저비용 생산 체제에서 자본집약형 고품질 체제로의 변신을 모색 중이다. 이미 설비나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는 급진전되는 상황이다. 중국의 가동 로봇 대수만 보더라도 2016년 34만대로 로봇 대국 일본(29만대)를 제쳤으며, 세계로봇연맹(IFR)의 예측에 따르면 2020년에는 약 95만대 수준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주요 국가들의 스마트 팩토리 전략 강화는 제조업의 글로벌 지형도를 크게 변화시킬 전망이다. 과거에 생산지의 글로벌 이동이 주로 인건비, 재료비 등 비용 우위 관점에서 이루어졌다면, 앞으로 생산지의 글로벌 재편이 시장 대응과 공급사슬 연계 등 생산성 우위의 확보 관점에서 다시 한 번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 통신 : 5G, 차세대 네트워크 경쟁의 개막

5G는 차세대 이동통신 규격으로 현재 4G(LTE) 방식에 비해 전송 속도나 용량이 크게 개선되고, 수많은 사물들을 연결할 수 있으며, 전송 오류나 지연이 크게 감소한다. 이처럼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 통신이 가능한 5G 시대가 열리면 기존의 음성통화, 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미래형 서비스들이 가능해진다. 고화질 영상, 다자간 화상회의, 증강현실/가상현실,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5G 전개가 가져올 기술적, 경제적 파급 효과는 엄청나다. 이 때문에 앞으로 기업 간에 국제 표준화 경쟁 뿐만 아니라, 국가 간에도 선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2018년은 올림픽 등 각종 국제행사와 맞물려 국가간 5G 선점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먼저 2월에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가 선보일 예정이다. 5G의 초실감 영상 서비스를 활용하면 집 안에서도 경기 현장 이상의 시각 체험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피겨 스케이터의 안무동작을 여러 각도에서 시청한다거나, 봅슬레이 선수의 시점에서 트랙의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360도 VR을 착용하면 크로스 컨트리 경기장 내의 설경도 마음껏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이후 2019년에는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대중 시장에서 5G 상용화가 시작될 계획이다. 물론 이는 통신사가 추진하는 일정으로, 장비, 칩, 단말의 대량 생산이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한다. 2020년에는 일본이 동경 올림픽을 계기로 5G를 상용화하고, 2023년까지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22년에는 중국이 북경 동계올림픽에서 좀더 개량된 5G 기술인 5G advanced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은 5G 상용화를 제조강국에서 혁신강국으로 변신하는 중요 이벤트로 보고, 대륙 전역에 인프라 투자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 컴퓨팅 : 클라우드와 엣지의 결합

현재 컴퓨팅의 대세는 클라우드이다. 다양한 PC, 스마트폰에서 수집된 데이터들이 서비스 회사의 클라우드로 전송되어 분석, 가공, 처리되는 중앙집중형 구조이다. 그러나 앞으로 사물인터넷이 본격화되면서 기기 자체나 주변에서 데이터들이 분산 처리되는 엣지 컴퓨팅이 점점 부각될 전망이다.

지난 10여년간 클라우드 컴퓨팅은 주로 PC나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서 성장해 왔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각광을 받은 이유는 규모의 경제, 빅데이터 구축, 디바이스의 연산용량 한계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물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들이 수백억 대 단위로 크게 늘어나고, 개별 사물들이 생산하는 데이터량이 크게 증가한다. 이 경우 통신 네트워크 상의 트래픽 부담이 매우 커지고, 신호 딜레이가 치명적인 문제가 되어 버린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는 초당 1GB의 데이터를 생성한다. 이처럼 거대한 데이터는 최대 전송속도 5~10Gbps인 5G 시대가 오더라도 부담이 된다. 특정 지역에서 수십, 수백 대의 자율주행차가 동시에 데이터를 쏟아내므로 신호 전송지연이 생길 여지가 크다. 자율주행 환경에서는 1~2초의 신호 딜레이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엣지 컴퓨팅이 부각되는 이유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나타나는 새로운 변화, 즉 인터넷 연결 사물의 폭발적 증가, 데이터의 초대용량화, 실시간 처리의 필요성 등 때문이다. 사물, 기기나 그 근처의 엣지 단에서 데이터 분석, 처리를 분담함으로써 데이터 과다 트래픽 발생을 막고, 안정적으로 실시간 처리를 하자는 것이다. 이미 통신기업 시스코(Cisco)나 서버기업 HPE도 엣지 시스템을 개발해 보급 시도 중이고, GE도 스마트 팩토리를 위해 ‘프레딕스 엣지 시스템(Predix Edge System)’을 개발했다.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클라우드와 엣지가 서로 역할을 분담해 공존하는 것이되, 엣지가 지금보다 많이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엣지 컴퓨팅으로의 진화가 ICT 산업 내의 위상 변화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했다. 이 때문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구축할 수 있고, 고급 데이터 분석 도구나 특화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는 글로벌 거대 ICT 기업, 즉,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ircosoft), 페이스북 등의 기업의 산업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 그러나 엣지 시대에는 사물이나 기기, 엣지 단의 분산 기지국들의 스마트화도 매우 중요해진다. 따라서 그동안 글로벌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들에게 집중되었던 산업 영향력이 스마트 단말, 부품, 장비를 만드는 하드웨어 기업들에게로 분산, 이동될 공산이 크다. 최근 사물용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하는 기업들에 큰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다. 무라타(Murata), 도시바(Toshiba), 화낙 등 일본 기업들은 엣지 컴퓨팅 분야를 좋은 시장 기회로 인식하고 발 빠르게 관련 부품, 모듈, 장비들을 개발하고 있다.

● 양자 컴퓨터 : 큐비트의 부상

양자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IT Technology Review에서는 2017년 10대 유망기술 중 하나로 실용적인 양자 컴퓨터(Practical quantum computing)를 선정했다. 영국의 경제지 Economist에서도 양자 센서, 양자 통신 등과 더불어 양자 컴퓨터를 다룬 바 있다.

양자 컴퓨터는 중첩, 얽힘 등의 물리 현상이 나타나는 양자역학에 기반하며, 기존 컴퓨터와는 정보 단위가 다르다. 기존 컴퓨터의 비트(bit)는 0과 1중 하나로 표현되는 반면, 양자 컴퓨터의 큐비트(quantum bit, qubit)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큐비트의 수가 증가할수록 담을 수 있는 정보는 급격히 증가한다. 더불어 연산 속도도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 전문가들은 대략 50 큐비트 수준이면 양자 컴퓨터가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넘어서는 ‘양자우위(Quantum supremacy)’가 달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이에 근접하는 목표를 발표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구글은 이미 9 큐비트 양자 칩을 선보였으며, 현재 49 큐비트를 개발하고 있다. IBM 역시 5 큐비트 양자 프로세서를 발표한 이래, 최근 프로토타입 수준의 50 큐비트 양자 프로세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인텔(Intel)은 17 큐비트 칩의 개발 소식을 전했으며, 이온큐(i o n Q),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 등 신생기업들도 양자 컴퓨터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캐나다의 디웨이브(D-Wave)에서는 2,000 큐비트 수준의 양자 컴퓨터 출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디웨이브의 양자 컴퓨터는 ‘양자 어닐링 머신(Quantum annealing machine)’형태로 기술방식이 다르고, 특정 문제로 제한되어 사용되고 있다.

만약 양자 컴퓨터가 실제로 구현된다면, 신약 및 신소재 개발, 인공지능, 자율주행, 사이버 보안 등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존 컴퓨터로 풀 수 없거나 풀기 어려운 문제들 중에는 양자 컴퓨터로 손쉽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쇼어의 알고리즘(Shor's algorithm)은 현재의 암호 시스템을 무력화시킬 수 있고, 그루버의 알고리즘(Grover's algorithm)은 데이터 검색 속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양자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사용되려면 여전히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결해야 하는 기술적 어려움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큐비트 수를 늘리고,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까지는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양자 컴퓨터에 특화된 새로운 알고리즘도 요구된다.

하지만 컴퓨팅 성능 향상에 관한 무어의 법칙이 현재의 디지털 기술 패러다임 내에서 언제까지 지속될지 의문인 가운데, 생성되는 데이터의 총량은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기존 컴퓨팅 방식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양자 컴퓨팅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블록체인 : 금융 및 산업 인프라로 활용 범위 확대

최근 비트코인을 필두로 디지털 암호화폐 가격이 폭등하면서 블록체인이 전 사회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불과 1~2일 사이에 3배 이상 올랐다가 금새 반토막 나는 등 급등락장이 반복되면서, 암호화폐가 21세기 튤립 파동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러한 논란과는 별개로,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미래 인터넷의 ‘신뢰 인프라’라는 분명한 용도로서 더욱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에 포함된 개개인에게 자료가 모두 분산되어 저장되고 이를 서로 검증하는 분산원장 시스템을 말한다. 모든 자료가 특정 사업자 혹은 중앙 집중 방식으로 저장되는 현재의 시스템과는 정반대의 개념이다. 또한 데이터 저장 형태가 행과 열로 구성된 테이블이 아니라, 생성 시간에 따라 암호화된 데이터 블록을 체인 상태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각 블록에는 이전 블록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기에, 만약 어느 한 블록을 수정하면 연결된 블록의 내용을 모두 바꾸어야 한다. 이처럼 독특한 블록체인의 데이터 저장 형태와 방식 때문에 특정 관리 주체가 없더라도 데이터의 안정적 저장과 신뢰성 담보가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암호화폐의 발행과 거래 용도로 사용되던 블록체인은 앞으로 금융 분야를 넘어서 다양한 산업으로 활용 범위를 본격 확대할 전망이다. 일례로 2015년 개발된 이더리움(Ethereum)은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이나 분산앱(DApp)을 활용해 블록체인이 하나의 분산 플랫폼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열었다. 이를 기점으로 금융 분야에 특화된 R3 Corda나, 일반 기업용으로 제작 중인 IBM Fabric 등 속도, 용량, 완결성, 보안 등을 강화한 컨소시엄 형태의 블록체인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블록체인 솔루션들은 현장에서 실험 과정을 거친 후 산업 전반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IBM의 경우 글로벌 최대 컨테이너 물류회사인 머스크(Maersk)와 협력해 블록체인 기반 컨테이너 물류 및 추적 시스템을 개발했다. IBM은 미국 FDA 승인을 받아 헬스케어 데이터, 임상시험 자료, 유전자 정보 등을 블록체인으로 저장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또한 블록체인은 다이아몬드 생산과 유통 전과정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는 스타트업인 에버레저(Everledger)처럼 공급망관리(SCM) 및 관련 참여자의 투명한 제품 이력 공유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나아가 유휴자산 공유를 중개하는 스타트업인 슬록 잇(Slock.it)처럼 P2P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여 차량, 빈 집 등의 공유경제를 업그레이드하는데도 이용될 수 있다. 이밖에 개인 이력, 토지 대장 등과 같은 행정정보 관리에도 적용되어 정체된 공공시스템의 혁신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 VR/AR: 실생활, 산업 현장으로 확산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이하 VR/AR)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디지털 세계가 충분히 커진 상태에서 VR/AR 기술을 활용하면 이를 현실 세계와 긴밀히 연결, 상호작용시켜 새로운 경험과 가치 창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VR/AR은 다양한 센서가 사용자와 주변 상황을 감지해 데이터를 생성하면, 이를 분석해서 사용자에게 적절한 정보를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제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R 글래스는 눈길이 닿는 곳에 실시간으로 사용자가 궁금해하는 정보를 제시하고, VR 기기는 우주탐험이나 수중탐사처럼 실제 체험이 곤란한 장소를 간편하고 생생하게 가상 경험하게 해준다.

VR/AR 기술은 ‘포케몬고(Pokemon GO)’ 같은 스마트폰 게임처럼 일상 곳곳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게다가 최근 소니, 오큘러스(Oculus), HTC 등이 고성능 HMD(Head Mounted Display)를 선보이면서, 더욱 몰입감 넘치는 VR 게임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또한 아마존, 이케아(Ikea) 등에서는 제품을 사기 전 AR을 통해 미리 집 안 영상에 제품을 매칭시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GE, AGCO, DHL 등에서는 제조 및 물류 프로세스에 AR을 도입하여 생산성을 크게 신장시킨 바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트라우마 치료, 재활 치료 등에 VR을 적용하려는 스타트업도 나타나고 있다. 이외에도 VR/AR은 교육, 물류, 테마파크 등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게 도입될 전망이다.

하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 더욱 정교하고 매끄러운 VR/AR을 구현하려면 디스플레이의 해상도 개선, 신호 지연시간의 단축, 센서 및 소프트웨어의 고성능화를 통한 사용자 움직임 및 주변 상황의 정확한 감지, HMD 기기의 경량화와 무선화 등 다양한 측면의 기술 혁신이 요구된다. 사용자들이 지갑을 기꺼이 열 정도로 매력적인 킬러 콘텐츠의 발굴도 중요하다.

일정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VR/AR에 대한 기대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융합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은 기존에 생각지 못한 것을 가능케 할 수 있다. 머지 않은 미래에 제품을 구매하기 전 VR을 통해 먼저 체험하는 버츄얼 쇼륨(Virtual Showroom)이나, VR/AR을 통해 웹 검색과 SNS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사진 공유 대신, 자신이 보고 들은 경험 그 자체를 생생하게 공유하는 일이 새로운 유행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VR/AR 기술이 로봇, 드론 등과 융합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원격지 및 가상공간 체험을 제공하는 서비스의 등장도 기대된다.

●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 완화가 융복합 모멘텀으로

2018년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도 근본적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할 것이다. 미국 FDA를 선두로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규제가 점차 완화되거나 혁신 장려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규제 패러다임의 변화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기존 경쟁구도를 뒤흔들 것이다. 특히 FDA의 파일럿 프로그램 인증을 확보한 기업들 중 웨어러블 기기와 서비스 사업을 동시에 보유한 구글, 애플(Apple), 핏빗(Fitbit)같은 기업들의 발 빠른 움직임이 예상된다. FDA의 가이드라인이 구체화되면, 기술확보를 위한 관련 스타트업 인수와 인재 영입 경쟁 역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한 의료 기기, 서비스에서 수집된 다양한 데이터를 진단, 진료 등에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 FDA 액션플랜에 따르면, 사전승인을 확보한 기업들은 자사 제품에서 현실 데이터(Real-world data)를 수집할 수 있게 된다. 수집된 데이터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단의학 분야 등에서 더 큰 도약을 가져올 수 있다. 나아가 환자 및 공공보건 정보를 활용하여, 의료 프로세스 및 공공의료 서비스를 효율화하는 영역에서 새로운 혁신기업들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규제 완화 기조가 지속된다면, 미래 신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더 다채로운 의료 및 헬스케어 제품, 서비스가 나타날 것이다. 이미 FDA를 중심으로 환자들의 전자의무기록(EMR, Electronic Medical Record) 정보 교환에 대해 블록체인과 같은 신기술의 활용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필립스는 이미 2016년 ‘블록체인 연구소(Philips Blockchain Lab)’를 설립해, 보안과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개인 의료기록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의약품 유통을 연결고리 삼아 헬스케어 분야로도 진출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3월에는 미국 민간 의료 보험 기업의 중요 인력을 영입한 바 있으며, 의료용품과 장비 판매도 강화하고 있다. 7월에는 내부 비밀 프로젝트 연구소 ‘1492’가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여기서는 전자 의료기록 데이터 플랫폼, 원격진료, 인공지능 스피커를 위한 헬스케어 앱 플랫폼 등에 대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처럼 2018년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은 다양한 기술과 배경을 가진 플레이어들 간의 격전장이 될 것이다. 저마다의 강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량을 흡수하면서 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융복합 제품, 서비스 등장이 가속될 전망이다.

2. 주요 산업 이슈와 전망

앞서 살펴본 기술의 진보와 맞물려 글로벌 ICT 산업 내에서도 주목할만한 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알파벳(Alphabet, 구글의 모회사),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CT 빅 5 기업들이 기존 주력 사업을 넘어 신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상호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경쟁 격화와 함께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거나 혁신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있어, 이들 기업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중국이 제조 대국을 넘어 혁신 대국으로 변신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계 정치, 경제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글로벌 양강(兩强)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 혁신의 양강화와 함께 다극화도 동시에 진행될 것이다. ICT 산업의 경우 실리콘밸리 이외의 다양한 곳에서 새로운 혁신 클러스터가 구축될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생겨나는 혁신의 씨앗들을 잘 살펴보고, 발 빠르게 연계하는 등 속도감 있는 대응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다.

넷째, 미래 신산업 분야에서 신흥 기업들(de Novo)과 기존 기업들(de Alio) 간 치열한 패권 다툼이 전개될 것이다. 특히 전력을 재정비한 기존 기업들이 반격을 강화하는 양상이 두드러질 것이며, 이로 인해 산업내 경쟁 구도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다섯째, 다양한 산업에서 전혀 다른 분야의 이종 기업들이 합종연횡하며 기술과 산업 전반의 융복합 혁신 경쟁을 주도하는 일들이 빈번할 것이다. 스스로의 기술 역량 강화도 중요하지만, 외부 여러 기업들의 기술 역량을 빌리고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미래 기업들의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다.

여섯째, 기술 발전에 따라 신산업 뿐 아니라 기존 산업 내에서도 새로운 업태가 등장하며 시장 판도가 빠르게 바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ICT 기술과 관련이 낮게 보였던 업종에서도 나타날 전망이며, 기업들은 기존 산업에서 축적한 강점을 바탕으로 어떻게 신기술들을 접목, 활용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일곱째, 시장 기대와 실적의 불일치 해소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R&D 투자나 M&A에 갑작스러운 일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IPO나 M&A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경제 및 금융시장 전반의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ICT Big 5 간 영역경쟁 본격화

최근 수년간 미국 나스닥(Nasdaq) 시가총액 기준 상위 5대 기업, 소위 ICT Big 5(이하 빅5)와 나머지 기업들간의 격차는 계속 벌어져 왔다. ICT 기술에 내재된 수요 쏠림 및 승자독식의 경향, 강력한 비즈니스 생태계의 구축과 고객 데이터의 사실상 독점 때문에, 2018년에도 ICT 빅5의 상승세는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미국 경제가 ‘신독점시대(New Monopoly)’에 접어들고 있으며, 빅5의 데이터 장악으로 인해 인재와 자금 독식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지적한 바 있다. 단적인 예로, 일상 생활에서 ‘Google’이 ‘검색하다’라는 의미를 갖게 된 것처럼, Amazon’이라는 단어가 압도하다, 절멸시키다’는 의미의 동사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들 빅5 시가총액의 합은 이미 2017년 10월 말 기준 3.3조 달러로 한국 GDP의 2배를 넘어섰으며, 2017년 12월 현재 10% 가까이 더 높아진 상황이다. 빅5의 성장이 가속되고 사업영역 다변화가 진행되면서, 2018년에는 빅5 내부에서도 사업영역 다툼과 상호 견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빅5는 인공지능, 클라우드, 자율주행 등에서 날선 대립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의료나 차세대 컴퓨팅 등 다양한 미래 사업 분야에서도 상호 충돌하고 있다. 빅5 중 가장 두드러진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은 바로 구글과 아마존이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IT 서비스와 유통업을 하는 두 기업이 유사한 사업영역을 두고 대립하리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인공지능 비서 스피커 시장에서 시작된 두 기업간 대립과 견제는 현재 온라인 유통, 미디어 등 다양한 사업 분야로 확전 중에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 아마존은 다양한 ‘에코(Echo)’스피커 시리즈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며 점유율 70%의 압도적인 위치를 선점했다. 구글 홈(Google Home)’ 스피커를 내세운 구글은 시장 내 2위이나 아마존과의 격차가 너무 커서 정공법으로는 판세를 뒤집기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구글은 아마존 스피커의 자동 주문, 배달 서비스에 대항하고, 미디어 콘텐츠 구색을 약화시키는 등 다방면의 견제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월마트(Walmart), 타깃(Target)과 제휴하여 구글 홈 스피커에서도 온라인 주문 및 배달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 모니터 탑재형 아마존 ‘에코 쇼(Echo Show)’ 스피커에 대해서는 구글의 유튜브(Youtube) 서비스 제공을 중단한 바 있다.

한편 아마존 역시 스마트 스피커 시장 내 1위를 수성하기 위해 간소한 저가 모델 출시, 기존 모델의 가격 인하, 카메라나 모니터 등을 탑재한 신형 모델 출시 등 발 빠른 움직임을 이어나가고 있다. 나아가 구글의 경쟁사와도 제휴를 시도하고 있다. 2017년 9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양 사의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와 ‘코타나(Cortana)’간 서비스를 연동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렇게 되면, 쇼핑 및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홈에 강한 알렉사와 직장, 업무용 서비스에 강한 코타나가 상호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구글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게 된다. 한편 12월에는 ‘기업용 알렉사(Alexa for Business)’ 출시를 발표하는 등 생산성 부문에서의 독자 역량 강화 또한 추진하는 상황이다.

스마트 스피커를 둘러싼 아마존과 구글의 대립은 국면 변화의 신호탄으로 볼 수도 있다. 즉, 인공지능 관련 사업이 서비스 저변 확대를 위한 협업과 공생의 단계를 지나 생태계 장악과 수익창출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래에는 자율주행차, 헬스케어 등에서 새로운 기술과 사업모델이 본격화되면서 고객 확보 및 생태계 선점경쟁이 치열하게 나타날 것이다. 예로써 자율주행 분야를 살펴보면, 구글은 ‘웨이모(Waymo)’라는 독자 회사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클라우드 ‘애저(Azure)’ 플랫폼을 닛산(Nissan), 도요타, 바이두(Baidu) 등 여러 회사에 제공해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자율주행 생태계를 배후 장악하려 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2018년 규제완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인공지능 진단(구글), 의약품 유통(아마존), 웨어러블/모바일(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기업들이 융복합된 제품과 서비스 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시작할 것이다. 가파른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빅5의 성과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그리고 이들 간 경쟁의 승자와 패자는 누가 될 것인지가 2018년 IT 분야의 중요한 테마가 될 것이다.

● 중국의 혁신 대국화

최근 중국 IT 기업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바이두,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등 중국 3대 IT기업(소위 BAT)의 2017년 한해 주가 상승률은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로 대표되는 미국 주요 IT 기업의 상승률을 압도했다. 2017년 11월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주가 급등에 힘입어 5,232억 달러까지 커져서 페이스북(5,220억 달러)을 앞질렀다. 중국 IT 기업들은 외형 뿐만 아니라 내부 기술 혁신 역량도 빠르게 보강하고 있다. 이들은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등과 같은 기술에 대규모로 투자해 미래 혁신 분야에서도 미국 기업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인공지능 분야 R&D에 약 150억 달러를 투자해 혁신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바이두, 텐센트도 중국 현지 R&D 외에 미국 실리콘밸리와 시애틀에도 연구소를 각각 설립하여 전방위적으로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중국 내에서 차세대 유망주가 될 만한 스타트업들도 다양하게 출현하고 있다. 2017년 한 해에만 유니콘 기업, 즉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갖는 신생기업이 21개나 탄생했다. 특히 디디추싱(2012년 창업, 중국판 우버), 메이퇀덴핑(2010년 창업, 음식배달 앱) 같은 스타트업들의 기업 가치는 각각 한화 54.5조, 32.7조에 달하며, 그간 높은 시장가치를 자랑하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과거의 중국 기업들은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기술 및 사업 모델을 거대한 내수 시장에 모방 적용하는 방식으로 성장했지만, 이제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혁신적 기술로 중국 내 성공을 거두고, 이를 해외로 확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중국 내 성공사례를 역으로 모방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자전거 공유업체 모바이크(Mobike)를 모방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라임바이크(LimeBike), 텐센트의 ‘위챗페이(WeChat Pay)’를 차용한 애플의 모바일 메신저 결제 기능 등은 대표적인 역모방 사례이다.

이러한 중국 혁신기업들의 성장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중국정부는 IT 핵심부처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차세대 AI 발전계획 추진 위원회’를 설립해 BAT와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바이두), 의료/헬스케어(텐센트), 스마트시티(알리바바)처럼 주요 기업들이 특정 분야를 중점 육성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시키고, 2030년에는 미국이 아닌 중국이 인공지능 등 미래 혁신 기술을 선도하려는 청사진을 그리며 역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체들의 약진과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책에 힘입어 중국은 향후 제조대국을 넘어 혁신대국으로 변신하는데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실제로 R&D 투자, 특허 등 다양한 혁신 지표에서 중국은 이미 양적으로 미국과 양강 체제를 구축한 형국이다. 먼저 혁신의 투입 지표인 R&D 투자액에서 중국은 지난 2000년 이래 연평균 16%씩 R&D 투자를 확대해 2015년에는 3,769억 달러로 1위 미국(4,628억 달러)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중국이 R&D 투자를 15년간 연평균 16% 증가시켰다는 점은, 동기간 OECD 전체의 R&D 투자가 연 2.6% 증가에 그쳤고, 다른 나라보다 높은 수준인 한국도 연 8.6% 증가했음을 감안할 때, 경이로운 수준이다. 최근의 투자 추이가 계속된다면, 불과 2년 뒤인 2019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R&D 규모 면에서도 앞지르게 된다. 한편 SCI급 과학논문 수에서도 중국은 2015년 28.6만 건으로 미국(40만 건)의 3/4 수준까지 쫓아왔다. 컴퓨터과학이나 재료과학 등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미국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선 상황이다. 특허 분야에서도 중국의 물량 공세가 가속되고 있다. 국제특허기구(WIPO)가 집계한 2015년 국내외 특허 출원 수에서 중국은 110만 건으로 미국의 59만건을 크게 웃돌았다. 물론 중국의 110만 건 중 대부분이 국내 출원이고, 특허 가치 및 영향력이 큰 국제출원은 3만 건이라는 분석이지만, 그렇게 보더라도 미국 5.7만 건, 일본4.4만건에 이어 세계 3위의 수준인 셈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최근 매우 적극적으로 국제 특허를 출원하고 있어, 현재의 순위 역시 역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15년 세계 1, 2위 특허 출원 기업은 화웨이(Huawei), ZTE로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등 중국 기업들의 혁신 역량 강화는 2018년에도 주시해야 할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 혁신 진원지의 다양화

미국과 중국 중심의 혁신 양강화가 뚜렷해지는 동시에 혁신의 지역적 다극화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벗어나 글로벌 곳곳에서 새로운 혁신 클러스터가 부상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중국에서는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도약 중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포진한 북경, 심천 등이 새로운 혁신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캐나다(인공지능), 이스라엘(자율주행), 영국(핀테크), 독일(스마트 팩토리), 일본(로봇) 등이 새로운 혁신의 거점으로 주목 받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원천기술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 지원과 인공지능 핵심 연구진의 연구가 결실을 맺으면서 토론토와 몬트리올이 인공지능의 새로운 혁신 주도 지역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미 구글, 페이스북, 딥마인드 등이 몬트리올에 인공지능 연구소 분원을 설립했으며, 지난 5월 차량공유 기업 우버(Uber)는 토론토에 자율주행차 연구소를 설립했다.

또한 이스라엘에서는 2015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미래 자동차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대략 7천개의 스타트업 중 450개가 자율주행 관련 기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텔이 153억 달러에 인수한 자율주행 카메라 기술의 강자 모빌아이(Mobileye)의 본사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위치한다. 이외에도 GM, 피아트(Fiat) 등 자동차 OEM 기업들이 이스라엘에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실생활 속에서 함께할 수 있는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미래 신성장 동력이자, 고령화 대응방안으로 집중 육성하는 차원에서 ‘로봇 신전략’을 발표했다. 이미 감정인식 로봇 페퍼를 선보인 소프트뱅크는 샤프트(Schaft), 보스턴 다이나믹스, 알데바란 로보틱스(Aldebaran Robotics) 등 유명 로봇 기업들을 연달아 인수했다. 이외에도 대기업 중심의 산업 특성상 스타트업 불모지라 여겨졌던 일본에서도 메루카리(Mercari, 여성 특화 중고거래), 프리퍼드 네트웍스(Preferred Networks, 제조업 특화 인공지능 딥러닝) 등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한편 미국 내에서도 혁신 거점의 분화가 관찰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내에서도 팔로알토나 산호세 지역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스타트업들이 이동하고 있다. 도심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혁신의 주역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생활비나 주거비용이 턱없이 오른 실리콘밸리를 떠나 시애틀이나 디트로이트, 텍사스 오스틴 등에서 창업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 신흥기업의 도전과 기존기업의 응전

신흥 기술 기업이 기존 업체들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기존 전통 강자들도 전열을 정비하고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신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로 초기 시장을 장악한 신흥 기업들은 몸집이 커지면서, 관리의 빈틈, 제품 및 서비스 품질 저하 등이 나타나 결국 성장에 제동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기존 기업들은 신흥기업들의 이러한 성장통 시기를 이용해 시장 탈환에 나서곤 한다. 특히 산업의 부침이 심한 디지털 및 융합 신산업에서는 신흥기업(de Novo)과 기존기업(de Alio) 간 패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산업에서 테슬라(Tesla)가 잠시 주춤한 가운데 기존 자동차 OEM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 (Autopilot)’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 전기차 ‘모델3(Model 3)’의 생산 지연, ‘모델 S’ 및 ‘모델 X’의 리콜문제 등 최근 내외적 곤란을 겪고 있다. 특히 전기차 사업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대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힘겨워하고 있다. 실제로 7월 출시한 테슬라 모델 3의 생산은 10월까지 겨우 총 260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공장 자동화 업체를 서둘러 인수하고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 인력을 흡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반면 2017년 출시된 GM의 전기차 ‘볼트(Bolt EV)’는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었다. 이에 힘입어 GM은 2017 하반기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수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 칩 분야에서도 신흥 기업과 기존 기업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GPU 제조사 엔비디아(Nvidia)는 자사의 GPU가 딥러닝 분야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이자, 여세를 몰아 인공지능, 드론, 자율주행차 반도체 분야로 발 빠르게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이에 위협을 느낀 기존 CPU 기업 인텔과 AMD는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기술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 칩을 개발하기로 결정하였다. 인텔은 엔비디아와의 GPU 라이선스 계약이 종결되자 협력 대상을 AMD로 바꾸고 인텔 CPU와 AMD GPU를 통합한 8세대 프로세서 ‘코어-H(Core-H)’ 개발을 발표하였다. 오랜 앙숙이었던 두 업체가 신흥기업들의 공세에 맞서 협력 관계로 돌아선 것이다. 여러 신산업 분야에서 신흥기업과 기존기업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새로운 기업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며 군웅할거의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일례로 전기차산업에서는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한 BYD, 쫑타이(Zotye) 같은 중국 전기차 업체가 빠르게 성장 중이고, 인공지능 칩 분야에서는 구글, 화웨이 등이 자사의 인공지능 제품, 서비스를 강화할 목적으로 새롭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융복합 트렌드에 맞물려 신사업 분야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 기술 및 산업간 융복합 혁신 트렌드 확산

전통적으로 기업들은 동종 산업 내에서 가격, 제품력 등을 중심으로 경쟁해왔다. 하지만 기술 융복합, 사업 모델의 다양화 등과 같은 최근의 변화들로 인해 과거의 방식만으로 경쟁에서 승리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혁신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전혀 다른 업종의 기업들과 합종연횡을 본격화 하고 있다.

실제로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한 자동차 산업에서도 최근 3~5년간 전기차, 자율주행차 개발 붐과 함께 다양한 IT 기술이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비, 내구성 같은 자동차 하드웨어 품질 자체에 초점을 맞추었던 경쟁의 양상이 최근에는 신기술을 접목한 융복합 기능 및 서비스 개발, 새로운 사업 모델과 고객가치 발굴처럼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펼쳐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여러 기업들 간의 합종연횡은 단지 IT, 전자 산업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최근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교통 인프라나 인지심리학, 사이버 보안처럼 자동차 하드웨어와 관련성이 낮은 분야의 기업들과도 협력하기 시작했다. 주차장 사용 서비스,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하여, 차량 공유나 주차 서비스 같은 사업 모델을 모색하기도 한다. 혹은 심리학을 적용하여 운전자나 탑승자의 감정상태 분석에 기반한 안전 기능을 구현하는 것은 융복합의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최근의 융복합 추세는 과거와 두 가지 관점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첫째, 융복합되는 대상 기술의 범위가 매우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IT 기술을 중심으로 전자 및 정보통신 분야의 인접 기술 중심으로 융복합이 진행되었다면, 최근에는 화학, 바이오, 심리학 등과 같은 기술들 까지도 융복합과 시너지 창출의 대상이 된다. 둘째, 비즈니스 모델, 사용자 기반과 같이 비기술적 요소들이 융복합 제품, 서비스 구현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즉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거나 고객이 요구하는 다양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어떤 요소든 끌어들여 융복합된 제품, 서비스 형태로 구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종산업 간 연합, 합종연횡은 특정 산업을 넘어 제조, 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이를 통해 산업의 경쟁 방식이 바뀌고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산업 내 주도권을 가진 기업들은 변신할 것인가 혹은 사라질 것인가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다.

● 신기술 활용한 사업모델 진화

신기술은 그 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신산업을 창출해냄과 동시에, 기존 산업에도 신기술 기반의 새로운 업태를 만들어 낸다. 향후 기술의 초융합화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새로운 업태 등장과 기존 시장의 판도 변화는 더욱 다양한 산업에서 나타날 것이다. 예를 들어 유통 서비스업만 살펴 보더라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한 상거래 a(ai)-Commerce가 부상할 전망이다. 2000년대 이후 유통업은 인터넷을 활용한 e-Commerce, 스마트폰을 활용한 m-Commerce의 확산과 함께 큰 변화를 겪어 왔다. 앞으로 기존 유통에 인공지능이 결합된 a-Commerce가 도입되면 더욱 개인화되고 편리한 쇼핑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스티치 픽스(Stitch Fix)라는 기업이 인공지능 스타일리스트 샵을 표방하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패션계의 넷플릭스(Netflix)라 불리는 이 기업의 홈페이지는 특이하다. 쇼핑몰인데도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최신 패션 신상품의 카달로그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이용자들은 가입할 때 취향, 신체 지수, 예산, 생활방식 등 여러 설문에 응답한다. 그 프로파일을 인공지능이 분석하여 어울릴만한 옷과 액세서리를 고르고, 인간 스타일리스트가 이를 다시 한번 이용자 특성과 맞춰본 후 5벌을 골라 배송해 준다. 이용자는 마음에 드는 옷만 결제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은 돌려보내면 된다. 놀랍게도 고객 중 80%는 5벌 중 1벌을 구매하며, 창업 6년만에 매출이 1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또한 유통은 기본적으로 중개자가 있는 사업모델인데, 이러한 고정관념에 반하는 중개자 없는 P2P 유통 사업모델이 나타날 수도 있다. 변화를 촉진하는 것은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다. 예를 들어 음반, 음원 유통 시장은 음반사(갑)와 창작자(을) 간에 정보 비대칭이 심하다. 창작자는 음반, 음원의 정확한 판매량은 알지 못한 채 음반사가 계산해주는 대로 저작권료를 받게 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지금까지의 거래내역을 모든 거래 참여자에게 분산 저장시키고 필요하면 언제라도 볼 수 있다. 음악 유통 과정의 불투명성이 효과적으로 제거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해외에서는 음반사 없이 아티스트가 직접 팬들에게 음원을 판매하는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UjoMusic, VOISE, Coin.FM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사업모델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업 방식의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통 산업에서는 탄력가격제(Dynamic Pricing) 적용 실험도 확산될 것이다. 탄력가격제란 수급 상황, 시간대, 개인 취향 및 구매 이력에 따라 가격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차량 공유경제 기업인 우버는 실시간 변동 요금제(Surge Pricing)를 적용하고 있다. 승차객들이 몰려 택시가 부족해지는 시간대, 지역에는 승차비를 올려 택시들의 추가 유입을 유도하는 식이다. 항공기에서도 예약 시간에 따라 구매가격이 일상적으로 달라지고, 열차, 극장, 스포츠 경기에서도 시간대에 따른 차별 요금제 적용이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오프라인 유통에서는 이러한 탄력가격제는 여러 어려움 때문에 고려되지 않아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스마트 매대나 스마트 가격표 같은 사물인터넷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매대 가격의 실시간 수정이나 선택적 프로모션 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10 이미 영국의 Tesco나 Marc & Spencer 같은 유통 매장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탄력 가격제 실험을 진행 중이다.

● 시장 기대와 실적의 불일치 해소 움직임

한편 새로운 디지털 버블 논란이 야기되는 가운데, 실물 경제 침체 시 기술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은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신기술 및 혁신 사업모델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천문학적인 돈이 몰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 성과는 시장 기대에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기업의 투자금 관리가 비상식적이거나 위기관리 능력도 취약한 경우가 상당수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회의적 시각 역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중국의 넷플릭스라 불리던 르에코(LeEco, 前 LeTV)는 무리한 사업 확장 결과, 자금난으로 위기를 맞았다. 그 동안 르에코는 스마트폰, TV 제조로 사업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도모해 왔다. 이 과정에서 2016년 TV 제조사 비지오(Visio)를 20억 달러에 매입하고, 미국에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겨냥해 패러데이 퓨처(Faraday Future)를 설립, 공장까지 세우고자 했다. 하지만 2017년 자금난이 겹치면서 전격적으로 비지오 인수를 취소하고, 네바다의 전기차 공장 설립도 전면 백지화했다. 현재 창업자인 자웨팅 회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며, 회사는 위약금 미납 등으로 피소되는 등 큰 곤란을 겪고 있다. 인스턴트 메시징 업체 스냅(Snap)도 명확한 수익모델 부재와 경쟁사의 자사 서비스 모방 등 악재가 겹치며 최근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스냅챗(Snapchat)은 일정 시간 경과 후 SNS 메시지가 사라지는 서비스를 내세우며 젊은 층의 인기를 끌었지만,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Instagram)이 유사 서비스 ‘Stories’ 를 출시하면서 사용자들의 이탈이 늘어나고 있다. 스냅은 수익 확대를 위해 SNS 기반 광고 플랫폼, VR/AR 등에 투자했지만, 2017년 3분기 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한 4.4억 달러로 크게 늘었고, 시장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은 상태이다.

이처럼 디지털 신기술 및 신흥기업에 대한 호재와 우려가 혼재된 가운데 최근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투자의 선택과 집중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2017년 미국 벤처캐피탈 전체 투자액은 80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15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지만 투자 건수는 2015년 대비 40%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신기술, 신흥기업에 대한 냉정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경기 상황에 따라 2018년에는 신흥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난항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마찬가지로 투자 수익률보다 신기술 확보 및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기술 개발에서도 무분별한 스타트업 인수나 대세 추종식 기술 투자 대신 비용효율적인 다양한 대안들을 고려하며 전략적으로 더욱 신중한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2018년, 경제•사회• 산업 변화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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