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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소득주도성장 여건과 정책효과 제고 방안

주류경제학은 경제성장에서 공급측면 중시
뉴스일자: 2017-07-04

요약
소득주도 성장은 노동소득을 늘리고 분배의 형평성을 제고함으로써 경제의 성장 활력 을 높이는 정책방향이다. 저소득층으로 소득이 이전되면서 경제 전반적인 소비성향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생산확대가 고용증가와 소비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수요증가로 생산능력이 늘어나고 노동비용 상승으로 효율적인 생산성 투자가 확대되면서 단기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성장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국가 성장정책의 주요 방향으로서 명시적으로 소득주도 성장을 제시한 경우는 찾기 어렵다. 다만 내수확대를 통한 성장전략을 채택한 국가들 중 브라질, 일본, 중국 등은 노동소득 확대를 중요한 정책과제로 택했다.
● 브라질은 룰라 대통령 집권시기 중 분배개선과 성장제고를 동시에 달성해 소득주도 성장의 성공사례로 불리기도 했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증가 등의 영향이 컸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 중국은 소비주도 성장으로의 전환을 위해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 등 임금배증 계획을 시행한 바 있다. 수출위축에도 불구하고 연착륙에 성공했지만 소비보다는 투자에 의 한 성장이 이어지면서 기업부채 확대 등 부작용도 커지는 모습이다.
● 일본은 실질임금 상승이 디플레 탈출의 관건으로 보고 적극적인 임금인상 정책을 펴 고 있으나 아직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아직 소득주도 성장의 확실 한 성공사례를 찾기 어렵다.
우리나라에는 소득주도 성장을 제약하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전반적인 기업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지만 한계기업과 자영업이 많아 임금상승이 고용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낮은 국가부채 비중으로 정부의 단기적인 재정확대 여력이 높지만 고령화로 인해 중기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크다. 또한 가계부채와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소비위축 가능성 역시 소득주도 성장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득주도 성장을 시도해 볼만한 이유는 수출주도 성장의 한계이다. 수출에만 의존하는 성장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수를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할 필요성이 높으며 노동소득 증대는 소비를 진작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고령화 등 구조적 소비부진 요인이 우리 경제의 내수침체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노동소득 증대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나라들의 사례와 우리나라 환경을 고려할 때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 첫째, 한꺼번에 변화를 이루어내기보다는 경제시스템이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적인 여지를 두고 정책을 시행해나가야 할 것이다.
● 둘째, 우리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기간별로 정책의 중점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향후 2~3년간은 청년 노동소득에 초점을 두되 장기적으로는 고령층의 빈곤해소에 집 중해야 할 것이다.
● 셋째, 소득증대에 따라 예상되는 소비 확대 부문의 생산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공급 정책이 적절하게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노동소득 증대가 여가수요로 이어질 가 능성이 높은 만큼 관련 인프라를 확충해 인플레압력을 줄여야 한다.
● 넷째, 국가 및 가계부채 확대, 부동산 거품 등 수요확대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 작용에 대비해야 한다.
1. 소득주도 성장론의 배경
최근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우리 주력 산업의 세계수요가 정체되는 가운데 중국 등 후발개도국이 빠르게 뒤쫒아 오면서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첨단 산업에서는 선진국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미래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장치산업 수출을 통해 성장해온 우리 경제는 이제 새로운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아직 확실하게 우리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안적인 성장모델로 소득주도 성장이 주목 받고 있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이론으로 판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일자리위원회 보고서에서는 소득주도 성장을 국정철학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소득주도 성장론은 양극화 심화와 사회경제적 분배•재분배 구조의 왜곡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노동소득을 늘리고 소득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단순히 분배의 정의를 실현하는 것만이 아니라 경제성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1) 소득주도 성장론의 등장
주류경제학은 경제성장에서 공급측면 중시

소득주도 성장은 주류 경제학계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론은 아니다. 경제성장의 동인을 찾아서 성장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는 경제성장론에서는 생산을 수행하는 데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생산요소에 대한 분석을 중시한다. 경제성장은 노동과 자본, 생산성(기술) 등의 생산요소에 의해 결정되며 이들 생산요소를 변화시켜 성장률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한다. 특히 근래의 경제성장론은 생산성의 역할을 강조하여, 교육과 제도, 사회시스템 변화를 통한 경제의 생산성과 잠재성장력 제고를 중시하고 있다.
공급측면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수요의 변화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되어 있다고 본다. 수요증가가 단기적으로 생산을 늘려 성장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공급능력이 높아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결국 가격이나 생산비용의 상승, 부채의 증가 등으로 이어지면서 장기에는 다시 생산이 원래 수준으로 회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정지출 확대 등 수요를 늘리는 정책은 장기적인 성장성 제고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경기순환의 진폭을 조절하는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소득형평성을 통한 성장 제고 주장

그러나 수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단기와 장기의 구분이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던 케인즈의 유지를 계승하는 학자들은 현실세계에서 수요를 조정하는 것이 단기적인 효과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가격의 경직성,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시장이 균형을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수요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경제정책이 성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중에서도 포스트 케인즈 학파에서는 소득분배를 개선함으로써 수요를 늘리고 성장을 높일 수 있다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제시했다. GDP는 생산, 지출, 분배의 측면에서 각각 볼 수 있는데 소득주도 성장론은 소득의 분배 측면에서 접근하는 개념이다. 생산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은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이윤)으로 나뉘게 되는데 이중 노동소득에 귀속되는 비중을 높임으로써 성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소득을 얻는 근로자들은 자본소득을 얻는 사람들보다 소득수준이 낮고 이에 따라 소비성향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소득주도 성장론자들은 노동소득 내에서 분배의 형평성을 높이는 정책 역시 강조한다. 저소득 근로자들은 고소득 근로자에 비해 소비성향이 높기 때문에 저소득자에게로 소득이 이전될 경우 경제전체의 평균 소비성향이 높아지게 된다. 또한 단순히 분배 측면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내수부양을 통해 소비를 확대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도 성장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경제는 균형상태에 있지 않기 때문에 과소소비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임금소득을 늘려 소비를 높여주게 되면 성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소득주도 성장은 노동소득과 자본소득과의 분배, 노동소득 내에서의 분배, 그리고 수요정책을 통한 내수부양이라는 세 가지 경로를 통해 성장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세계적인 노동소득 분배율 하락
소득주도 성장론이 주목을 받게 된 계기가 된 것은 노동소득 분배율, 즉 전체 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의 하락이다. 과거에는 노동소득 분배율이 일정수준에서 고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믿어져 왔으나 1970년대 중반 이후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노동소득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낮아졌다(차트 1).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의 원인으로는 기술의 발전과 세계화에 따른 경쟁확대 등이 주로 지적되어 왔다. IMF 보고서에 따르면 3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IT 분야의 자본축적이 빠르게 이루어진 점이 노동소득 비중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1]. IT 부문의 기술 발전이 노동을 대체하면서 생산에서 자본의 기여가 확대되고 소득분배에 있어서도 자본보유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커졌다는 것이다. IT 기술과 관련된 숙련노동자들은 높은 임금을 받았지만 자본집약적 산업의 특성상 그 숫자가 많지 않았고 새로운 기술에서 소외된 다수의 저숙련 근로자들이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전체 노동소득 증가가 둔화되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화 역시 노동소득 분배율 저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지적된다. 국가간 교역 확대로 그 동안 주변부에 머물던 개도국이 세계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세계적으로 노동공급이 크게 확대되었다. 세계교역 증가로 개도국의 저렴한 노동이 체화된 상품이 교역을 통해 대량으로 세계시장에 공급되면서 제품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에 따른 상품가격 저하는 노동소득 둔화로 이어졌다. 특히 선진국에서는 개도국으로부터의 노동집약적 제품 수입과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생산기지 확대로 저숙련 노동자들의 일자리 상실과 임금저하 현상이 심해졌다.
기술발전과 세계화가 노동소득 분배율을 떨어뜨렸다면 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생산과정에서 노동에 비해 자본의 중요성이 커지고, 또한 개도국의 풍부한 노동력이 세계시장에 공급되면서 노동의 가격이 떨어진 점은 시장기능에 의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이 크다면 인위적으로 노동소득의 비중을 높이는 시도는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결국 노동의 활용도가 낮아지게 될 것이다.

근로자 협상력 저하, 시장집중에 따른 노동소득 저하

반면 소득주도 성장을 강조하는 학자들은 노동소득 분배율 저하의 원인으로 경제외적인 측면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우선 노조조직률 하락 등으로 근로자들의 협상력이 낮아지면서 임금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근로자들이 더 불리한 환경에 처한 점이 지적된다. 금융기능의 발전으로 기업이 국내 실물자본뿐 아니라 해외자산 및 금융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된 점도 근로자의 협상력을 떨어뜨렸다. 또한 기업지배 시장의 발전으로 경영자가 주주이해를 더욱 중시하게 되면서 배당소득 확대와 경영혁신 등에 적극적으로 나선 점도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경제력집중 심화가 노동소득 분배율을 떨어뜨렸다는 주장이 주목 받고 있다. MIT대의 오토르 교수 등은 미국의 기업데이터 분석을 통해 노동소득 분배율이 낮은 거대기업(super star)들의 비중이 높아지는 점이 자본소득의 비중을 높였다고 보았다[2]. 생산성이 높아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기업들이 산업 전체의 매출과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경제 전체적인 노동소득 분배율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자본소득 중에서도 실물자본의 사용을 통해 얻는 수익의 비중은 오히려 줄었으며 독점적 지위 등을 통해 가져가는 이윤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한 연구결과도 제시된다[3]. 시장의 독점이나 근로자의 협상력 저하가 노동소득 분배율 저하의 원인이라면 이는 시장의 균형을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에 노동소득 분배율을 높이는 것이 경제 전체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2) 소득주도 성장 경로

노동소득 증대가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전체 소득은 자본에 대한 이윤과 노동에 대한 임금소득으로 나뉠 수 있다. 자본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노동소득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이자나 배당, 임대료 등 자본에 대한 소득을 얻는 사람들은 고소득층이 많아 소비성향이 낮고 임금소득자들의 소비성향은 높기 때문이다. 소비의 증가는 기업매출 확대로 이어져 투자와 고용을 증대시키고 다시 노동소득을 늘리는 선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이윤 축소에 따른 투자감소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기업의 투자는 미래에 얻을 수 있는 이익의 함수인데 임금상승으로 기업이윤이 줄어들게 되면 기업들이 투자를 할 유인이 낮아지는 것이다. 더욱이 개방경제 하에서는 임금상승이 가격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면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출이 줄어들면서 성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수출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게 되면서 투자가 추가적으로 위축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결국 노동소득 증가가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소득증가에 따른 소비확대 효과가 투자 및 수출위축 효과보다 더 커야 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소비증대 효과가 더 커서 성장률이 높아지더라도 투자가 줄어들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소득주도 성장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노동소득 증대가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는 경로를 강조하고 있다.1 임금이 높아질 때 기업이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를 늘리거나 노동력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주요 연구결과

소득주도 성장론자인 바두리와 말린은 노동소득 확대가 소비, 투자, 수출 등 수요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를 비교함으로써 국가를 소득주도 성장국가와 이윤주도 성장국가로 구분하였다[4]. 노동소득이 늘어날 때 성장률이 높아지는 국가를 소득주도 성장국가(income-led growth regime), 반대로 자본소득이 늘어날 때 성장률이 높아지는 국가를 이윤주도 성장국가(profit-led growth regime)로 보았다.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대부분의 실증 연구들은 이들의 모형에 기초하여 노동소득 확대가 소비, 투자, 순수출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를 비교한다. 노동소득 증대로 인한 소비증가 효과가 투자 및 순수출 위축보다 더 크다면, 그 국가는 소득주도 성장국가로 분류한다. 유럽 등 선진국에 대해 실증 연구들이 시행되었는데 연구결과들은 대부분 국가를 소득주도 성장국으로 분류하였다[5] [6] [7] [8] [9]. G20 국가들의 시계열 자료를 통해 노동소득 분배율과 총수요의 관계를 분석한 ILO(2012)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캐나다, 호주, 중국, 인도 등은 이윤주도 성장국가인 반면, 유로존, 미국, 일본 등의 국가들은 소득주도 성장국가에 속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EU 경제, 혹은 글로벌 경제 전체가 소득주도 성장을 따른다고 분석한 연구들도 있다[10] [11]. 다만 이러한 연구들이 대부분 소득주도 성장을 주장하는 학자들에 의해 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분석의 편향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이분법적 분석은 노동소득 분배율의 내생성(endogeneity)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노동소득 분배율은 외생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의 성장에 따라 내생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소비, 투자, 순수출에 대한 효과의 추정치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14]. 메사츄세츠 대의 스콧 교수는 노동소득 분배율을 변화시키는 여러 정책들이 경제주체들의 기대와 행동을 바꿔 놓음으로써 소비, 투자, 순수출이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노동소득 증가의 효과를 정확히 추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2. 주요국 사례

국가의 경제성장 정책의 주요 방향으로서 명시적으로 소득주도 성장을 제시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스웨덴 등 북유럽식 복지주의나 유럽 사회당 정부 집권기의 경제정책이 노동소득 강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경제성장 목적보다는 분배나 복지의 관점에서 접근한 측면이 강해 소득주도 성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반면 근래 들어 수출중심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내수확대를 통한 성장전략을 채택한 국가들 중에는 노동소득 분배 확대를 중요한 과제로 삼았던 사례가 있다. 우선 소득주도 성장론자들은 2000년대 브라질을 분배와 성장을 모두 달성한 모범적인 예로 지목한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슬로건을 쓰지는 않았지만 일본과 중국 역시 노동소득 증대를 경제성장의 중요한 관건으로 보고 적극적인 소득정책을 펼친 바 있다.

(1) 브라질, 룰라 정부의 분배 중시 정책
경제성장과 분배개선을 동시에 달성

브라질은 룰라 대통령이 집권한 2003~2010년 기간 중 경제성장과 소득불균형 축소를 동시에 이룬 바 있다. 룰라 정부의 주요 정책방향은 첫째, 경제성장에 중요한 장애요인이 되었던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과 둘째, 저소득층의 구매력을 높임으로써 소비시장을 확대하는 것이었다[15]. 명목 최저임금이 인플레율과 2년간 성장률의 합만큼 높아지도록 규정하였으며 연금 등 사회보장 수혜를 최저임금과 연동되도록 하였다. 당시 60% 이상의 연금수혜자들이 최저임금과 똑같은 액수의 연금을 수령하는 등 소득증대 효과가 높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빈민층 소득지원 프로그램(Bolsa Familia)을 통해 가구 1인당 소득이 낮은 가계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는데 2012년 기준 전 국민의 1/4이 혜택을 받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2000년대 대부분 주요 국가들의 노동소득 분배율이 하락했지만 브라질은 2003년 이후 성장률 상승과 함께 노동소득 분배율이 높아지고 지니계수 등 분배형평성 지표도 뚜렷하게 개선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회복도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 브라질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소득정책 기조를 더욱 강화했다. 개인소득세를 인하하고 Bolsa Familia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130만 가구에게 추가적으로 지원을 늘렸다. 또한 경기침체로 경제활동이 위축된 산업분야에서 실업급여 지급기간도 연장해 31만명이 혜택을 보았으며 최저임금과 사회보장 수혜를 꾸준히 인상했다. 이와 같은 소득 확대 정책 강화의 결과 브라질은 금융위기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 기간중에도 소비는 플러스 증가세를 유지한 바 있으며 경제성장률도 2분기만에 플러스로 반등했다.

부채확대 부작용으로 저성장 회귀

그러나 이와 같은 경제적 성과가 모두 소득확대 정책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우선 2000년대 브라질의 성장이 높아진 데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가 크게 작용했다는 점이 지적된다(차트 5, 6). 세계의 공장으로 등장한 중국으로부터의 수요확대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브라질의 수출이 빠르게 늘어난 바 있다. BRICs 국가들의 고성장을 추세적인 흐름으로 판단한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 역시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사실 브라질뿐 아니라 원자재 생산국가들이 2000년대 중반에 대부분 성장세가 높아졌다.
또한 룰라 정부는 저소득층의 소득증대와 함께 금융기관에의 접근성을 높였는데 이는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지면서 소비를 더욱 늘리는 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높은 부채 부담으로 가계와 금융기관의 부실우려가 확대되자 2011년 새로 정권을 이어 받은 호세프 대통령은 가계에 대한 신용공급을 축소시켰고 가계소비 호황은 지속되지 못했다. 더욱이 원자재 가격 약세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복지지출로 재정적자 압박이 커지면서 결국 세율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
룰라 대통령 재임기간 중 정부지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재정이 안정되었던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과 투자가 늘면서 세수가 같이 늘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복지 증가에 따른 수요 확대가 세수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브라질에서는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수요증가가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졌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브라질의 서비스 물가는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노동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확대 효과가 주로 서비스부문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가계소비 자료를 보면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서비스 소비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서비스 부문에서 수요가 늘었지만 서비스 공급의 확대는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서비스 산업 자체가 원래 생산성 증대가 느리기도 하지만 브라질의 부족한 인프라가 생산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지적된다. 노동집약도가 높은 서비스 부문에서 임금상승의 상당 부분이 가격으로 전가되었다. 물가상승으로 소득증대 효과가 줄어들면서 소비확대의 제약요인이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 중국의 임금배증 계획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주도 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 하에 내수주도 성장으로의 전환을 추진하였으며 2011년 제 12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규획에서 소비를 내수확대의 전략적 중점으로 설정했다. 중국정부는 소비가 수출을 대체해서 성장을 이끌어가는 힘이 약하다고 보았는데 그 원인으로 빠르게 확대된 소득불평등과 노동소득 분배율 하락을 지적했다[16]. 중국의 과잉 생산 능력과 지방정부 부채 등 구조적 문제점들이 결국 노동과 자본의 소득분배 불균형에 의해 유발된 수요부족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지니계수는 1998년 0.38에서 2007년 0.49로 급격히 상승하여 분배가 크게 악화되었으며 노동소득 분배율은 1995년 59.1%에서 2007년 46.6%까지 하락한 바 있다.
중국정부가 명시적으로 소득 주도 성장을 공언한 것은 아니지만 노동소득의 확대와 재분배 기능 강화는 소비주도 성장 전략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사회주의 체제의 유산이 남아 있는 중국은 노동소득 확대가 용이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국유기업의 비중이 높아 제품가격과 임금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정책 가운데서 소득주도 성장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는 정책으로 임금배증 계획을 들 수 있다. 중국정부는 2011년부터 최저임금을 매년 13% 이상 인상하고 지방정부 별로 임금상승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근로자 평균임금을 5년 동안 2배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임금배증 계획을 시행한 바 있다. 또한 국유기업 이익을 지방정부 예산으로 환급하는 비중을 5%p 늘려 이를 연금, 건강보험 등 복지확대에 사용하도록 했다. 개인소득세 인하와 가전하향, 이구환신 등 내구재 구매보조금 지급정책 역시 중간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의 실질소득을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

임금 상승에도 소비확대 미진

2010년대 들어 중국의 소득분배가 완만하게 개선되었지만 소득증대 정책이 성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중국의 성장률이 2000년대 10% 수준에서 6~7%까지 낮아졌지만 수출확대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착륙에 성공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동소득 증대가 소비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계획했던 것만큼 잘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성장을 주도한 부문은 소비라기보다는 SOC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투자와 부동산 관련 투자 등이었다. 최종적인 수요라고 할 수 있는 소비 증대가 미진한 상황에서 투자가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과잉공급 우려가 심화되고 투자를 담당한 공기업과 지방정부 부채가 급증해 중국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중요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다(차트 7, 8).
임금인상도 계획대로 잘 이루어지지 못했다. 2011~12년 지방정부는 최저 임금은 평균 20% 이상 인상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기업들의 생산비용 증가와 수익성 저하 우려가 커지고 최저임금 인상을 우회하는 탈법사례가 늘어나면서 2015년부터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10% 미만으로 낮아졌다. 2016년 최저임금을 인상한 지방정부는 전국 31개중 9개에 머물렀으며 5년간 임금상승률은 70%대에 머물렀다. 평균 임금상승률도 2011~12년에는 11.2%에 달했으나 점차 낮아져 2016년에는 8%대에 그쳤다. 임금상승이 소비증가와 생산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아 기업들의 임금상승 여력이 점차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3) 일본의 실질임금 인상 노력

아베 정부는 우파 성향이 강하지만 노동소득 확대에 관해서는 급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베노믹스가 엔화가치를 떨어뜨려 기업수익성을 높이고 고용을 증대시키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실질임금을 높여 소비를 끌어올리는 선순환을 이루지는 못했다는 점이 중요한 한계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실질임금은 2010년대 초반 미진한 상승에 머물다가 2014년부터는 다시 마이너스 증가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실질임금 상승이 저조한 원인에 대해 몇 가지 요인들이 지적된다. 엔고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장기간의 어려움을 겪었던 일본기업들은 엔저로 수익성이 높아졌지만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 간주하면서 명목임금 인상을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 종신계약의 전통하에 임금결정을 기업에 맡기는 문화가 강하다는 일본 노동시장의 특징도 일조하고 있다. 또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은퇴하는 고임금 근로자가 늘어나고 저임금의 젊은 근로자로 대체되는 점도 평균임금 하락 요인이다[17]. 더욱이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으로 은퇴자들이 낮은 임금의 파트타임 근로자로 재취업하면서 추가적으로 평균 임금을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중요하게 지적되는 부분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이다. 엔고에 따른 기업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990년대 후반 비정규직 고용 범위를 확대하는 등 노동시장의 규제 완화가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일본의 비정규직은 1990년 20%에서 2007년 34%로 급증한 바 있다(차트 9).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의 경기회복기에도 임금이 정규직의 60% 수준에 불과한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나면서 고용증대가 노동소득 증대로 잘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임금인상과 비정규직 차별 철폐 주력

아베 정부는 임금인상에 대한 강한 정책의지를 보여왔다. 2013년 임금을 인상한 기업들에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소득확대 촉진세제를 도입한 바 있다. 또한 아베 총리는 2013년부터 노사정 회의에서 직접 재계에 임금인상을 요청하는 ‘관제춘투’에 나서는 등 기업들의 임금인상을 적극적으로 독려한 바 있다.
정부의 요청을 거부하기 어려운 대기업들이 지난해까지 평균 2% 이상 임금을 인상하는 등 정책의 성과가 어느 정도 나타났지만 전체 고용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500인 이하 중소기업들은 임금인상에 소극적이었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엔저 효과 약화로 기업실적이 악화되고 보호무역주의 움직임 등 세계경제 불확실성도 높아지면서 대기업들도 임금인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속적인 임금인상을 위해서는 생산성 증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들어 아베 정부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 축소를 강조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동일노동-동일임금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는 정사원과 같은 일을 하는 비정규직의 임금뿐 아니라 수당이나 휴가 등 각종 복지 수준을 정사원과 같도록 한다는 것이다. 2019년까지 동일노동-동일임금 체제를 도입한다는 목표 하에 금년 중 관련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을 연 3%씩 높이고 예산지원을 통해 보육 교사와 간병인 등 저임금 직종의 보수를 높이는 등 임금 인상 정책도 지속해갈 계획이다.

일본의 임금인상에 대한 IMF의 권고

IMF는 일본 경제의 고질적인 소비부진과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해 물가와 임금수준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한 바 있다[18]. 정책당국의 직접적인 개입은 경제주체의 선택을 왜곡하고 비효율성을 낳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급진적인 정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MF가 정부 개입을 권고한 것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로 노동자들의 협상력이 낮아 실질임금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낮은 실업률과 노동부족으로 타이트한 일본의 노동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임금인상의 여력이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특히 일본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OECD에서 네 번째로 낮아서 최저임금 인상을 중심으로 정부가 임금에 개입할 여지가 있다. IMF는 연간 3%의 최저임금 인상이 GDP 성장률을 0.5p%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임금인상을 위한 마땅한 정책적 수단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IMF와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속의 경제학자 2명은 공동 기고문을 통해 임금 인상을 위한 6가지 정책을 제시한바 있다. 이를 정리하자면 ①기업이 임금인상을 할 때까지 법인세 인하 연기, ②공공부문의 선도적 임금인상으로 민간의 임금인상 유도, ③최저임금 5% 이상 인상, ④정부 관할권이 있는 산업부문의 임금상승률을 물가상승률과 연동, ⑤이익 증가율에 비해 적정수준의 임금인상을 하지 않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가산세를 부과, ⑥노동생산성 증가율만큼의 임금인상을 하지 않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원칙준수•예외설명(comply or explain) 의무를 부과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의 실현가능성 여부와 함께 기업이익의 처분에 대한 정부의 강제가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정부가 이처럼 노동소득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로 소비위축이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임금인상과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통해 가계의 구매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민들의 일하려는 의지를 높여 고용감소의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3. 우리나라의 소득주도 성장 여건

(1) 노동소득 분배율 추이

주요 선진국들에서는 1990년대 이후 노동소득 분배율 하락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우리나라는 노동소득 분배율 지표의 해석이 쉽지 않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공식적인 노동소득 분배율 통계는 1975년 40% 수준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2016년에는 64% 수준까지 높아졌다(차트 10).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시적으로 낮아지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상승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자영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특수성에 기인한 바 크다. 자영업자의 소득은 임금이 아니라 자본소득으로 분류된다. 자영업 형태가 대부분인 농림어업 비중이 꾸준히 낮아져 왔고 2000년대부터는 서비스 부문에서도 자영업자 수가 줄어들면서 자본소득의 비중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영업자의 소득은 투자한 자본에 의해 벌어들이는 소득과 자영업자 자신의 노동을 투입해 벌어들이는 소득이 혼재되어 있는 만큼 이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 조정방법에 따라 노동소득 분배율의 추이가 다소 다르지만 자영업 효과를 고려할 때 전반적으로 노동소득 분배율은 2000년대 중반까지 하향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2. 다만 선진국에 비해 노동소득 분배율 하락 속도는 완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다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자영업 비중을 조정한 기준으로 국제비교를 해보면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은 주요 국가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다(차트 11). 이는 우리나라 생산활동의 상당 부분이 영세자영업에 의해 이루어지면서 자본의 활용보다는 노동의 투입이 많이 이루어지고 또한 투입된 자본으로부터의 수익창출이 높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노동소득 분배율 변화를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금융 및 보험, 도소매 음식숙박, 교육 등 주요 산업에서 노동소득의 비중이 하락했다. 1993년 대비 2014년 중 광업부문의 노동소득 분배율이 15%p 이상 낮아졌고 제조업과 금융업, 도소매 음식숙박업, 문화서비스업 등에서도 분배율이 뚜렷하게 하락했다. 이 기간중 부가가치 비중이 뚜렷하게 높아진 제조업 부문이 전체 노동소득 분배율 저하를 주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동소득 분배율 하락 요인을 산업구조 측면에서 분해해보면3 노동소득 분배율이 낮은 산업의 비중이 높아진 데 따른 효과가 -2.5%p, 각 산업의 노동소득 분배율이 낮아진 데 따른 효과가 -3.0%p로 나타난다.

(2) 소득주도 성장의 제약요인

임금인상 여력 낮은 한계기업 및 자영업 많아

노동소득 확대는 기업 및 자영업의 임금지불, 정부의 임금지불 및 이전 지출, 세금인하 등을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소득주도 성장이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제 내에 노동소득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커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평균적인 수익은 지난해와 올해 뚜렷하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8.4% 늘었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6.1%로 높아졌다.
평균적으로 보면 기업들이 임금을 높이거나 고용을 확대할 여력이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도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2000년 23.8%에서 2015년 37.7%로 빠르게 상승했지만 영국(40.5%), 독일(42.7%), 프랑스(50.3%) 등 선진국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평균적인 기업들의 수익성은 높아졌지만 기업간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일부 기업에 이윤이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되었다. 산업의 집중도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2000년대 초반 이후 증가흐름을 보였다(차트 17). 상위 기업들은 임금인상 여력이 있지만 노동투입 비중이 크지 않아 임금을 높여도 전체 노동소득을 늘리는 효과가 크지 않다. 반면 수익성이 낮은 기업들은 노동비용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임금인상에 따른 충격이 클 것이다. 2016년 기준 영업이익으로 이자지불도 못하는 기업들이 전체 기업의 33.9%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더욱 우려되는 부문은 자영업이다. 201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가구의 소득은 5,611만원으로 상용근로자가구 소득 6,341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근로소득자에 비해 자영업자의 소득 편차가 훨씬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시 종업원을 쓰는 자영업자 중 상당수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의 고용 축소 및 폐업이 늘어날 경우 노동소득 증대효과가 축소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정부 단기 재정확대 여력 높으나 중기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정부는 민간부문의 노동소득 증대를 유도하는 한편 공공부문 임금인상이나 재정지출을 통해 가계의 실질소득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의 국가부채 규모로 보면 공공부문의 노동소득 증대 및 정부의 재정정책 확대 여지가 큰 편이다. 공공부문 근로자 비중이나 GDP 대비 국가부채 규모가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차트 18). IMF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노르웨이 다음으로 재정여력이 높다[21].
향후 복지부문에서 정부역할이 확대될 필요성도 크다. 우리나라의 사회보장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미흡하다. GDP 대비 사회보장비 지출 비중은 10.4%로 OECD 평균인 21.0%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복지지출 확대는 저소득층의 실질소득을 높여 소비를 진작시키는 효과가 크다.
이처럼 단기적인 재정 여력이 크지만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를 감안할 때 국가부채가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내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되며 이후 고령화의 속도는 선진국 중에서 가장 빠르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복지나 고용 등과 관련된 지출은 경직성이 높아 재정부담이 장기화되기 쉽다. 고령화 초기에 지출계획을 과도하게 설정할 경우 국가부채가 빠른 시간 내에 가파르게 늘어날 수 있다. 과거 일본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재정지출을 확대하면서 국가부채/GDP 비중이 8년 만에 50%에서 100%로 늘어나는 경험을 한 바 있다.

구조적인 소비제약 요인 - 가계부채와 고령화

일단 노동소득이 늘어나게 되더라도 소득 증가가 소비증가로 잘 연결되어야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비성향 차이가 크기 때문에 노동소득 증대 및 소득분배 형평성 제고로 저소득층이 수혜를 입을 경우 소비를 늘리는 효과가 클 것이다. 하위 20% 가계의 소비성향은 100%를 넘어서 소득 증가시 상당부분이 소비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고령화 등 소비증가를 제약하는 구조적인 요인들이 존재하고 있다.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약 170%로 주요국들에 비해 높다(차트 19). 가계부채가 확대되는 시기에는 가계의 예산제약이 줄어들어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확대된 가계부채가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되면서 가계부채 규모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노동소득이 늘어나더라도 상당 부분이 부채상환에 이용되면서 소비로 연결되는 통로가 제약될 수 있는 것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국가재정뿐 아니라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60세 이상 고령층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는 가구원수를 조정하더라도 전체평균의 84%에 불과하다. 고령층은 사회활동과 야외활동이 적다는 물리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 데다 우리나라에서는 노후대비 부족으로 인해 소비를 절약하는 경향이 더욱 높게 나타난다. 공공연금 등 공공부문에서의 노후대비가 부족한 가운데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와 저금리로 필요자산의 규모가 커지면서 60대 이상 연령층의 평균소비성향이 30대 이상의 전 연령층에서 가장 낮은 이례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밖에 노동소득의 증대가 기업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투자가 둔화되거나 생산이 해외로 나갈 가능성도 있다. 앞에서 보았듯이 우리 주력산업에서 대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출기업들은 비용상승에 따른 부담을 크게 느낄 수 있다. 우리 대부분 주력품목에서 중국이 빠른 속도로 자본과 기술을 늘려가고 있다. 선진국의 보호주의 흐름도 유의해야 하는 측면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자국 내 생산을 강조하면서 수출기업들이 생산지를 미국으로 옮기도록 압박하고 있다. 국내 임금 등 생산비 상승이 보호주의와 맞물릴 경우 신규 투자를 해외에서 집행할 유인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

(3) 소득주도 성장을 시도해 볼 만한 이유

이처럼 여러 제약요인에도 불구하고 소득주도 성장을 시도해 볼 근거는 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수출주도 성장의 한계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성장에서 수출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수출증대가 투자와 소득증대로 이어지면서 소비 등 내수경기로 확산되는 것이 일반적인 경기상승국면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세계교역 위축은 우리 수출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의 평균 성장세를 2% 대까지 끌어내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교역이 위축되고 있으며 특히 우리 주력제품인 장치산업에서는 과잉공급 우려까지 겹치면서 생산과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쪽에서는 우리 경제의 높은 수출비중으로 노동비용이 높아질 때 수출의 위축이 더욱 심해질 것을 우려한다. 높은 수출비중뿐 아니라 근래 들어 중국, 일본 등과 주요 산업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생산비용 상승에 따른 충격이 크게 나타날 것이다.
반면 수출 주도성장이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는 내수부문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게 제시된다. 그 동안 내수부문은 수출경기에 따라 수동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에 따라 양적 및 질적으로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내수가 수출과 함께 경제성장을 이끌어가는 것은 국민들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세 저하를 막기 위한 중요한 과제이다. 수출에만 의존하는 성장방식의 한계가 뚜렷한 상황에서 소득분배를 통해 내수시장을 키우는 소득주도 성장을 시도해볼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득주도 성장을 어렵게 하는 구조적 소비제약 요인의 존재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소득주도 성장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경제성장세가 뚜렷이 저하되는 시기에는 경제주체들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산되면서 소비저하가 생산과 고용을 위축시키고 이에 따른 소득 감소가 다시 소비를 위축시키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대 후반 이후 소비성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소비부진의 악순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득주도 성장은 이러한 악순환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4.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제언

수출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이 멈추어 있는 상황에서 내수부문이 수출과 함께 최종수요를 이끌어갈 필요성이 크다. 분배 형평성 제고가 중요하다는 사회적 합의도 이루어져 있는 상황이다. 노동소득 증대를 통해 분배를 강화하고 내수성장을 도모하는 정책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에서 보았듯이 노동소득 확대가 단기적으로 경제성장을 높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경제의 잠재성장 능력을 높일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노동소득 확대를 통해 내수성장을 꾀한 국가들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성과를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다른 나라들의 사례와 우리나라 환경을 고려하여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고려할 방안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꺼번에 변화를 이루어내기보다는 경제시스템이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적인 여지를 두고 정책을 시행해나가야 할 것이다. 중국은 임금배증 계획 시행 초기 최저 임금을 연 20%가 넘게 인상하여 결국 목표를 달성했지만 적응하지 못한 기업들의 어려움이 컸고 시행 후반기에는 정책 실효성이 낮아진 바 있다. 특히 영세 자영업과 한계 중소기업이 다수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은 이들 부문의 생산을 위축시켜 고용에 충격을 주고 결과적으로 노동소득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시 상대적으로 저임금을 받고 있는 청년층이나 여성근로자의 고용감소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 최저임금 준수율을 높이는 정책들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최저임금은 점진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 해소는 소득확대 목적뿐 아니라 청년고용 대책 및 분배적 정의 측면에서도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 역시 중소 사업체들이 적응할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 일본은 2019년까지 동일노동-동일임금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우리나라도 제반 상황을 고려하여 적정한 시행스케쥴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원만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경제의 적절한 임금 및 고용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포스트 케인지언 경제학에 의하면 임금이나 가격은 단지 수요와 공급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힘(social power)들이 작용한 결과이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들간의 적절한 합의를 통해 경제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소득수준을 제고하는 정책적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 또한, 소득주도 성장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적절한 증세 규모, 시점, 증세대상에 대한 국민적 설득 역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소득증대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의 생산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공급정책이 적절하게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가계소비 통계를 보면 소득이 늘어날수록 소비 비중이 높아지는 부문은 주로 여가문화 관련 서비스이다. 단체여행이나 스포츠 서비스 등 야외활동 관련 부문의 소비확대 여지가 높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프라가 부족해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서비스 만족도가 높지 않은 부문이다. 공급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의 수요확대는 가격상승으로 이어져 실질적인 소비가 늘어나지 못할 수 있다. 인플레 압력 증대는 소득주도 성장의 중요 사례로 꼽히는 브라질에서 나타났던 주요 부작용 중 하나이기도 하다. 더욱이 국내 여가서비스 부족으로 소비자들이 해외여행 및 해외스포츠 활동으로 눈을 돌릴 경우 수요증대가 국내 성장에 기여하지 못해 성장의 선순환이 이루어지지 못할 수 있다. 우리 국민들에게 중요하지만 여건 부족으로 소비하지 못하는 여가문화나 의료건강 부문을 핵심추진 산업으로 선정해 정책의 힘을 집중시키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국유지의 활용성 증대와 여가 관련 인프라 구축, 제도정비 등을 통해 내수산업의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셋째, 우리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기간별로 정책의 강조점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향후 2~3년간은 청년층 일자리 증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청년 고용난을 해소하고 우리나라 인적 자본의 훼손을 막는 방안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에 있어서도 자격이나 경력요건을 강조하기보다는 청년층 고용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0년 이후에는 청년인구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고용난이 완화되고 고령화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령층 빈곤문제 해소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고령층에 특화된 일자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공적 노후보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재정건전성 저하, 가계부채 등 수요확대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 내수주도 성장을 채택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장기적으로는 국가부채 증가를 경험한 바 있는데 이는 정부지출 확대가 성장을 높여 세수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에 따른 급격한 재정악화 우려가 큰 만큼 시행가능한 장기 재정건전화 계획의 토대 하에 정부지출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강조하고 있지만 주택가격 거품과 가계부채 확대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과소비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했던 80년대말과 90년대 초반 경상수지의 적자 전환 및 부동산 가격 급등을 경험한 바 있으며 2000년대 초반의 카드거품 시기 중에도 주택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장기 잠재성장세 저하 등을 고려할 때 부동산 가격의 대세상승은 멈춘 것으로 보이지만 저금리와 내수부양책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부동산거품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여 거품발생 우려 시 대출규제와 신용심사기능 확대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제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노동소득 분배율 높아지면 순수출 줄고 소비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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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야 ICT 신기술 사업화 동향 및 기술개발 전략
코로나19는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직원 몰입은 조직 성공의 열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총아, 애그테크·스마트농업
ICT 융합•공유경제 확산,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 확대
코로나 위기 대응, 뉴 노멀 後 기업위상 좌우
현대적 팀 구성을 주도하는 주요 기술

 

[경제] 한국 기업 수익성, 주요국 중 최하위 수준
[경제] 불확실성 걷히기 시작한 인도 경제
[경제] 한미간 금리역전, 한국경제 성장성 제고로 해결해야
[경제] 디지털 혁신이 전통 소재 산업을 바꾼다
[경제] 한국 기업 부채상환능력 문제 없나
[경제] 세계 석유기업의 화학사업 투자 확대
[정보통신] 5G 서비스가 넘어야 할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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