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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외환리스크 변화에 따른 외환정책 방향

한국경제의 대외부문 구조 변화
뉴스일자: 2017-08-12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중국 경제불안 등을 비롯하여 외부적인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국내 금융시장이나 경제가 받게 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곤 한다.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출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금리와 환율은 급등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로 인해 경제불안 심리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우리나라가 경제나 금융시장이 거의 완전개방된 상태인데다가 경제규모가 크지는 않은 편이어서 외부충격의 영향권 아래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국제통화를 지니지 못하고 있어 외부충격의 영향이 외환부문에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기도 하다. 과거 우리 내부적인 요인에 의해 겪었던 1997년말 외환위기와 외부적 충격에 의해 발생했던 2008년말 금융위기로 인한 트라우마에서 아직은 자유롭지 못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두 차례의 위기를 겪으면서 튼튼한 외환방어막의 중요성을 절감 한데다, 경제구조가 많이 바뀌면서 외환부문의 취약성이 많이 개선되었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몇 년째 이어지면서 대외자산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대외차입이 줄어드는 등 대외자본 의존도가 크게 축소되어 있다. 외화유동성 부족 또는 외화부도의 위험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된 것이다. 평상시에는 외환부족보다는 외환과다에 따른 원화절상 압력이 더욱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대신 해외자본 유입이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자금 위주로 이루어지면서 빈번한 자본 유출입에 따라 금융시장의 교란 및 변동성이 증대될 가능성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외환 관련 리스크가 외화부도 위험에서 변동성 증대 위험으로 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정책당국이나 일반 경제주체들의 인식은 과거와 달라지지 않고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 달라진 외환 환경에 맞도록 인식의 전환과 외환 관련 정책 기조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총저축률과 국내총투자율,  순대외채권국, 순대외금융자산국으로 전환

우리나라는 이제 더 이상 자본부족 국가가 아니다. 과거 고성장기에는 투자와 경제성장을 위해 국내 재원만으로는 부족하여 공적, 민간 경로를 통한 해외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국내 저축만으로도 투자 재원을 감당하고도 남는다. 지난 1997년말 발생된 외환 위기가 구조적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국내 투자율과 저축률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저축률이 투자율에 미치지 못했다. 80년대 중반 3저호황기에 일시적으로 저축률이 투자율을 웃돌았을 뿐이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전반적으로 저축률과 투자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투자율의 하락폭이 더 커서 저축률이 투자율을 웃도는 구조로 바뀌었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저축률과 투자율의 격차가 크지는 않았다. 저축률이 투자율과 거의 비슷하거나 소폭 높은 정도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율은 빠르게 떨어진 반면 저축률은 소폭 상승하여 저축률과 투자율간의 차이가 확대되었다. 특히 2012년 이후부터 그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제는 투자재원이나 성장을 위해 해외차입을 비롯한 해외자본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경제 전체적으로 저축이 투자보다 많다는 것은 경상수지가 흑자라는 것과 같다. 우리 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무렵까지는 경상수지가 균형을 이루거나 일부 흑자를 내는 정도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난 2012년 이후 구조적으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구조가 정착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는 저유가와 경기부진에 따른 수입수요 둔화에 기인한 바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인구 고령화와 관련이 깊다. 은퇴 후의 삶에 대한 불안과 기대 수명 증가를 배경으로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소비성향이 크게 하락하고 저축이 늘어난 것이다. 향후 유가반등, 경기회복,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구조적인 흑자기조 자체가 당분간 허물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되고 해외차입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면서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순대외채권국으로 전환되었다. 대외채권, 채무 외에 직접투자나 주식투자까지 포함하여 대외금융자산이 대외금융부채를 넘어선 것은 2014년부터이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말 기준으로 순대외채권과 순대외금융자산 규모가 각각 4,034 억달러, 2,785억 달러이다. 이는 GDP 대비로 각각 28.6%, 19.7%이다.

2017년 1분기말 기준으로 1조 3,045억달러에 달하는 내국인의 전체 해외투자 중에서 공적 외환보유액이 3,753 억달러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인 9,292억달러의 대외 자산은 민간이 보유하고 있다. 민간이 보유한  대외자산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3,361억 달러 규모의 증권투자로서, 이 가운데 해외주식과 채권은 각각 1,956억달러, 1,404억달러이다. 그 다음이 3,214억 달러에 달하는 직접투자이다. 주로 대출로 이루어진 기타투자는 2,460억 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전형적으로 해외자산보다는 국내자산 투자를 선호하는 자국편중(home bias) 경향을 띤다. 아직도 자국편중 현상이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국내투자 대비 해외투자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주식투자의 경우 전체 투자액 중 해외투자 비중이 2005년에 3%에 불과했으나 2016년말에는 16%로 늘어난 상태이다.

민간의 대외 증권 및 기타투자, 유사시 외화유동성 공급 통로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자산 중에서 상대적으로 빨리 유동화가 가능한 증권투자 및 기타투자 자산은 유사시 외환보유액과 더불어 외화유동성 공급 통로로 작용할 수 있다. 대외충격이 발생하게 되면 안전자산 선호현 상이 확산되면서 국내에 유입되어 있던 외국인 투자자금은 원화 자산 대신 자국 통화나 국제통화인 달러화, 스위스 프랑, 엔화 자산으로 급속히 옮겨 가게 된다. 반면 대외충격이 발생했을 때 내국인 의 입장에서는 원화 자산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해외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경향을 띤다. 실제로 대외충격 발생시 외국인 투자자금과 내국인의 해외투자자금의 유출입 사이에는 역관계를 보이는 것이 관찰된다. 증권투자자금에 한정해서 보더라도 비슷하다. 외국인 투자자금과 내국인의 해외투자자금 간에 상관계수를 구해 보더라도 양자간에 평상시에도 음의 상관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대외충격이 발생하는 무렵에는 음의 상관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해외에서 발생된 충격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외화 부족 현상을 내국인의 해외투자자금이 국내로 회수되면서 일부 완화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자산은 유사시 외환보유액의 방어 기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해외보유자산이 막대하여 외부충격이 발생할 때 해외투자자산이 대규모로 자국으로 환류되면서 엔화가치가 급등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본은 신흥국처럼 외국인 자금 이탈과 통화가치 급락, 이로 인한 금융경제 적 혼란을 겪지는 않지만 통화가치 절상으로 인한 수출경쟁력 악화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도 한다. 워낙 해외자산 규모가 크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른바 ‘안전자산의 저주’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 정도까지는 아니다. 해외자산의 존재가 유사시 외환 위기를 방지하고 급속한 원화가치 하락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정도일 것이다.

해외자본 유입 구성 변화로 인한 리스크 변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구성의 변화

경상수지 및 대외투자포지션 상황, 순자본유출입 규모 등이 위기 발생 가능성에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순(net) 개념 못지 않게 총(total) 개념의 관점에서 자본유입과 자본유출 규모가 중요하며, 마찬가지로 대외금융자산과 대외금융부채 규모도 중요하다. 경제규모에 비해 대외금융자산과 대외금융부채가 많을수록 잠재적인 자본유출입 규모가 크고 그만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GDP 대비 대외금 융자산의 규모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2016년말87.9% 에 달한다. GDP 대비 대외금융부채의 규모는 2016년말 68.1% 수준이다. 규모로만 보면 거주자의 자본 유출입이 비거주자의 자본유출입보다 중요하나, 거주자의 자본유출입은 비거주자의 자본유출입과 달리 대외충격 발생시 완충작용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GDP 대비 대외금융부채의 규모는 글로벌 위기 무렵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은 편은 아니지만, 2009년말 최고치였던 80.9%에 비해 떨어진 것이어서 잠재적인 외화유출에 따른 위기 가능성이 다소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외자본의 유출입과 관련된 위기 가능성 축소는 외국인 투자 형태의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증권투자와 기타 투자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체 외국인 투자 중에서 차지하는 증권투자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기타투자의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이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기타투자의 비중이 60%로 30% 수준이던 증권 투자 비중을 크게 초과했다. 증권시장의 개방이 제한적이었던 관계로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외화 조달을 차입에 주로 의존했기 때문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기타투자가 줄어든 대신 증권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2000년대 이후에는 증권투자 비중이 기타투자 비중을 훨씬 웃돌게 되었다. 글로벌 위기 직전에는 증권투자의 비중이 급감하고 기타투자의 비중이 늘어나기도 했으나 이후 다시 증권투자 비중은 60% 수준으로 높아지고 기타투자 비중은 20% 밑으로 낮아지는 모습이다.

외국인의 증권투자는 국내 기업이나 금융기관, 정부가 해외에서 발행한 주식이나 외화표시채권과 함께 국내발행 주식 및 원화채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에서 외화부도리스크와 관련되는 것은 외화표시채권이다. 또한 국내외환시장에서 외화 유동성과 관련되는 것은 국내 주식과 원화채권이다. 해외에서 발행된 주식과 채권의 경우 외국인들간의 매매가 국내 외화 유동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과 원화채권을 팔고 빠져 나갈 때 국내에 유입되었던 외화가 유출 되는 것이다.

외화채권 및 차입의 규모와 비중 축소

이런 관점에서 외화부도 리스크와 관련된 외화 표시 채권과 외화차입을 살펴보면, 두 번의 위기(외환위기와 글로벌금융위기)를 겪은 후 증가세가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2017년 1분기말 현재 외화채권 및 외화차입 규모는 2,471억 달러로 2008년 9월말의 2,863억 달러에 비해 줄어든 상태이다. 외화채권이나 외화차입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 무렵의 최고치에 비해 규모가 줄어들어 있다. 또한 외화차입의 만기구조는 뚜렷하게 바뀐 모습이다.

과거 두 번의 위기 이전 단기 외화차입 규모가 급증하여 외화차입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외화차입 중에서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비중은 1997년 9월말 66.1%였고 2008년 9월말에는 무려 80.2%였다. 차입 당시의 만기 기준이므로 남은 만기가 1년 미만인 유동부채 비중은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단기차입은 크게 줄어들고 장기차입은 늘어났다. 2017년 1분기말 장기외화차입은 656억달러로 2008년 9월말의 371억달러보다 76.8%나 증가한 규모이다. 반면 단기 외화차입은 2017년 1분기말 629억달러로 2008년 9월말의 1,499억달러에 비해 58.1% 줄어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19.8%에 불과했던 장기외화차입 비중은 2017년 1분기말 51.1%로 높아졌다. 단기 외화차입 규모와 비중이 크게 줄면서 외화유동성 부족과 외화부도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화차입과 외화채권 발행을 통한 외화자금 조달이 줄어든 것은 정책당국의 단기외채 축소 방침에 기인한 바도 있지만,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크게 하락하면서 기업들의 투자자금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 또한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국내여유자금이 풍부한 데다 국내외 금리차가 축소되어 외화자금의 저금리 메리트가 크게 떨어진 영향도 작용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무렵 크게 확대되었던 무위험 차익거래 기회가 줄어든 것도 단기 외 화차입의 축소를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무위험 차익거래 기회가 최근 다시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차익거래 기회의 존재는 단기 외화차입을 늘리는 유인으로 작용할 수가 있다. 대외충격 발생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잠재적인 리 스크 요인이 될 수가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외환리스크 변화에 따른 외환정책 방향

무위험 차익거래 기회 지속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

통화가 서로 다른 국가간 투자에는 양국의 금리 차이뿐 아니라 환율 변화에 따라 투자수익률이 영향을 받는다. 환율 변화 에 따른 위험을 미리 헤지(hedge)하게 되면, 사실상 양국 투자수익률 간에는 차이가 없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환위험 헤지 비용이 양국간 금리 차이를 반영하여 결정되기 때문이다. 무위험이자율평형(CIP; Covered Interest Rate Parity)이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무위험이자율평형원리가 성립하는 지의 여부는 이 종통화 간의 금리차와 스왑율(swap rate: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이를 백분율로 표시)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금리차와 스왑율이 동일 하지 않다면 무위험차익거래기회가 존재하거나 또는 각 통화로 표시된 자산 간의 리스크 프리미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부터 이미 금리차가 스왑율보다 더 컸다. 2007년 2분기까지는 0~0.5%p만큼의 차이를 보였으나, 3분기부터 2%p까지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그 폭이 9%p를 상회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무위험 이자율평가가 지속적으로 0과 차이를 보인 것은 원화에 붙는 리스크 프리미엄 때문만은 아니었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수출기업(주로 조선업)들과 해외펀드의 대규모 선물환 매도에 따른 선물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음(-)의 스왑율을 확대시켰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달러화 초과 수요로 현물환율이 급등하여 음(-)의 방향으로 스왑율이 커졌다. 이후 무위험 이자율평가가 성립되는 방향으로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를 보이다가, 최근 격차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CDS 프리미엄이 줄어드는 등 최근 외화부도 위험이 감소하는 상태에서 한미 금리차와 스왑율 간의 격차가 확대된 것은 리스크 프리미엄 보다는 음(-)의 스왑율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2월 들어 스왑율이 음(-)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향후 달러 약세, 원화 강세 전망이 확산된 것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또한 경상수지 흑자의 지속과 해외투자 증가로 수출기업들과 기관투자자들의 선물환매도 가 지속된 것도 음(-)의 스왑율 확대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내기업들은 2015년 127억 달러, 2016년 182억 달러의 선물환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들의 선물환 매도를 받아주는 국내 외국환은행들은 매수초과포지션이 된 외환포지션을 재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스퀘어포지션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위해 외환스왑을 통해 달러화를 조달하여 현물환을 판다. 국내에 외화 자금을 공급하는 기능을 하는 외국은행 국내지점 중 일부가 철수하여 외환스왑을 통한 달러화 공급이 줄어든 것도 스왑율 하락을 야기한 요인이다.

이처럼 스왑율이 하락하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변하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무위험 차익거래 기회가 확대된다. 달러화 차입을 통해 원화자산에 투자하여 금리차만큼의 수익을 얻는 한편, 선물환 매도를 통해서도 마이너스 스왑율만큼의 추가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외화차입에 대한 거시 건전성 규제가 있을지라도 국제금융시장을 통한 단기 외화 차입 유인을 키울 수 있다. 단기 외화차입이 증가한 상태에서 대외충격 발생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부채 상환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환율 급등을 비롯한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주식과 국내 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증가세

국내 주식과 원화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등락을 보이면서도 꾸준한 증가세이다. 2017년 1분기말 외국인의 국내 주식 및 원화채권 보유액은 5,465억달러로 글로벌 위기 이전 최대 규모였던 2007년 9월말의 3,648억 달러보다 49.5% 늘어난 것이다. 외 국인 주식 보유액이 4,581억달러로 채권 보유액 884억달러의 5배에 달한다. 아직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가 주식 위주인 셈이다. 다만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는 미미하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한 시기부터 빠르게 늘어나 2017년 1분기말 외국인 증권투자액에서 원화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 위기 무렵 외국인 채권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주로 무위험 차익거래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만기가 1년 미만인 통안채투자 위주였다. 그러나 최근의 외국인 채권투자는 단순히 차익거래 활용 이 아닌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원화채권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의 중앙은행이나 연기금 등이 만기 1년 이상의 원화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높아진 국가신용등급, 외환건전성 증대 등으로 한국경제의 안정성이 높아진 데 기인한다. 외국인의 투자 대상이 성장성이 우선시되는 주식에서 안정성이 중요한 채권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외환리스크 변화에 따른 외환정책 방향

외국인이 보유한 외화채권 및 차입 규모는 줄어드는 반면 국내 주식 및 원화채권은 늘어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체 외국인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비슷한 움직임이다. 외화채권 및 차입이 전체 외국인 투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외환위기 직전 50%를 웃돌았다가 2000년대 중반 30% 밑으로 떨어졌으나 글로벌 위기 직전에는 40%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후 다시 빠르게 떨어져 현재는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국내 주식과 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 비중은 외환위기 무렵 10% 수준에 불과했으나 2000년대 중반에는 50%에 달해 외화표시 채권 및 차입 비중을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무렵 크게 하락하여 외화표시 채권 및 차입 비중보다 낮아졌으나 이후 다시 높아져 현재는 50% 수준이다. 외화표시 채권 및 차입 비중을 훨씬 웃돌고 있다.

자본유입 구성 변화에 따른 리스크 변화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외화표시 채권 및 차입 위주에서 국내 주식 및 채권과 같은 증권투자자금 중심으로 바뀌면서 우리나라가 직면하는 외환 관련 리스크가 달라졌다.

외화부도 리스크는 줄어든 대신 잦은 외화 유출입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리스크가 커진 것이다.

외화 표시 채권이나 차입이 과다하면 국제금융시장 환경이 악화될 경우 일시에 만기 연장이나 신규 외화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외화부도 위기에 몰릴 수 있다. 만기상환을 위해서는 조건불문하고 외화매입에 나설 수밖에 없어 외화유동성 부족이 심화 되면서 환율 급등 요인으로 작용한다. 외화채권 발행이나 차입을 통해 외화자금 조달에 나선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의 경우 조달외화를 원화로 바꿔 활용하는 경우 통화불일치 문제로 인해 환율이 급등할 경우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외화채권이나 외화차입 만기연장을 위한 신규 외화자금 조달이 순조롭지않게 되는 것은 국가경제 전체적인 외환부족 또는 신용도 하락에 기인한다. 이 경우 다시 신뢰를 회복하여 외화채권 발행이나 외화차입이 가능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외화부도 리스크는 줄고 금융시장 변동성은 증대

반면 국내주식과 원화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국내 경제주체들의 부도위험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주식과 원화채권을 팔고 나가더라도 곧바로 관련 기업이나 채권을 발행한 주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인해 국내외환시장에서 외환수급에 바로 영향을 미치고 환율이 급등 할 수 있지만, 증권의 발행주체들이 당면하는 통화불일치 문제는 없다. 국내 주식과 채권에 대한 불안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 나가더라도 이로 인해 원화가치가 급락하면 장래 환율 정상화를 예상한 자금들이 빠르게 새로 유입될 수도 있다. 외국인 투자 자들이 쉽게 빠져나간 만큼 다시 쉽게 유입될 수도 있는 것이다. 주식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하면서 환율이 급등하면 이후 재유입되는 경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과 환율이 한동안 일방향으로 움직였던 것과 달리, 위기이후에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유출입이 빈번해지 고 환율도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나 유로존 재정위기, 버냉키 쇼크, 중국경제불안,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외충격이 발생 하는 시기에 외화채권이나 차입을 통한 해외자본유입의 변동성이 크게 치솟는다. 주식이나 원화 채권을 통해 유입되는 해외자본의 변동성 역시 대외충격이 발생할 때 상승하기는 하지만, 외화채권 및 차입의 변동성에 비하면 훨씬 덜하다. 이른바 급작스런 해외자본 유입의 중단을 뜻하는 “sudden stop”이 발생하면서 국내금융시장이 받는 충격은 상당 부분 외화채권 및 차입의 급격한 변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외화채권 및 차입의 변동성은 최근 크게 축소된 상태이다. 대외충격이 줄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외화채권 및 차입 규모가 줄어든데 기인한다. 주식 및 원화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의 변동성도 줄어들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다. 또한 주식 및 원화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의 변동성이 외화채권 및 차입의 변동성과 비교할 때 과거에는 낮았으나 최근에는 거의 비슷하거나 다소 높아지기도 했다. 국내 주식 및 원화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모가 커진 것을 반영한다.

외부충격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의 변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고 작은 대외충격이 발생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국내금융시장이 흔들리는 현상이 반복되곤 했다. 각 충격에 대한 금융변수 반응 정도를 여타 신흥국과의 비교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주가 및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대외충격에 대한 민감도가 점차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여타 신흥국에 비해 대외충격에 대한 반응이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 주가의 경우 미국 신용등급 강등, 미국 금리인상 등의 대외충격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나타난다. 환율의 경우에는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작되면서 상대적인 민감도가 커지기 시작하였다. 반면 외화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 (Credit Default Swap Premium)의 반응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절대적으로도 상대적으로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한국의 대외건전성에 대한 금융시장의 평가는 과거에 비해 개선된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시장에 반영되는 정보에 시시각각으로 반응하는 주가나 환율의 민감도는 여타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즉 외화부도 리스크가 완화된 반면 대외충격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외환리스크 변화와 외환정책

자본유출 및 외화부도에 대한 과도한 우려

우리나라가 실물경제상으로는 선진국으로 대접받고 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여전히 신흥국으로 취급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나라 원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국제통화를 지니지 못한 신흥국의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은 불가피하게 국제금융시장에서 외화표시 차입이나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게 된다. 조달한 외화자금을 국내투자에 사용한다면 통화 미스매치 문제도 발생한다. 자국통화 가치가 하락한다면 외화부채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외 화부도에 빠질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국제통화를 가지지 못한 신흥국이 지닌 원죄 (original sin)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국제통화를 가지지 못한 신흥국으로 남아 있는 한 외환위기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과거 1997년말과 2008년말에 두 번의 외환위기를 겪은 경험도 있다. 유사시에 대비하여 외환 방어막을 튼튼히 하는 등으로 외환 측면에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달라진 경제구조나 외환부문의 건전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이제 여타 신흥국과 분명히 차별되는 면이 있다. 현재의 우리나라처럼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이 고 있고 순대외채권과 순대외금융자산을 지닌 나라가 외환위기를 경험한 사례는 사 실상 없다. 우리나라는 이제 국가 전체적으로 외화유동성이 부족해서 일부 금융기관 이나 기업이 외화부도에 직면하거나 원화가치가 단기간에 급락하는 외환위기를 맞을 가능성에서는 크게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아직 일반의 인식이나 외환정책의 기조는 과거 외환위기의 위험성이 큰 시기에 형성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해외에서 충격이 발생하면 외국인 자금 이탈로 우리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국내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한다. 외국인 자금의 이탈로 국내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커질 수는 있더라도 위기로까지 연결될 정도가 아니라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구조적인 원화절상 압력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도 존재 한다.

자본유출 및 외화부도 방지 차원의 외환 관련 정책

과거 외환위기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단기 과다 외화차입에 기인한 것이다. 대내외적인 충격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고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어 단기 외채에 대한 만기연장이 어려워지면서 국내외환시장에서 외화유동성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환율이 급등했던 것이다. 위기를 겪고 난 후 자연스럽게 단기 외화차입 축소에 초점이 맞추어진 정책이 추진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되어 시행된 거시건전성 3종세트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은행의 단기 외화차입에 대한 과세, 외국환은행의 선물포지션 규제,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원천과세 등을 통해 단기 위주의 외채 만기를 개선하고 단기 차익을 노린 핫머니성 외화자금의 유입을 차단하고자 한 것이다. 실제로 거시건전성 3종 세트는 외채 만기구조의 장기화, 단기성 자금 유입 억제 효과를 나타내 외환건전성 제고 및 외환시장의 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에도 단기외채의 증가를 억제하는데 거시건전성 3종세트는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달라진 경제, 금융 환경으로 인해 외화차입 수요 자체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단기금리의 경우 국내외 금리차가 좁혀져 있고 만기가 5년 이상인 경우에는 미국금리가 한국금리보다 높기도 하다. 단기를 중심으로 한 외화차입에 초점을 맞춘 외환정책 의 중요성이 이제는 약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외환리스크 변화에 따른 외환정책 방향

자본 유입에 비해 자본 유출에 대해 비우호적인 과세

과거 외환이 부족하던 시기에 해외자본 유입을 우대하고 국내자본의 해외 유출은 엄격히 규제했다. 이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에 별다른 제약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아직도 세제 등의 면에서 차별성은 존재한다. 특히 증권투자에 있어 해외증권 투자가 국내증권 투자에 비해 불리하게 작용하는 면이 있다.

채권의 경우에는 국내채권이나 해외채권 투자에 있어 이자소득에 대해서만 과세되고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과세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해외채권 투자시 발생할 수 있는 환차손익도 과세대상이 아니다. 펀드를 통한 채권 투자의 경우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자와 매매차익, 환차익까지 과세된다는 점에서 역시 세부담이 비슷하다.

주식투자의 경우에는 해외투자가 국내투자에 비해 차별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다. 개인이 직접 국내주식에 대해 투자를 할 경우 발생하는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과세되고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과세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대주주의 주식거래, 비상장 주식거래 등에 대해 매매차익 과세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달리 해외 주식에 대해 직접 투자하는 경우 배당소득세와 아울러 매매차익에 대해 과세가 이루어진다. 또한 해외투자의 경우에는 매매차익을 원화로 환산하여 계산하기 때문에 매매차익에 환차익이 포함될 경우 환차익에 대해서도 과세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국내 투자자가 주식에 직접투자를 한다면, 국내 투자가 해외 투자에 비해 조세부담이 가볍다.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의 경우에도 국내외 투자에 있어 세금 부담이 다르다. 국내주식 펀드에 대해서는 배당 수익과 함께 비상장 주식의 매매차익에 대해 과세되고 상장 및 벤처기업 주식의 매매차익은 비과세된다. 반면에 펀드를 통해 해외주식에 투자하게 되면 발생하는 모든 소득이 과세 대상이다. 국내 주식투자 펀드는 매매차익에 따른 배당에는 과세가 이루어지지 않는 반면 해외 주식투자 펀드는 매매차익에 따른 배당에 과세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는 상대적으로 세제 측면 에서 불리하다. 또한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는 환위험에 노출되며 거래비용(환전수수료, 환헷지 수수료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주식에 대해서 국내외 주식투자 사이에 세금 차별이 생기게 된 것은 소득 세법상에서 매매차익과 관련된 양도소득세 부과의 예외 대상으로 국내주식 투자가 인정되지만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언급은 애초에 없었던 데서 비롯된다. 과거 해외주식 투자가 활발하지 않았고 금융투자를 위한 자본의 해외유출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시기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다.

해외자본 유입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원화절상 압력이 커지는 시기에 한시적으로 자본유출을 독려하기 위한 차원에서 해외 증권투자에 대해 세부담을 낮추는 조치가 취해지기도 했다. 과거에도 2007. 6. 1~2009. 12. 31 기간 중에 해외주식투자 관련하여 매매차익에 대해 과세를 제외한 바 있다. 현재도 2015년부터 시작된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비과세 조치가 2017년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해외주식 전용펀드 계좌를 개설하여 투자를 한 경우 환차익과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주식 전용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이 2017년말로 종료되면 2018년 이후의 펀드 투자자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국내주식 및 해외주식 투자간 세제 면에서의 불일치와 차별은 과거 해외자본 의존도가 높던 때의 유산이다. 현재 내국인의 해외투자 중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15% 수준이다. 앞으로 분산투자 차원에서 해외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해외주식 투자 비중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 세제의 형평성과 균형의 관점에서 해외주식 투자시 발생하는 매매차익과 국내주식 투자로부터 발생하는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를 점진적으로 일치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해외주식투자에 대한 비과세를 한시적이고 제한적이 아닌 상시화하는 것이 고려되어야 한다, 또는 세제개편의 일환으로 자산거래차익 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추세에 맞추어 국내주식 매매 차익에 대한 과세 대상을 계속 확대해 나가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시사점

외화유동성 부족 및 외환위기 가능성에서 근원적으로 벗어나기 위해서는 원화의 국제화를 추진하는 방법이 있다. 원화의 국제적인 통용력이 높아지면 외화 의존도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원화의 국제화가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원화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외환자유화가 더욱 진전되고 국외에서 원화의 유통이 늘어 나게 되는 것이어서 원화 유동성에 대한 정책당국의 제어력 약화는 불가피해진다.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제통화를 지니지 못한 여타 신흥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해외자본의 급속한 유입에 뒤이은 급속한 유출이 발생하면서 금융시장이 받는 충격에 노출되어 있다. 공적인 외환보유액과 민간부문의 해외자산이 외환 방어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화유동성 부족이나 외환위기를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만 충격의 발생지에 따라 내국인의 자본유출입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는 있다. 해외에서 발생된 충격이라면 내국인이 해외에 보유한 자산을 환류하는 경향이 일반적일 수 있다. 내국인에게는 원화가 안전자산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 서 발생된 충격이라면 내국인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원화보다는 외화자산을 보유 하고자 할 가능성이 있다. 해외자산이 국내로 환류되지 않고 오히려 내국인에 의한 자본도피(capital flight)가 확대될 수 있다. 과거 중남미의 외환위기는 외국인의 자금유출뿐만이 아니라 내국인의 자본도피에 의해 유발된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자본유출 역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외에도 중국 자국민에 의해 해외자산 보유 및 투자 수요가 늘어난 데 기인한 바 크다.,중국의 성장세 둔화, 기업 부실 우려 확대 등으로 해외자 산이 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주로 해외에서 발생된 충격에 노출되어 왔고 내부적인 문제로 금융시장과 경제 가 크게 흔들렸던 적은 없었다. 최근 우리나라의 내부적인 잠재 리스크로 국제신용평가기관이나 투자은행, 외국인 투자자들이 늘 지적하는 것은 가계부채와 북한 리스크이다. 가계부실 문제가 현실화되어 가계는 물론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거나 북한 리스크가 심화될 경우 외국인 뿐 아니라 내국인들에 의한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보다 현실적인 외환 리스크는 외화 유동성 부족이나 외환위기 발생보다는 증권자금을 중심으 금융시장 교 란 가능성이다. 금융변수의 글로벌 동조화 현상으로 대외 충격이 발생했을 때 국내 주가가 하락하고 금리가 상승하 거나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문 제는 외국인 자금의 이탈로 인해 글로벌 동조화 정도를 훨씬 넘어 국내 금융변수가 민감히 반응하는 것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보유비중이 높지 않아 외국인 자금의 이탈에 따른 충격이 크지는 않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상대적으로 외국인 자금의 이탈에 민감하다.

주식시장은 아직도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에 따라 주가의 등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2017년 6월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보유 주식의 비중이 36.9%에 달한다. 과거 2004년 외국인 보유 비중이 42%였던 것에 비하면 다소 낮아진 것이나, 여전히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큰 편이다. 국내 연기금과 펀드 등을 비롯한 기관투자자
들의 주식 수요 기반이 더 높아지면 증시가 외국인에 덜 휘둘리게 될 것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이 여타 시장 참가자들의 쏠림 현상을 유발하여 환율 등락 폭을 키우지 않도록 때때로 정책당국의 시장개입이 불가피하다. 다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하여 국제적으로 환율조작국 여부에 대한 감시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외환시장 개입이 조심스럽게 이루어질 필요는 있다. 통화가치절하를 위해 일방향으로 상시적인 시장 개입에 나선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장 불안정성이 커질 때에 한해 환율의 지나친 급등락을 막기 위한 쌍방향의 시장개입이라면 국제적으로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한국, 대외충격와도 외환위기 가능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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