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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우리나라 잃어버린 세대 등장의 의미

기성근로자 중심의 노동시장
뉴스일자: 2017-12-06

수출과 투자 회복에 힘입어 수년간 지속되어온 경기하락 추세가 멈추고 3% 성장 회복이 목전에 다가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 청년들은 취업난과 저임금, 고용불안의 강도가 올해 들어 더욱 커지면서 경기회복에서 소외되어 있다. 극심한 취업난을 겪은 청년들이 이제 하나의 세대를 형성할 정도로 청년실업문제가 장기화되는 상황이다.

학교를 졸업하는 시기의 경제적 환경변화로 인해 이전 시기에 비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고용에 불이익을 당하는 청년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누적될 때 ‘잃어버린 세대’가 형성된다. 원래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는 1차 세계대전 이후인 1920~30년대의 환락적인 분위기에 환멸을 느꼈던 미국 지식계급을 의미하지만 경제적 의미로 사용된 것은 일본의 장기침체 이후이다. 일본은 버블붕괴 이후 청년들의 심각한 취업난이 10년 이상 지속된 바 있다. 일반적인 경기싸이클의 하강국면과 같이 짧은 기간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교육을 더 받거나 취업을 잠시 늦추는 등의 방법을 통해 헤쳐나갈 여지가 있지만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평생에 걸쳐 손실을 입는 청년들이 많아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청년들이 잃어버린 세대가 되어가고 있다. 본 글에서는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들이 겪었던 어려움과 경제적•사회적 반향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에서 잃어버린 세대의 등장이 가지는 의미를 조망해보고자 한다.

1.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

(1) 취업빙하기 도래의 배경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는 버블붕괴 이후 199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중반에 걸쳐 학교를 졸업하고 신규 노동시장에 뛰어든 청년들로서 취업빙하기 세대라고 불리운다. 취업빙하기 기간은 공식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보통 시작시점은 1993~1995년, 종료시점은 2003~2005년으로 보고 있다. 대략 10년에 걸쳐 취업빙하기가 나타난 셈이다.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보면 대략 1970년에서 1980년 초반 출생자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취업빙하기는 2000년대 중반 세계적인 호황기를 맞아 일본이 수출주도의 회복세를 보이면서 끝나게 된다. 2003~2007년 일본은 평균 1.7%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 기간중 15~24세 청년실업률이 10%대에서 7%대까지 낮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청년실업률은 다시 9%대까지 치솟으면서 2010~12년 졸업자(87~90년생)들이 새로운 빙하기세대로 불리기도 했다. 다만 기간이 길지 않고 대졸자 취업난이 과거만큼 심각하지 않아 빙하기로 불릴 정도는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본 청년고용은 2013년 이후 빠르게 개선되어 2017년 현재 구인배율이 1.5에 달하는 고용호황을 보이고 있다.

버블붕괴 이후 고용시스템 변화

취업빙하기 도래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장기침체이다. 80년대 중반 엔고로 수출이 위축되었던 일본기업은 버블붕괴 이후 내수경기도 악화되면서 고용여력이 떨어졌다. 특히 91년 버블붕괴 직후보다는 90년대 중반 이후 청년고용 상황이 크게 악화되는데 이는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점차 불황의 장기화를 인식하고 청년채용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청년노동에 대한 수요가 줄었지만 청년인구수는 늘었다. 1990년대 들어 2차 베이비붐 세대라고 할 수 있는 단카이주니어세대가 20대에 접어들었으며 순차적으로 포스트베이비붐 주니어세대가 뒤를 이으면서 청년노동력 공급이 증가했다.

일본의 고용시스템도 빠르게 바뀌었다. 과거 일본기업들은 졸업과 동시에 학생들을 채용해 평생고용을 보장했다. 전문적인 능력보다는 전반적 업무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사내 연수와 순환배치를 중시했고 자신의 회사에 특화되는 능력을 보유한 인재들의 생계보장을 위해 종신고용과 연공서열형 임금을 제시했다. 그러나 엔고와 버블붕괴에 따른 수익악화로 인해 비용절감이 기업생존을 위한 지상명제가 되었고 당시 생산비의 7할을 차지했던 인건비가 주된 타겟이 되었다. 일본 경단련에서는 1995년 5월 ‘신시대의 일본식 경영, 도전해야 할 방향과 구체적 정책’을 발표해 기업 경영에 큰 반향을 주었다. 이전까지는 장기축적 능력 활용형 고용을 중시했다면 이와 함께 고도전문 능력 활용형과 고용유연형을 조합한 고용포트폴리오를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취업빙하기 기간 중 기업들은 평생고용을 보장하는 형태의 채용을 줄이고 비정규직 고용을 빠르게 늘렸다. 정부 역시 기업 구조조정에 부응하기 위해 파견노동법을 개정해 비정규직 고용을 용이하게 했다. 1999년에는 파견적용을 원칙적으로 자유화하는 네거티브 시스템이 도입되었고 고이즈미 개혁시기였던 2003년에는 제조업에까지 파견이 허용되면서 이후 파견직과 비정규직이 빠르게 늘어나게 되었다. 기업 고용방식의 변화나 파견노동자 확대 정책이 청년 고용을 양적으로 늘리는 데 기여했지만 신규 청년근로자의 비정규직화를 가속시켜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고 워킹푸어 문제를 심화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2) 일본 청년층의 경제적 충격과 노동시장의 변화

실업과 저임금, 고용불안의 3중고

빙하기 이전인 버블시기에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일부는 부모의 가업을 이어받거나 상위학교에 진학하는 등 선택지가 많았다. 유효구인배율은 1990년 1.43 수준까지 높아져 구직자 우위의 노동시장이 형성된 바 있다. 그러나 버블붕괴 이후 유효구인배율은 1 이하로 떨어졌으며 금융부실이 본격화되면서 디플레 상황에 접어들었던 1990년대 말에는 0.5 수준까지 하락했다.

빙하기 일본 청년들은 졸업 후 취업의 어려움과 함께 저임금 및 고용의 불안정 등 3중고에 시달렸다. 1992년에 신규 고등학교 졸업자 인력에 대한 구인수는 167만에 달했으나 구직자 수는 50만명에 그쳐 구인배율이 3.3에 이르렀지만 2003년에는 고졸취업자 구인수가 22만명으로 줄어들면서 구인배율도 크게 낮아졌다. 대졸자 취업률도 1991년 81.3%에서 계속 하락해 2003년 55% 수준까지 낮아졌다. 기업을 선택해서 취업하던 수년 전 세대와 달리 당시 졸업을 앞둔 청년들은 수많은 지원서를 내고도 합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높았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취업을 위한 커리어를 만드는 데 주력하는 문화도 점차 확산되었다.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도 저임금에 시달렸다. 남성 고졸자의 초임은 1993년 월 15.1만엔이었는데 2003년 15.8만엔에 그쳐 10년간 4.6%(연간 0.4% 증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전 10년간 임금이 40% 늘어났던 것과 대조적이다. 대졸자 임금 역시 같은 기간 동안 5.8% 상승에 머물렀다. 일본의 다른 연령들도 임금상승세가 꺾였지만 특히 청년층의 충격이 컸다. 전체 임금 대비 청년층 임금 비율은 1990년대 초반 60% 수준에서 2000년대 초반에는 56%까지 낮아졌다. 청년층에서 대졸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임금충격은 더욱 컸음을 알 수 있다.

낮은 임금은 상당 부분 비정규직 비중이 높아지는 등 고용불안정성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15~24세 인구중 비정규직 비중은 1990년 20.5%에서 2005년 47.7%까지 확대되었다. 1990년에는 전연령의 비정규직 비중이 20.2%를 차지해 청년층과 차이가 없었으나 2005년에는 전연령 평균비정규직 비중이 33%로 청년층보다 크게 낮아 비정규직화의 충격이 대부분 청년층에 집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능력 축적 기회의 상실

일본의 직장 문화가 바뀌면서 빙하기 청년들은 능력 축적기회도 충분히 갖지 못했다. 인건비 부담으로 신규인력이 비정규직으로 충원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청년층의 종신고용 기회도 줄어들면서 기업으로서는 청년층을 교육시킬 유인이 높지 않았다. 회사업무가 중견사원들에게 집중되면서 신입직원에 대한 기술 및 기능전수 기능이 약화되었다. 설문조사 결과 직장에서 훈련프로그램을 받지 못한 경우가 빙하기 이전에 비해 이후에 뚜렷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잦은 이직도 업무능력을 높이는 데 장애요인이 되었다. 바로 졸업한 학생들의 고용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인해 취업재수가 흔치 않은 일본에서는 빙하기 기간 중청년들이 선호하지 않는 기업이라도 일단 취업한 후에 직장을 옮기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적성에 맞지 않는 기업에 취업했다가 이직하는 것이 결국 인적자본 축적기회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시기에 이직을 경험한 청년들은 한 직장에 계속 있었던 청년들보다 임금이 더 낮게 나타났다.

좌절감 확산되며 사회활력 저하

높은 실업과 저임금,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청년층은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겪었으며 이는 사회활력 저하로 이어졌다. 이 시기 청년층의 행복감지수가 하락하고 소외감과 수치심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음주나 흡연 등 건강에 해로운 습관이 늘어났다는 조사결과들이 제시되었다. 청년층의 열악한 환경을 이용해 장시간 고용을 강요하고 부당하게 대우하는 블랙기업도 청년층의 좌절감을 확대시켰다. 도전정신이 줄어들면서 체념하고 포기하는 현실순응적 경향이 확산되었고 안정추구 성향이 강해지면서 대기업과 공무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졌다. 구직활동이나 교육을 포기한 니트족이나 아르바이트로 평생 살아가는 프리터족이 늘었고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사회적인 문제로 등장했다. 이와 같은 청년층의 정신적인 충격은 청년 인적 자본을 손상시켜 일본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어려움은 비혼과 만혼으로 이어지면서 출산율을 더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왔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은 80년대 들어 출산율이 이미 하향흐름을 보이고 있었지만 출산율이 1.5 아래로 떨어진 1990년대 들어서도 하락세가 지속된 것은 청년들의 경제적 능력 저하와 높은 관련이 있다. 2000년대 중반 경기회복과 함께 출산율이 반등한 점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취업빙하기의 저출산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생산가능인구 감소요인으로 작용하여 장기에 걸쳐 일본의 저성장 및 재정악화 요인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졸 중심의 노동시장으로 변화

청년취직의 어려움은 일본의 신규노동시장을 고졸중심에서 대졸 중심으로 옮겨가게 하는 역할을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의 어려움을 겪은 청년들이 구직시장에서 선택될 수 있는 기회를 높이기 위해 대학에 진학했다. 일본의 대학 진학률은 1970년대 이후 1990년까지 25% 수준에 머물렀으나 1990년대 이후 빠르게 높아져 2005년에는 44.2% 수준에 이르렀으며 현재까지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남성 중심의 고용 성향이 강했던 일본에서 청년실업의 충격이 남성에게 집중되었는데 그 결과 상대적으로 여성의 사회진출 비중이 빠르게 높아졌다. 청년남성 실업률은 1990년 4.5%에서 2003년 피크시기 11.6%까지 상승하였는데 여성의 경우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다. 정규직종에서 취업이나 승진에 있어서의 불이익이 컸던 일본 여성들이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사회진출을 늘려갔다. 남성/여성임금비율 역시 1990년 1.75배에서 2005년 1.55배로 하락해 성별 임금격차도 완화되었다.

(3) 빙하기 세대의 중년화

중년이 되어서도 저임금 지속

일본의 취직빙하기 세대는 이제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에 이르는 중년층이 되었다. 최근 일본의 청년고용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잃어버린 세대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빙하기세대는 중년이 되어서도 이전 세대보다 낮은 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2015년 대비 2010년의 대졸 이상 임금 변화를 살펴보면 다른 연령층에서는 대부분 임금이 상승했으나 취직빙하기 세대는 큰 폭의 임금감소를 경험했다. 특히 40~44세 대졸 임금은 5년 전에 비해 20% 이상 감소해 45세 이상인 빙하기 이전세대와 뚜렷한 단절현상을 보였다. 청년기 좋은 직장을 구하지 못한 영향이 평생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직장의 안정성도 크게 낮아졌다. 첫 직장에 계속 다니는 근로자 비율이 45세 이상에 비해 44세 이하 근로자에서 뚜렷하게 낮아지는 모습이 관찰된다.니트족의 연령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2016년 35~59세 중년니트족은 약 123만명(’10년 대비 5% 증가)으로 15~34세 청년니트족 57만명의 2.2배(5% 감소)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령화로 인해 중년층의 세금이나 사회보험료 부담은 윗 세대보다 가중되어 빙하기 중년층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빙하기 세대 부모들의 은퇴시점 도래

중년층은 생산뿐 아니라 소비에 있어서도 핵심이 되는 연령층이다. 특히 승용차나 가전 등 내구재와 주택 등 부동산 구입에 있어서도 중요한 계층이다. 그러나 현재 일본에서는 구매력이 낮은 빙하기 세대가 40대에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전체 소비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40대의 실질소비는 모든 소득계층에서 10년전 같은 세대에 비해 10% 감소했다.

소비성향 저하는 빙하기 세대에 머물지 않고 더 어린 연령층에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빙하기에 유년세대를 겪은 사토리 세대, 즉 현재의 청년 세대 역시 소비성향이 높지 않다. 사토리 세대는 성격 및 사회적 성향이 결정되는 유소년기에 주변의 어려운 상황을 목격하면서 소극적이고 안정을 중시하는 경향이 확대되었다. 2016년 연령별 내구재 소비비중의 변화를 살펴보면 빙하기 세대인 40대와 30대보다 20대의 내구재 소비 비중이 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특히 자동차 소비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연애나 사회생활들을 즐기지 않는 일본 청년들의 자동차 기피가 자동차업계의 심각한 고민거리가 되는 상황이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빙하기 세대 부모의 은퇴시점이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빙하기 세대 중 부모와 동거하는 미혼의 비중은 2012년 기준 305만명으로 동일 연령층의 16.1%를 차지한다. 상당수 중년 빙하기 세대들이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지만 부모들은 점차 고령화되어 자녀부양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 부모가 정년퇴직을 하거나 고령으로 몸이 불편할 경우 빙하기 세대가 자립하여 가족경제를 이끌어야 하지만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고령세대와 빙하기 세대를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2030년경부터 빙하기 세대는 순차적으로 고령층에 진입하게 되는데 일본의 고령인구가 피크를 맞게 되는 2042년에는 대부분이 60세를 넘어서게 된다. 문제는 직장의 불안정성으로 빙하기 세대의 연금 등 사회보험 납부 실적이 적다는 것이다. 현재 빙하기 세대의 국민연금 가입비율은 이전 세대에 비해 약 5.7%p 낮은 것으로 집계된다. 노후보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령층에 진입하게 되면서 가난한 노인들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1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시기에는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이를 뒷받침했지만 2030년대 이후의 고령인구를 부양할만한 3차 인구증가는 없는 상황이다. 빙하기 세대 빈곤으로 인해 20조엔 가까운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일본정부의 잃어버린 세대 대책

일본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청년층의 취업난이 심해졌지만 이를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OECD 분석에 따르면 일본정부는 2000년대 초반까지도 청년실업 확대를 소홀히 하고 주로 중년 및 노년층에 고용정책의 초점을 맞추었다. 이는 오랜 경험을 통해 청년실업이 사회적 악순환을 가져온다는 것을 인식하고 초기에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유럽과 대조적이다. 당시 일본에서는 청년실업을 개인적 능력과 의지의 문제로 간주하면서 개인과 부모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으로 보는 측면이 컸다. 1995년 고용관련 재정지출 중 청년층 특화 지출 비중은 1% 수준에 머물렀다.

청년실업률이 높아지고 프리터, 니트 문제가 심각해지자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도 청년고용 촉진 정책을 도입하게 된다. 2003년 후생노동성 등 정부부처들이 청년자립도전 전략회의를 발족하고 교육, 고용, 산업 정책의 연계를 통해 종합적인 청년대책을 수립하였다. 정책의 목표를 고용유지에서 고용창출로 바꾸면서 직장과 학교로부터 직업교육을 받는 일본식 이중시스템을 도입하고 헬로워크, 잡카페 등 청년구직자의 커리어 서비스 센터를 설립했다. 청년고용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청년고용을 촉진하는 정책을 도입해 일정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고용보호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구조 등 고질적인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하지 못했고 결국 2000년대 세계경기 호황으로 전반적인 실업률이 낮아질 때까지 청년고용의 악화 추세는 지속된 바 있다.

최근 일본정부는 빙하기 중년층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취직빙하기에 고교나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무직이거나 비정규직인 사람을 정사원으로 채용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 5회 이상 실업이나 전직을 경험한 35세 이상 무직자나 비정규직 사원을 정사원으로 채용하면 중소기업 1인당 연간 60만엔(약 653만원), 대기업은 50만엔을 지급할 계획이다. 다만 기업의 참여유인이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어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높은 상황이다.

2. 우리나라의 잃어버린 세대

(1) 잃어버린 세대 등장 시점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20대 청년실업률은 11% 이상으로 급등했으며 단기 충격이 진정된 이후에도 위기 이전에 비해서는 한 단계 높아진 수준을 유지했다3. 2000년대 청년들은 1990년대에 비해 졸업 후 일자리 구하기가 한층 더 어려워졌지만 외환위기 이후의 모든 시기를 잃어버린 세대 기간으로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1990년대의 실업률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으며 외환위기를 계기로 실업률이 1980년대 수준으로 복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대에 청년들의 취업난은 더욱 빠르게 악화되었다. 청년실업률이 2000년대 평균 7~8% 수준에서 등락했다면 2010년대에는 8%를 넘어 현재 10%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다. 청년 고용률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빠르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88만원 세대, 3포세대 등 한층 더 어려워진 청년취업난을 반영하는 신조어도 2000년대 후반 이후 자주 등장했다.

버블붕괴 이후의 경기급락을 경험한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는 시기적 구분이 비교적 명확하지만 우리나라는 실업률이나 고용률, 임금상승률 등의 지표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둔화되는 모습을 보여 잃어버린 세대의 기간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가 겪었던 고용지표의 악화 정도를 우리나라와 비교해보면 대략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충격을 겪었던 2000대말을 잃어버린 세대의 시작시기로 간주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심한 침체를 겪었던 2008년보다 2009년부터 고용지표의 둔화추세가 뚜렷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2009년 이후 우리 청년들의 실업률이나 임금상승률 등 고용지표들은 일본 취직빙하기에 비견될 정도로 악화되었다.


(2) 우리나라 잃어버린 세대의 등장 배경

성장 주도산업 청년층에 불리

IMF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 청년실업이 높아진 것은 경제성장 저하 요인이 뚜렷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위기 이전 7%대에서 4%대로 성장세가 꺾이면서 전반적인 고용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되었고 청년실업률도 비례적으로 높아진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경제성장세가 4%대에서 2%대 후반으로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고용창출은 줄어들지 않았다. 성장의 고용유발 효과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1% 성장에 따른 고용탄력치는 00년대 0.32에서 2010년대 0.46로 상승해 2000년대 우리 경제가 4~5% 성장하던 시기와 최근의 취업자 증가수가 30만명대로 유사하다. 수출주도 성장, 특히 대규모 설비에서 생산되는 자본집약적 제품의 수출이 경제성장을 이끌어가던 시기에는 생산에 있어서 자본의 역할이 높았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교역확대 추세가 멈추고 고용이 많이 필요한 서비스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의 총량이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청년층 고용률이 높은 제조업의 성장이 둔화되고 고연령층 비중이 높은 전통서비스와 건설업 등이 전체 고용증대를 이끌면서 늘어난 일자리의 상당부분이 30대 이상 연령층에 돌아가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저성장기에는 새로운 것을 생산하기보다는 기존에 있던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비중이 높아 창의력이라는 청년층의 비교우위가 발휘되기 어려운 것이다.

청년고용에 대한 수요는 줄어드는 데 청년 노동공급은 확대된 점도 일본과 유사한 모습이다.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면서 90년대 이후 청년인구가 꾸준히 감소해왔으나 50년대 후반~60년대 출생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손들인 ‘에코베이비 부머(79년에서 92년생)’ 세대가 등장하며 인구감소 추세가 최근 멈춘 상황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13년 684만명 수준이었던 20대 인구는 2018년까지 695만명 수준으로 늘어난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성근로자 중심의 노동시장

성장 및 인구요인 외에 우리 청년고용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자주 지적되는 부분이 노동시장의 경직성이다. 노동시장에서의 진출입이 유연하지 않을 경우 상대적으로 신규 노동시장 진입자인 청년층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특히 노동시장이 보호가 강한 시장과 유연성이 높은 시장으로 이분화되어 격차가 클수록 경기침체 시 청년들의 고용충격이 높아지게 된다. ILO 분석에 따르면 청년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은 국가가 금융위기 이후 청년실업률의 급등을 경험한 바 있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규직 고용보호 지수는 2013년 기준 2.17로서 일본보다 높다. 정규직의 임금은 비정규직 대비 1.8배(2016년)를 기록하고 있어 일본(1.53배)보다 임금격차가 크며 대기업/중소기업 임금비율 역시 1.8배로 일본의 1.26배에 비해 높다. 청년층이 정규직 및 대기업 일자리를 얻기 위해 실업기간이 길어지는 것을 감수할 유인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더욱이 대학진학률 증가로 인해 청년층의 눈높이도 함께 높아지면서 학력별 미스매치도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90년대 이후 대학설립 규제 완화 및 정원 확대로 꾸준히 상승했으며 2008~2009년 사이 84%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가 최근 70% 수준에서 안정되고 있다. 취업을 하지 못한 대졸자들이 취업준비 기관에 통학하거나 상급학교로 진학을 하는 등 여전히 실업상태를 유지하면서 취업 기회를 노리고 있어 청년실업자들이 점차 누적되는 상황이다.

일본도 대학 진학률이 꾸준히 상승했으나 현재 50% 초반으로 우리나라에 비해 대학 진학률 자체가 낮으며 중소기업이나 아르바이트 일자리의 임금도 우리나라보다 높은 수준으로 학력에 비해 하향취업을 하는 거부감도 낮은 편이다.

여성-고령층 중심의 고용확대

2010년대 들어 고령층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60대 이상 고령층은 노후대비 부족으로 인해 노동시장에 남아있으려는 유인이 크고 최근에는 정년연장에 따른 효과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정년 60세가 법제화된 이후 2016년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정년 60세가 의무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2017년부터는 중소기업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대기업에 종사하는 60대 근로자는 2004~2014년 기간 중 전체 근로자의 2% 수준인 4만명 선을 유지했으나 최근 3년간 급증해 올해에는 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임금피크제 도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가운데 정년이 늘면서 기업들의 신규고용 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상시 근로자 300인이상 기업 300곳을 조사한 결과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은 42.7%에 불과했으며 이들 기업 중 절반은 정년 연장으로 신규 채용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응답한 바 있다. 아직 고령층과 청년층 고용의 대체관계에 관해서는 이론이 있지만 60대 고용률 증가와 청년층 고용률 저하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는 대체관계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2010년대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데다 가계소득 부진으로 출산을 미루고 맞벌이를 선택하는 가구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출산 및 육아 부담이 높은 30대 기혼여성의 취업자 비중이 지난 5년간 33% 수준에서 52%까지 급격히 상승한 바 있다. 특히 정부 정책 등의 효과로 시간제 일자리가 빠르게 확대되는 점도 육아와 근로를 병행하는 여성들의 취업을 늘리는 요인이 되었다. 2003년에서 올해까지 시간제 일자리는 93만개에서 266만개로 늘었는데 이중 70%가 여성인력에게 돌아갔다. 고령층과 여성인력 활용의 확대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시대에 접어든 우리나라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청년층의 취업난만 가중되고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3) 잃어버린 세대의 어려움과 경제적 영향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 통계를 이용해 2000년대 이후 졸업자들의 고용상황과 임금수준 등을 살펴보았다. 졸업 1년후 취업률을 구해보면 2000년대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2003년 71%에서 지난해에는 62%까지 낮아졌다. 졸업 3년후의 취업률 흐름을 보더라도 2000년대에 비해 2010년대의 청년들의 취업가능성이 더 낮게 나타난다.

일본의 빙하기 세대와 비교해보더라도 우리 청년들의 어려움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1993년과 우리나라의 2009년을 잃어버린 세대의 시작기간으로 보고 청년실업률을 비교해보면 우리가 더 높게 나타난다. 일본은 청년실업률이 2003년 10.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우리나라는 올해 10월까지 20대 청년실업률이 10.1%로 일본의 피크 수준에 이르고 있다.공식적인 실업률뿐만 아니라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인구와 고시나 취직준비 중인 비공식 실업자를 더한 이른바 20대 ‘취업예비군’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100만명이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공식 실업자의 두 배를 넘어서는 규모이다. 현재 구직의사가 없어 실업자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가 있을 경우 언제든지 구직에 뛰어들 의사가 있는 청년들이 많다는 것이다. 전체 인구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2.8%에 불과하지만 취업예비군 중 절반 가까이가 20대인 것으로 집계되며 있으며 이 비중은 계속 확대되는 추세이다.

10년간 청년임금 정체

잃어버린 세대는 취직을 하더라도 이전 세대에 비해 임금상승의 혜택을 적게 받고 있다. 물가수준을 고려해 실질화한 대졸초임은 2006년 이후 다소 하락한 뒤 최근 3~4년간 소폭 상승해 결과적으로 10여년간 별다른 변화 없이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대졸 초임뿐만 아니라 취업 후 5년간의 평균 임금 역시 이전 세대에 비해 늘어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전체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이 200만원에서 250만원 수준으로 상승한 반면 청년층 임금만 제자리 걸음에 그치고 있어 전체 임금 대비 청년층의 임금은 74%에서 71% 수준으로 하락했다.

실업 상태인 청년층이 늘면서 채용과정에서 청년들의 임금 협상력이 약화된 것이 주된 원인이며 아르바이트, 인턴 등 비정규직 일자리가 확산된 점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체 근로자들의 비정규직 비중이 꾸준히 하락하는 가운데 20대 일자리에서만 비정규직 일자리가 상승해 일자리 질이 악화되는 추세다.

일본에서 실질 기준 대졸 초임이 빙하기 기간 중 소폭이나마 상승한 점을 감안할 때 우리 청년들의 임금충격이 컸음을 알 수 있다. 전체 임금 대비 청년층 임금 비중은 우리나라가 다소 높지만 우리 청년들의 평균 연령층이 일본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노동시장 진입에 실패해 근로의지를 상실한 니트족 숫자도 우리나라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 청년 니트는 지난 10여년간 74만에서 84만으로 약 10만명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OECD 분석에 따르면 일본의 청년 중 니트족 비중은 10.1% 인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18%에 이른다.5 특히 금융위기 이후 대졸 이상의 니트화 현상이 가속되고 있어 대졸자 인구는 2.4% 증가에 그친 반면 대졸 니트족은 1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대졸 남성에게 충격 집중

성별, 학력별로 분류해서 살펴보면 청년 중에서도 대졸 남성에게 충격이 집중되어 일본과 유사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20대 청년의 학력별 실업률을 보면 고졸과 대졸 이상 모두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세가 나타나다가 2013년 후반 고졸실업률은 10%대에서 정체되는 반면 대졸실업률은 빠르게 높아지면서 고졸과 대졸 실업률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2000년대말까지 급등했던 대학진학자들의 졸업시점이 시작되면서 대졸자들의 공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했으나 학자금 대출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만 가중되고 구직에 실패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학자금 대출 총액은 지난해 기준 1조9천억원에 이른다.

대졸자 중에서는 남성의 어려움이 크다. 대학 졸업 후 1년내 취직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취업률이 지난 15년간 약 10%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되는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여성 대졸자들의 취업률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남성 고용 비중이 높은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가 줄면서 남성취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상대적으로 청년 여성들은 의료보건업, 교육,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등 서비스 업종에 고용되며 취업률이 유지되었다.

타 연령층 대비 청년층 손실 높아

모든 연령에서 고용충격이 나타났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청년층의 취업난이 심하다. 취업빙하기 중 일본의 연령별 실업률 지표를 살펴보면 청년층의 실업률이 가장 빠르게 높아지기는 하지만 다른 연령층에서도 비례적으로 실업률이 높아졌다. 청년층/전연령 실업률은 취업빙하기 기간중 1.9~2배 수준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청년/전체실업률 지표가 2000년대 2.2배 수준을 기록하다가 2010년대 뚜렷하게 높아져 지난해에는 2.6배에 이르렀다. 청년실업률은 빠르게 높아지는 데 반해 30대 이상 연령층의 실업률은 2000년대 이후 2.5% 수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고용증가세가 노동공급 증가보다 빨라 고용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청년층보다는 30대 이상 연령층이 우선적으로 일자리를 채우는 모습이다. 2010년대 들어 30대 이상 연령층의 고용률이 꾸준히 높아지는 반면 20대의 경우는 2013년까지 하락세가 지속되다가 이제 겨우 하락흐름이 멈추는 수준이다.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여력이 있는 사람들을 합한 취업예비군 추이를 보면 다른 연령층에서는 취업예비군 비중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청년층과 30대 초반 연령층에서는 축소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임금 측면에서도 청년층 임금은 전연령 평균 임금의 71% 수준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규모가 큰 대기업 일자리 역시 장년 이상 층에서 흡수하는 상황이다. 30~50대 근로자 중 대기업 취업 비중이 2000년대부터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20대 근로자의 대기업 비중은 정체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 종사하는 50대는 2000년 17만명에서 올해 44만명으로 약 2.5배 증가한 바 있어 기업들이 신규채용보다 기존 인력을 활용하는 경향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낙인효과에 따른 소득감소 및 부모세대의 부양부담 확대

청년들은 실업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업무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해 인적자본의 축적이 늦어지는 손실이 발생한다. 취업 지연으로 인적자본의 질이 떨어지는 정도를 낙인효과(scarring effect)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낙인효과는 청년기에 실업을 경험한 사람이 실업기간뿐만 아니라 평생동안 임금에서 손실을 입게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실업을 경험했다는 사실 만으로 고용주에게 부정적인 신호를 주는 효과로 인한 손실도 있으나 실업기간 동안 직무능력을 습득하지 못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측면도 있다. 청년 패널통계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대학 졸업 후 1년 내 실업을 겪은 청년들은 곧바로 취업한 청년들에 비해 임금이 9.8% 낮아졌으며 실업기간이 길어질수록 임금손실이 확대되어 4년간 실업 시 소득이 40% 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으로 불안한 청년을 부양해야 하는 부모세대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20대 청년 중 70%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미혼자녀로 분류되어 2000년대 초반 50% 수준에서 크게 높아졌다. 청년들의 일자리 부족으로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만혼 및 청년층 고용 문제가 30대까지 확산되며 부모와 동거하는 30대 미혼 비중도 20%까지 상승했다. 노동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부모와 동거하는 가구의 절반 이상은 자녀가 취업해도 부모 세대가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어 부모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청년층을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있는 50~60대 부모세대가 은퇴하는 시기에는 노후대비와 자녀부양의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고령층이 연금개혁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유지한 반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의 공적연금 수급률은 일본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일본 고령자의 주요 소득에서 70%를 넘게 차지하는 부분이 연금소득인 반면 우리나라는 근로소득이 50% 이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불안한 노후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있는 자녀 세대를 부양하기 위해 부모세대가 고용시장에 잔류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마치는 2020년대 중반까지 현재 실업상태인 자녀세대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경우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잠재성장률 저하 및 재정부담 확대

청년층의 인적자본 축적 기회 상실은 개인적으로 소득을 떨어뜨려 가계생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며 국가경제의 입장에서는 노동투입과 생산성을 저하에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청년층의 근로의지 상실과 안정추구 성향으로 사회의 활력이 낮아지고 세대간 갈등이 높아질 우려도 있다. 더욱이 실업 및 개인 소득손실에 따라 결혼을 미루고 출산율이 하락하면서 청년실업이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나타나는 상황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출산율 하락폭이 확대되어 올해 합계출산율은 1.03까지 낮아졌다. 이는 결국 장기적으로 노동인력 부족에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을 우려가 있다.

청년들의 소득손실은 국가 재정부담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이다. 청년들의 소득손실로 소득세 세수가 줄어들고 소비둔화는 부가가치세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반면 청년들에 대한 실업급여 및 기초생활 보장비 등 정부의 지출 부담은 더 확대된다. 특히 비정규직 비중이 높아 국민연금 및 사회보장제도 가입률이 낮은 잃어버린 세대가 고령화될 경우 정부의 지출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날 우려가 있다.

3. 향후 전망 및 경제적 영향

고용충격, 30대 초반으로 확산

청년실업난이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고용충격이 점차 30대 초반으로까지 확산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대에 구직 실패로 30대까지 구직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으며 노동시장을 아예 이탈하는 사례도 늘었다. 그동안 30대 전반과 후반 연령의 인구 대비 취업예비군 비중이 비슷한 흐름을 보였는데 2015년 이후부터는 30대 초반 연령층의 취업예비군이 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30대 초반 니트족 비중도 금융위기 이전 2.9%에서 최근 4% 수준까지 상승했다. 청년세대가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을 포기한 상태로 30대에 진입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30대에도 비정규직 등 불안한 일자리에서 일하는 경우가 늘면서 임금 측면에서도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 전체 임금대비 30대 전반 임금 수준은 금융위기 이후 하락추세를 보여 30대 후반 연령층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소비성향 측면에서 보더라도 40대 가구에 비해 30대 가구의 소비성향 하락폭이 최근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근 자동차업계에서는 주요 고객이었던 30대의 소비가 줄어드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전체 신규등록 자동차에서 30대 차주 비중은 지난 5년간 25%에서 18%로 하락했다. 취업이 늦어지고 임금상승이 높지 않은 청년층 문제가 30대 소비로 이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높은 청년실업 당분간 지속 전망

잃어버린 세대의 기간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향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세는 과거보다 낮은 2~3%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고령화에 따른 서비스화 추세 등을 고려할 때 전체적인 고용창출 규모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경제의 인구구조 측면에서 보면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로 돌아서는 등 고령화로 가용 노동인구가 둔화되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할 때 성장세둔화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에서는 점차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될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 우리나라의 여성과 고령층의 고용률은 OECD 주요국 평균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어서 더 확대될 여지가 있다. 특히 외벌이 소득으로 가계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여성층, 노후대비가 부족한 고령층이 향후 고용증가의 상당부분을 지속적으로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년연장도 시차를 두고 시행되면서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유인이 될 것이다. 과거에 비해 낮은 성장세가 지속된다는 것은 기존에 생산하던 것을 계속 생산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청년층보다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다.

향후에도 청년층의 시장참여 노력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80%를 넘어서던 대학진학률이 70% 수준까지 낮아져 진학을 통해 고용시장 참여를 미루는 추세가 진정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진학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일본(현재 54% 수준)과 대조적이다. 또한 여성 결혼연령이 계속 늦어지면서 결혼 및 육아를 이유로 비경제활동인구가 되는 청년들도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청년고용률이 다소 높아졌지만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면서 실업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다만 2020년대 이후 청년층 인구 감소추세가 가속되는 점은 청년취업난 해소에 기여할 것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20대 청년인구는 2019년부터 줄어들어 10년 후인 2027년에는 올해보다 144만명(20%)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2022년부터 20대 인구 감소추세가 뚜렷해지는 것으로 추계된다. 노후 대비 부족으로 은퇴를 계속 미루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도 2020년대 중반에는 노동시장을 떠나는 비율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일본에서 청년 고용이 호조를 보이는 배경에는 청년 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일차적인 원인이지만 인구비중이 가장 높은 단카이 세대가 2000년대 중반부터 은퇴에 나서면서 일자리에 여유가 생긴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2020년대 들어 청년실업문제는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잃어버린 세대는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지속되어 일본보다 장기화될 우려가 크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노동절약적 기술진보가 가속될 경우 청년실업 해소가 요원한 일이 될 수도 있다.

4. 맺음말

학교졸업 시기가 심각한 불황기와 같다는 이유로 생애에 걸쳐 경제적 빈곤을 경험한다는 것은 개인의 입장에서 고통스러운 일일 뿐 아니라 사회적인 비용과 문제들을 야기하게 된다. 청년실업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미진한 경제성장과 바람직하지 않은 노동시장 구조에서 비롯된 만큼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의 경험에서 보듯이 청년실업문제는 청년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빈곤의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청년층의 여생에 걸쳐 국가 재정부담도 높아질 수 있다. 청년층과 다른 연령층의 고용상황이 균형을 이룰 때까지 청년고용에 대한 지원을 과감하게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다만 재정을 통한 고용확대는 규모나 지속기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청년층의 고용충격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노동시장 보호가 기존 일자리에 집중되면서 신규 진입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근로능력에 따라 고용하고 대가를 받는 시스템이 정착되어 청년들에게도 균등한 고용의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해소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보다는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를 통해 주로 이루어지는 모습이다. 비정규직 축소는 청년고용의 정규직화를 유도해 고용의 질을 높이는 효과가 예상되지만 고용의 양적 측면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청년고용이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것은 청년노동에 대한 수요가 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규직의 고용보호를 완화하고 비정규직의 보호를 강화하여 격차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해소도 중요하다. 등록금 지원 등으로 대학입학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청년층의 부담을 줄이고 단기적으로 실업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이지만 학력간 미스매치를 더욱 심화시킬 수도 있다. 낮은 성장세와 노동생산성 저하 등을 고려할 때 대졸자가 필요한 일자리 창출은 대졸자 공급보다 느리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고졸고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리고 학력을 중시하는 문화를 바꾸어가는 정책적 노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잃어버린 세대, 이직하지 않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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