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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17-2021 중기경제전망

최근 세계경기 호전의 동인은 공급조정
뉴스일자: 2017-04-26

최근 세계경기가 상승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반등은 수요확대보다는 공급조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감산으로 유가가 상승하고 과잉공급 능력 조정으로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디플레 우려와 개도국 위기 리스크가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재고조정이 마무리되고 내구재 소비 싸이클이 상승국면으로 돌아서는 등 경기순환적 측면에서의 회복 흐름도 나타났다.
세계경기의 하향추세가 일단 멈추었지만 하반기부터는 반등의 힘이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상, 내구재 소비 둔화 등으로 미국의 성장활력이 낮아지면서 지속적인 수요확대를 견인할 힘이 크지 않다. 유가상승이 멈추면서 개도국의 경기회복세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적으로 세계경기는 3% 내외의 부진한 성장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고령화와 핵심 생산연령인구 둔화로 수요활력이 약해지고 노동부족에 따른 생산차질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는 보건의료 등 노동집약적인 서비스 소비를 늘려 인력 부족 현상을 가중시킬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 등 노동제약을 극복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들이 세계경제 성장세를 높이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국가간 분업이 약화될 것이라는 점도 성장 제약요인이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상반기 중 2% 후반에 이르겠지만 하반기에는 다소 낮아지면서 연간으로 2.6%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세계경기의 상승 활력이 둔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무역제재 및 중국의 사드 보복 등 통상환경 악화 역시 지속적으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금리 상승,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주택 수요가 둔화되면서 신규 분양 및 착공이 위축될 것이라는 점도 하반기 경기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경제의 성장 저하 추세는 중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교역 부진이 계속되고 원화가 강세압력을 받으면서 향후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기 어려울 것이다. 거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정부지원에 힘입은 중국기업들이 추격해 오고, 첨단산업 분야 기술을 선점한 선진기업들과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입지가 더욱 좁아질 우려가 크다.
특히 올해를 시작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이후 연간 20만명 이상씩 줄어들면서 성장잠재력 하락을 가속시킬 것이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세계적으로 매우 빠르게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20~40대 인구 감소로 내구재 등 소비 활력이 저하되고 장기성장에 대한 기대가 계속 저하되면서 소비성향 역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 규모에 비해 과도한 것으로 판단되는 건설투자의 둔화 흐름 역시 중기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5년 평균 국내경제 성장률은 2.2%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이후에는 20대 인구가 감소하면서 청년실업 문제가 점진적으로 완화되겠지만, 당분간은 수요 위축에 따른 성장 저하로 청년취업난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최근 2% 이상으로 높아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성장세 저하, 원화 강세로 다시 1%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성장흐름과 함께 예상되는 국내외 경제의 중기적인 주요 변화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령화로 노동집약적 서비스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생산가능인구가 둔화되면서 세계적으로 노동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하겠지만 향후 5년 내에는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보인다. 첨단 산업 등 젊은 층의 노동력이 필요한 직종에서 인력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제까지 글로벌화 과정에서 하향흐름을 보이던 노동소득 분배율도 다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강대국 주도의 자국이기주의가 확산될 전망이다.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지도자들의 권력이 강화되고 큰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개입주의적 정책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미국이 주도하는 보호무역주의 흐름은 트럼프 정부 집권시기 중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수출주도 성장이 멈춘 개도국 역시 내수확대를 위해 통상규제를 강화할 우려가 있다. 미래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산업육성 정책 경쟁도 심해지면서 우리나라에 중요한 위협요인이 될 전망이다. 한편 통화정책의 효과가 약화되면서 재정정책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풀어놓았던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이 지속될 것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로존도 통화완화에서 통화긴축으로 선회하면서 국제금리는 전반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다만 전반적인 세계경기의 부진이 예상되고 일본과 중국은 통화완화 정책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여 금리인상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역시 국제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아 시중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비우량 기업들의 자금 조달 사정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넷째, 글로벌 유동성 회수 과정에서 향후 5년 내 국내외적인 위기발생 우려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2000년대 경제위기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집중되었다면 향후 위기는 개도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 우선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투자자금의 선진국 회귀로 인해 취약 개도국의 외환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기업 구조조정 지연으로 부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중국에서도 기업도산과 외국자본 이탈 등에 따른 금융위기 리스크가 남아 있다. 유로존에서는 중기적으로 통합의 힘이 약화되는 점이 그리스의 부채위기나 이탈리아의 은행위기 리스크를 심화시킬 수 있다.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둔화되는 과정에서 부실화되는 한계 가구가 늘어나고 원금상환부담 증가로 소비가 감소하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북핵 문제의 향방도 매우 불확실해 중기적으로 수요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섯째, 대부분 국가들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지역별 명암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이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와 기업들의 높은 혁신 역량 등을 바탕으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유럽과 일본은 기업경쟁력 제고도 기대하기 어려워 저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도국 중에서는 모디 총리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개혁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의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생산지로서의 매력도 저하, 인구 고령화, 부채 문제 등으로, 러시아와 브라질은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부재로 인해 2000년대 중반의 고성장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1. 국내외 경기 전망

(1) 세계경기 전망

최근 세계경기 호전의 동인은 공급조정

2010년대 이후 하향추세를 지속하던 세계경기가 최근 들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흐름의 변화는 가격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낮아졌던 유가가 50달러 수준까지 올랐고 철강, 전자부품 등 제조업 제품 단가도 하락세를 멈추거나 상승세로 돌아섰다. 0%대에 머물던 선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디플레 우려가 줄어들었고 주요 원자재 생산 개도국들은 수출단가 상승으로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차트 1).
가격상승을 촉발시킨 것은 수요확대보다는 공급조정이다. 유가가 상승한 것은 저유가에 따른 수출감소와 재정악화를 견디지 못한 OPEC 산유국들이 적극적으로 감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과잉공급이 우려되던 철강, 전자부품도 중국의 생산능력 감축 및 M&A를 통한 구조조정으로 가격하락이 멈추거나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말부터는 선진국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이 회복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미국의 내구재 소비 싸이클이 지난해부터 상승흐름으로 돌아서면서 관련 부문의 생산증가로 이어졌다. 또한 재고조정이 일단락되면서 미국기업들이 다시 재고를 쌓기 시작한 점도 생산확대 요인이다. 가격상승으로 디플레 우려가 줄어든 유로존과 일본 역시 성장세가 꾸준하게 이어졌다. 선진국의 수요증가와 원자재 생산 개도국의 경기회복으로 세계교역이 증가하면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출증가세가 높아지고 있다. 가격 상승과 물량 확대 등으로 기업매출이 늘어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심리가 살아나고 있으며 주가도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경기분위기가 밝아지는 상황이다.
결국 세계경기 반등은 우선 공급조정이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디플레 리스크를 줄였다는 점, 그리고 경기순환적인 측면에서 그동안 수요보다 생산을 더 위축시킴으로써 경기하향을 가속시켰던 요인들, 즉 재고조정이나 과잉공급능력 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부터 상승흐름 약해질 전망

그러나 세계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경기순환적 측면에서 하락세는 멈추었지만 지속적인 수요확대를 견인할 힘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미국이 세계경기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으나 이러한 힘이 하반기부터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실업률이 4.5%까지 낮아져 노동시장이 완전고용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른 임금상승 압력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미연준은 올해부터 금리를 꾸준히 인상할 계획이다. 금리인상은 투자나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며 특히 주택경기를 둔화시켜 건설투자나 주택관련 내구재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미국의 내구재 소비 싸이클 역시 올해 중에는 하향흐름으로 돌아설 우려가 있다(차트 3). 2010년 이후 미국의 내구재 소비는 2년 정도의 주기를 보여왔는데 지난해 초부터 올해 초까지 1년간 상승흐름이 나타났기 때문에 금년 중 흐름이 꺾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미국의 내구재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경기를 주도해 온 미국의 성장세 둔화는 세계교역의 상승활력을 떨어뜨리고 경제주체들의 기대심리를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산유국을 비롯한 개도국 경기 회복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배럴당 20달러대의 초저유가에서는 벗어났지만 유가가 계속 오르기보다는 50달러 내외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경기회복 주도력 저하로 세계교역 증가세가 둔화되고 유가상승 효과도 점차 약화되면서 개도국 경기도 빠른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다. 상반기 경기반등으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3.4%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 상승의 힘은 점차 약해질 전망이다.

고령화와 보호주의로 향후 5년 성장률 3% 수준으로 하락 전망

중기적으로 세계경기는 3%대 초반의 부진한 성장흐름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성장세가 높아지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고령화의 지속이다. OECD국의 15~64세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은 2000년대 0.75%에서 지난 5년간 0.2%로 낮아진 데 이어 향후 5년에는 0.1%로 둔화될 전망이다(차트 5). 핵심 생산 및 소비연령이라고 할 수 있는 25~55세 인구는 마이너스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된다.
주력 경제활동 연령층의 감소는 내구재나 주택 등 생산파급효과가 큰 산업부문의 수요를 약화시켜 경제 전반의 수요활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노동부족에 따른 생산차질도 점차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주요 국가에서 인력부족에 따른 생산차질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다. 고령층은 보건의료 등 노동집약적인 서비스 소비 비중이 높아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인력부족 현상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기술 습득이 쉽지 않은 고령층의 비중 증가는 생산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공지능이나 스마트카, 로봇 등 노동을 대체하면서 생산성을 끌어올릴 기술들이 꾸준히 발전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노동제약을 극복하고 세계경제의 성장세를 다시 높일 수 있는 요인이지만 수년 내에 실물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확대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으로 표현되는 신기술의 발전 속도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증기기관이나 자동차,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기술과 제품의 등장이 실물경제 활동에 확산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 바 있다. 컴퓨터 기술이 등장하면서 미국 기업들은 1970~80년대부터 IT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노동생산성 상승이 본격화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였다. 향후 수년간은 새로운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는 속도보다는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경제 성장흐름을 약화시킬 또 하나의 요인은 국가간 분업이 약화되면서 각국이 비교우위가 있는 산업 부문에 특화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1990년대 글로벌화가 본격화되면서 세계경제의 생산기지 역할을 한 개도국은 선진국의 기술과 자국의 노동력을 결합해 빠른 생산성 증대를 이룰 수 있었고 선진국 역시 개도국으로부터 공급되는 저렴한 원자재 및 중간재를 활용해 보다 기술집약적인 부분에 집중할 수 있었다. IT기술의 확산과 함께 글로벌화 역시 세계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면서 2000년대 고성장을 이끌었던 주요 요인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최근 나타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와 국가간 통합의 약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등 선진국의 자국 내 생산 유치를 위한 수입 규제와 자국산업 지원은 세계교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는 결국 비교우위가 높지 않은 지역에서 생산이 이루어지는 결과를 초래해 세계적인 생산성 저하 요인이 된다. 더욱이 수출을 통해 성장하기 어려워진 개도국들이 수입대체를 통한 내수확대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교역부진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크다.
향후 5년 세계적인 위기발생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에는 국가간 자금흐름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위기 가능성이 커진다. 향후 세계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가간 협력이 약화되고 미국 금리는 인상되면서 금융취약국이나 부채리스크가 큰 국가들이 위기상황을 맞을 수 있으며 이는 다시 세계교역과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할 때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다소 반등할 여지가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최근 수년간의 부진한 모습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 5년 평균 3.3%를 기록했으나 향후 5년간은 3.1%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 국내경기 전망

경기 반등흐름 강하지 못할 것

세계적인 회복흐름과 함께 근래 들어 국내경기의 분위기도 밝아지는 모습이다. 연초 수출이 두 자리 수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수출호전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정치적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가운데 그동안 크게 늘었던 수주를 바탕으로 건설투자도 아직까지는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부진에도 불구하고 주택경기 호조에 따른 건설투자 확대와 부양책 효과에 따른 소비증가 등 내수부문의 선전이 성장세를 끌어올렸다면 올해 들어서는 수출활력이 높아지면서 경기회복을 이끌어가는 수출주도형 성장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차트 8). 내수부문에서 추가적인 활력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향후 국내경기 흐름은 수출경기와 유사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수출이 우리 경제를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이끌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호조 품목은 석유 관련 제품이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일부 산업에 국한되어 있으며 자동차, 조선, 무선통신기기 등 다른 주력품목의 수출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전자부품산업의 수출호조가 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지만 고용유발 효과가 낮아 소비 등 내수경기 파급효과는 제한적이다. 원유가격 상승이 멈추면서 석유 및 화학제품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경기도 세계수요 상황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다. 향후 미국의 내구재 싸이클이 점차 하향흐름으로 돌아서면서 전자부품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도 있다.
더욱이 금리인상에 따른 미국의 성장세 둔화와 원자재 생산개도국의 회복 한계, 미국 보호주의와 유럽의 정치불안 등으로 세계경기의 상승활력은 올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4월 환율조작국 지정은 피했지만 어려워진 통상환경이 수출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비관세 장벽을 확대하는 한편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대미흑자 품목의 관세를 높일 우려가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 역시 지속되면서 대중 소비재 수출과 관광서비스 수입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건설투자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점도 하반기 우리경제 성장률이 높아지기 어려운 요인이다. 그동안 신규공급된 물량이 건설투자로 이어지면서 당분간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질금리 상승과 여신심사 강화 등으로 주택수요가 점차 둔화되면서 신규 분양 및 착공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경제 성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건설투자 성장률이 뚜렷하게 낮아지면서 하반기 회복흐름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 경제는 수출회복으로 상반기 중 성장률이 2% 후반에 이를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에는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2.6%로 지난해보다 낮은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적으로 수출주도 성장 어려워

중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하향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측면에서 보면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다. 최근 세계교역이 회복되고 있지만 유가상승 등에 따른 일시적 반등의 의미가 크며 추세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아직 제조업 수요회복을 이끌만한 제품이나 산업부문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세계적으로 고령화에 따른 서비스 중심의 수요확대 추세가 강화되면서 제조업 성장세 둔화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 등 세계경기를 주도하는 국가들이 자국생산을 강조하면서 글로벌 임밸런스(국가간 무역불균형)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세계경제가 교역을 통해 성장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국가간 경쟁 측면에서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중국기업과의 기술력 격차가 계속 축소되는 가운데 앞으로 수요가 확대될 첨단 산업 분야에서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최근 주요 산업부문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기술력 격차는 1년 이내로 좁혀졌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반면 혁신역량 지수나 글로벌기업의 영업이익률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선진국의 차이는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적극적인 정부지원을 배경으로 향후 중국기업들은 우리 산업을 잠식해갈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기업은 원천기술력과 자본력의 강점을 최대한 이용해 첨단산업 분야의 기술을 선점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과 선진국 기업 사이에서 우리 기업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우려가 크다. 규모는 줄어들겠지만 경상흑자가 지속되면서 원화가 절상압력을 받는 점도 가격경쟁력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1970년대 이후 수출이 성장을 이끌면서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당분간 수출주도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영향 본격화

더욱이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선다. 올해는 1만명 이내의 소폭 감소이지만 2020년부터는 연간 20만명 이상 줄어들면서 감소폭이 점차 확대될 것이다. 과거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겪은 나라들은 성장세가 급락하거나 경제위기를 맞는 경우가 많았다.1 일본의 경제활동인구 감소는 장기침체기간 중 발생해 불황을 장기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남유럽의 재정위기 발생기간도 생산가능인구 감소기간과 일치해 생산인력 감소가 조세수입을 떨어뜨리고 재정지출을 확대시킨 요인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단기간 내 위기 발생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도가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빨라 중장기적인 성장세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다.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도는 일본, 독일보다 빠르며 체제변환기 대규모 인력유출로 인구가 감소했던 동유럽과 맞먹는 수준이다. 향후 5년 30~40대 인구는 지난해보다 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2020년부터는 20대 청년층 인구 감소도 가속될 전망이다(차트 11). 20~40대 인구 감소가 장기적으로 계속되면서 내구재 등의 소비활력을 떨어뜨리고 주택건설 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낮아진 가계소비 성향 역시 단기간 내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비 성향이 급락한 것은 장기성장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노후대비를 위해 가계부문이 저축을 늘렸기 때문이다. 연금고갈 우려로 공공연금의 노후보장 역할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소비성향이 다시 회복되기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건설투자 역시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면서 성장활력을 떨어뜨리는 부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경쟁력 저하와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결국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차트 12). 수출경쟁력 저하는 우리나라의 자본축적을 둔화시키고 생산성 향상을 어렵게 할 것이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근로시간 축소로 노동투입은 빠르게 줄어들 것이다. 향후 5년 우리나라의 평균 성장률은 2.2%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낮은 물가상승세 지속되고 인력부족 현상 점차 가시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수요위축이 심화되면서 당분간 실업률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용노동인력 역시 줄어든다는 점에서 실업률 상승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은 당분간 3%대 후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0년 이후부터는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가속되면서 인력 부족 문제가 점차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위축에 따른 성장저하와 베이비붐 에코세대인 20대 인구 증가로 2019년까지는 청년취업난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2020년 이후에는 20대 인구가 감소하면서 청년실업 문제가 점진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이상으로 높아졌지만 이는 유가상승과 조류독감, 구제역 등 농축산물 공급충격에 따른 측면이 크다. 유가상승이 멈추고 농축산물 공급충격이 완화되면서 소비자물가는 2% 아래로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향후 경제성장률 저하 추세가 지속되면서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원화도 절상압력을 받으면서 소비자물가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기적으로 1%대 중후반의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세 저하, 금리 상승으로 주택경기 둔화

2015년 이후 우리 경제 성장세가 2%대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건설투자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급격한 경제위축을 막는 역할을 한 바 있다. 지난 2년간 급격하게 늘었던 분양물량을 바탕으로 주택투자가 이어지면서 올해에도 건설투자는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이후 건설투자 활력은 점차 낮아질 전망이다.
가격이나 매매량 등 주택경기는 올들어 이미 활력이 뚜렷하게 둔화되었다. 주택 매매거래는 지난해 10월 16만건을 정점으로 감소해 올 1, 2월 평균 10만6천건까지 줄었다. 주택가격 역시 상승세가 점차 둔화되며 전월 대비 거의 정체되는 모습이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여전히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대구, 경상도 등 일부 지방에서는 주택가격의 하락세가 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주택 경기의 둔화는 주택공급이 단기간 내 크게 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1년~2013년 3년간 평균 21.5만호씩만 공급되었다가, 2014년 이후 지난 3년 동안에는 연평균 29.4만호로 늘었으며 올해와 내년에는 36만호, 42만호에 이를 것으로 조사되었다. 빠른 공급증가로 주택 실수요가 충족되면서 주택 임대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가계부채의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규제 강화도 주택수요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기적으로 보더라도 경제성장세가 저하되면서 미래소득 전망이 어두워지는 가운데 주택보유 비용이라고 할 수 있는 금리는 오르면서 주택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중금리 1%p 상승 시 가계의 주택구입능력은 약 5~6%p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화로 주력 주택구입연령인 30~40대 인구가 감소하는 점도 중기적으로 주택 건설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 낮아질 전망

토목건설투자는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반등하기보다는 중기적으로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장기간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GDP 대비 투자비율은 여전히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이어서 추가적인 조정 필요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에서는 늘어나는 사회복지지출 수요를 감안해 2020년까지 SOC 재정지출을 연평균 6%씩 축소할 계획이다.
우리경제의 건설자본스톡, 즉 건물이나 도로 등 건설투자로 이루어진 총자본규모를 추계해보면 지난해 기준 GDP 대비 2.8배 수준에 달한다(차트 13). 2002년부터는 선진국 평균 수준을 넘어섰다. 건설투자율(GDP 대비 건설투자비중) 역시 15%로 높은 수준이어서 현재의 건설투자율이 지속된다면 건설자본스톡 비중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게 되는데 이 경우 건설자본의 과잉공급 우려가 커지게 된다*. 향후 건설투자 증가율이 성장률을 하회하면서 건설투자율이 점차 낮아지는 경로가 예상된다.

2. 주요 경제흐름

(1) 노동시장 : 인력 부족 심화

세계경제는 노동투입형 성장 지속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투입이 둔화되고 생산성 증가세가 크게 꺾인 가운데 노동투입은 꾸준히 늘어나면서 세계경제는 노동투입형 성장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3~2007년의 호황기 평균 2.9% 성장에서 지난 5년간 2.1%로 성장세가 낮아졌지만 고용증가율은 1.4%에서 1.6%로 더 늘었다. 중국 역시 11.6% 성장률에 달하는 2000년대 중반 고성장기와 7.3% 성장에 머문 지난 5년간의 평균 고용증가율이 모두 1%대 중반으로 유사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성장이 주로 노동집약적인 서비스•건설 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2000년대 호황기와 2010년대 주요 산업별 성장을 살펴보면 제조업 부문의 둔화추세가 뚜렷하다(차트 14). 세계 제조업 성장률은 2000년대 호황기에 5.1%에서 2010~2015년에는 2.7%로 크게 떨어졌다. 서비스업의 경우도 성장세가 둔화되었지만 제조업보다는 완만했다. 특히 노동집약도가 높은 건설투자는 2010년대에 활력이 더 높아진 바 있다. 저금리에 따른 주택경기 호조와 경기부진을 막기 위한 정부의 지원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도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보건복지, 외식 등 노동집약적인 서비스 중심의 수요확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반면 제조업 부문에서는 수요확대를 주도할만한 뚜렷한 제품이 등장하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부진한 성장이 예상된다. 결국 서비스 산업 중심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성장활력 둔화 속에서도 노동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생산가능인구 증가세 둔화로 노동부족 심화

반면 앞에서도 보았듯이 세계적으로 생산가능인구 둔화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부터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앞으로도 감소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유로존, 일본 역시 생산가능인구 감소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차트 15). 생산가능인구 중에서도 생산성이 낮은 60대 고령층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 등과 같이 아직 노동력 활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국가에서는 여유노동력이 많지만 세계교역이 둔화되고 생산이 자국 내에서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보호주의 흐름 속에서 개도국의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을 것이다.
향후 노동인력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노동력 확대는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점차 노동부족 현상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요 국가들에서 이러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완전고용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독일, 일본 역시 실업률이 하락하고 구인배율(구인자수/구직자수)이 높아지면서 근로자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일본의 유효구인배율이 지난해 말 기준 1.4배로 199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 기업들의 40%가 숙련노동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역시 노동부족이 본격화될 것에 대비해 로봇도입을 통한 생산자동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지만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것인지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단순노동을 중심으로 기존 일자리들이 사라지겠지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수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노동력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최근 MIT 대학의 에이스모글루 교수는 로봇 도입 속도에 대한 가정을 이용해 새로운 기술이 근로자를 대체하는 정도를 추계한 바 있는데 이에 따르면 미국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35만명씩 일자리가 줄어들게 된다2. 그러나 미국이 향후 5년 예상되는 1.7% 성장을 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취업자수는 매년 196만명에 달한다. 미국의 생산가능인구 증가가 연 44만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전히 110만명 이상의 근로자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유럽이나 일본, 중국 등 미국보다 고령화가 더 빨리 진행되는 국가들은 노동부족 현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게 될 것이다.

노동소득 분배율 상승흐름 예상

1990년대 이래 세계적으로 노동소득 분배율의 하향추세가 지속된 바 있다(차트 16). 하향추세의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들이 제시된 바 있는데 대표적인 주장은 세계화로 인해 중국 등 개도국으로부터 저렴한 노동력이 세계시장에 유입된 결과라는 것이다. 낮은 노동비용에 따른 저가 제품이 선진국 시장에 유입되면서 선진국과 개도국 근로자가 간접적으로 경쟁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에 따라 임금상승이 멈추고 노조의 협상력도 약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세계적인 공급능력 확장으로 대규모 설비를 기반으로 하는 장치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자본에 돌아가는 분배 몫이 높아졌다.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에서는 노동소득 분배율의 하락 추세가 일단 멈춘 상황이다. 임금상승이 본격화되지는 않았지만 노동투입이 꾸준하게 늘어난 데다 세계적인 공급과잉 우려와 함께 장치산업의 성장세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향후 생산가능인구 둔화로 노동투입 확대여력은 줄어들었지만 임금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선진권을 중심으로 노동소득 분배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산업 중심의 성장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교역 둔화와 보호주의로 선진국과 개도국 근로자간의 경쟁도 약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 정부 : 큰 정부와 자국이기주의

지난해 미국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당선된 가운데 중국의 시진핑, 일본의 아베, 러시아의 푸틴 등 주요국에서 지도자들의 권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이러한 지도자들이 대거 득세하게 된 데에는 세계 각국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이 크게 작용했다.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용 사정 악화, 소득 불평등 확대 등으로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감이 고조되었다. 인구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 한계산업 구조조정, 신성장산업 발굴 등 극복해야 할 경제적 난관들은 늘어났지만 국가부채가 늘어난 가운데 통화정책의 효과는 약화되면서 정책적 대응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경제적 난관들을 돌파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주요국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글로벌 경제 환경이 향후 상당 기간 크게 바뀌기 어려워 큰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개입주의적 정책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주도하는 보호무역주의, 글로벌 확산 우려

미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경제 성장 둔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보호무역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견해도 확대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에는 보호주의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무역적자 규모를 불공정한 교역관계의 증거로 보고 있는데 단기간 내 대규모 적자가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정지출이나 감세 등 의회 동의를 필요로 하는 정책의 시행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통상규제 정책이 강하게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보호주의 정책 방향을 살펴보면 우선 자국 내 반발이 적은 반덤핑, 반보조금 등 비관세 장벽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소명부족을 이유로 징벌적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데서 볼 수 있듯이 비관세 장벽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자의적인 조치들이 이어질 전망이다. 비관세장벽 확대나 환율조작국 지정 압력을 이용해 NAFTA, 한미 FTA 등 무역협정을 미국에 유리하게 수정할 가능성도 높다. 또한 이미 자동차, 전자 등 일부 업종에서 가시화된 것처럼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무기로 외국 글로벌 기업들에게 미국 내 공장 건설을 압박하는 상황도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은 다른 나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 전반적인 세계교역의 위축으로 각국은 자국 내 수요를 통해 성장할 필요성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방법으로 중국 제품에 대한 무역장벽을 유지하고 있는 유로존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에 편승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교역 위축, 수출 둔화, 자국 경기 악화로 상황이 어려워진 개도국도 비관세장벽을 높이면서 보호무역주의가 경쟁적 양상을 띨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내수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교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등 수출중심 국가들의 어려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과 중국의 산업정책 강화

보호주의 강화와 함께 정부의 자국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그동안 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시장경쟁을 왜곡시킬 수 있고 WTO 무역규범에 위배되기 때문에 자제되어 온 측면이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으로 표현되는 미래 산업부문은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지 않아 무역규범 위반 우려가 적은 데다 이 부문에서의 경쟁력이 국가의 장기적인 성장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인프라 확충과 미래 산업기술의 표준 선도 등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은 제조업의 자동생산체계 구축을 목표로 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인더스트리 4.0’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민관 공동으로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을 구성하고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자율주행, 드론테크, 핀테크 등 유망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민관전략프로젝트’와 함께 노동집약적 5대 산업의 노동생산성 제고를 위한 로봇공학 육성을 위한 ‘로봇新전략’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불공정 무역 행위에 해당된다는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산업에 대한 지원을 미래 산업 육성과 병행할 전망이다. 2025년까지 제조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하에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하고 IT, 기계, 항공우주, 해양 등 10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명시적으로 2025년까지 한국을 따라잡겠다고 밝히고 있는 데다 실제 중국 제조 2025의 주력 지원 산업이 한국과 상당 부분 겹쳐 우리 기업에 중요한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차트 17). 특히 중국은 자국산업 육성을 위해 보호주의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기업의 진입을 유도해 기술을 취득한 뒤 투자 지분을 제한하고 과실송금을 규제해 운신의 폭을 좁히는 정책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재정정책 중요성 커질 전망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통화완화 정책이 한계에 이르면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IMF, OECD 등 국제기구들 역시 미약한 세계경제 회복세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와 함께 공공투자 확대, 인프라 확충 등 적극적인 재정 집행을 권고하고 있다.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의 정부 부채를 지고 있는 일본에서 재정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주요국들이 정부 부채 증가에 다소 둔감해진 것도 향후 재정 지출 확대가 예상되는 이유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재정확대를 주도해갈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는 법인세 및 소득세를 인하하고 인프라 투자를 늘려 적자재정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가부채 확대에 대한 우려로 당초 공약한 대로 지출 확대가 모두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수요확대를 위한 재정의 역할 강화라는 방향성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IMF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중기적으로 GDP 대비 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로 통화정책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 재정정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지난해 경착륙 우려로 건설 및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재정적자가 GDP대비 4% 수준까지 확대된 바 있다. 중국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완만한 수준의 감속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자를 통한 정부부문의 수요 확대가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자 확대는 단기적으로 성장세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불확실하다. 정부지출이 확대되면서 민간투자를 구축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 국가부채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3) 금융시장 : 유동성 회수의 시기

향후 5년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풀어놓은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차트 18). 오랜 기간 지속된 통화완화로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나 자산가격 거품 증대 등 부작용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세계경제 부진이 지속되면서 유동성 회수를 위한 금리인상은 완만한 속도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세계 금융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다. 미국과 유로존 등 선진국 금리 인상으로 그동안 신흥국에 대거 유입되었던 국제 투자자금이 선진국으로 회귀하면서 금융 및 외환시장에 수시로 충격을 발생시킬 것이다. 국제투자자금의 유입 둔화 또는 이탈이 예상되는 신흥국 지역을 중심으로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 압력이 높아지면서 위기리스크도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통화 긴축은 미국과 유로존이 주도

미국은 올해 2~3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며 향후 5년 이내에 정책금리를 3%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올해 3월 FOMC에서 공개된 미 연준 이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16명의 이사 중 10명이 미국의 적절한 정책금리 수준이 3% 이상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금리인상과 함께 추가적인 통화긴축 수단으로서 양적 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이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미국의 중기 경제성장세가 1%대 중후반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제 정책금리 인상은 예상보다 완만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경기 진작을 바라는 트럼프 역시 저금리 정책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의 경우 1%대 중반의 경기회복국면이 올해까지 3년째 이어지고 인플레 압력이 점차 높아지면서 미국에 이어 통화완화에서 통화긴축 기조로 선회하는 다음 선진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로존은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 양적 완화 규모 축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마이너스인 정책금리 역시 점진적으로 플러스 수준으로 높여갈 전망이다.
반면 일본은 점차 0%대 중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귀함에 따라 양적 완화, 마이너스 금리 등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당분간 추가적인 버블 형성을 막기 위해 통화완화를 자제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지만, 경제성장률이 6% 내외로 하락하는 가운데 기업 부실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금리 인하 등 추가 통화완화 가능성이 남아 있다.

엔화 및 위안화는 달러 대비 약세 전망

미 달러화는 이러한 미 연준의 통화 긴축 움직임, 여타 선진국 대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미국 경제 흐름 등을 반영하여 향후 여타 주요 통화 대비 전반적인 강세가 예상된다. 유로존의 경우 중장기적인 성장세는 미국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보다 뒤늦게 시작한 통화 긴축 기조 전환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유로화는 향후 달러화 대비 소폭의 강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일본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엔화는 달러 대비 약세가 예상된다. 다만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할 때마다 안전자산으로서의 엔화의 위상이 부각되면서 엔화 약세는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중국 경제의 감속 성장 및 통화완화 가능성, 기업 부채 버블 붕괴 리스크 등을 감안할 때 위안화는 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는 국제통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일본 경제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일본 중앙은행이 전례 없는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도입하거나,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중국의 통화 완화 정책이 기업 부실화와 맞물려 위안화 약세에 대한 전망의 쏠림 현상으로 이어질 경우 엔화 또는 위안화의 가치가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대두될 우려가 있다. 신흥국 통화들은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장세를 반영하여 달러화 등 국제통화 대비 전반적으로 가치가 하락할 전망이다.

국내 금리 완만한 상승 전망, 원화는 절상 압력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본유출 우려 등으로 인해 한국은행은 내년 중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적인 성장 저하 및 1% 대의 인플레 전망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은 느린 속도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채권수요 둔화로 국내 시중금리는 올해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실기업 구조조정 리스크가 상존하고 한계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자금시장의 자본조달 금리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한 금융감독기관의 대출 억제 정책 지속 및 이를 반영한 금융기관들의 대출금리 인상 역시 시중금리 상승요인이다. 회사채 수익률은 향후 5년 평균 2.6% 수준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취약업종의 업황이 악화되면서 2012년 중반 이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향후 더욱 확대되는 등 비우량 기업의 자금조달 사정은 상대적으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차트 19).
달러화 강세 흐름 속에서도 원화는 다소 절상될 가능성이 높다. 원자재 가격의 안정추세가 이어지면서 현재 GDP의 7%에 달하는 경상수지 흑자가 쉽게 줄어들기 어려워 원화가 지속적인 절상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의 환율압박도 지속되면서 원화절상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성장률 저하로 미국과의 성장률 격차가 크게 좁혀지면서 외국에서 투자기회를 찾는 움직임이 확대될 것이라는 점은 절상폭을 크지 않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향후 5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20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4) 높은 위기 리스크

위기의 충격은 개도국에 집중

1980년대 이후 오일쇼크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글로벌 경제위기는 약 30년에 한 번, 동아시아 외환위기, 유럽 재정위기 등 국지적 위기까지 포함하면 5년에 한 번 꼴로 위기가 발생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한지 이미 5년이 경과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5년내 위기가 다시 도래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과거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 글로벌 자본이동이 빨라지면서 금융시장이 취약한 국가들에서 금융위기가 빈발했다는 것이다(차트 20). 2015년 말 이후 재개된 이번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의 충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는 성장 잠재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부채나 거품 등을 이용해 성장을 인위적으로 유지시켰다가 일시에 조정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진한 성장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주요국들이 제로 금리, 양적 완화, 마이너스 금리 등을 통해 대규모로 풀어놓았던 통화가 회수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후폭풍이 우려되는 이유다.
2000년대 경제위기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촉발되었지만 향후 위기 가능성이나 발생 시 충격은 개도국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선진국은 지난 위기기간 중 가계와 정부의 부채조정에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개도국의 경우에는 세계교역 위축의 충격으로 내수를 부양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채나 자산거품이 늘어난 국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세계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미국금리가 인상되는 과정에서 취약 개도국의 경제상황이 급변할 리스크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

개도국 외환위기, 중국의 부채 버블 붕괴, 유로존 위기 재발 우려 높아

향후 발생 가능성이 높고 국내외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3가지 경제위기는 개도국 외환위기, 중국의 부채 버블 붕괴, 유로존 위기 재발 등이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자금의 선진국 회귀로 인해 취약 개도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크다. 높은 무역수지 적자와 과중한 단기 외채 부담, 부족한 외환보유고 등으로 외환시장 체질이 취약한 개도국이 대상이 될 것이다. 지난 2013년 5월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 선회 시사로 촉발된 버냉키 쇼크 당시, 브라질, 인도네시아, 인도, 터키, 남아공 등 5개국을 취약국(fragile five)로 지목했던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말, 멕시코, 인도네시아, 남아공, 터키, 콜롬비아 등 5개국을 새로운 취약국(new fragile five)로 지목한 바 있다. 최근 세계교역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이들 국가의 위기 우려가 다소 줄었지만 경기여건이 악화될 경우 다시 리스크가 부각될 여지가 크다.
중국의 부채 버블 붕괴 리스크의 경우 발생 가능성은 개도국 외환위기에 비해서 낮지만, 일단 현실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20%씩 급증해 온 중국의 기업부채는 지난해 상반기말 기준 중국 GDP의 168%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되었으나, 실제는 이보다 훨씬 부채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는 중국정부가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을 통해 부실기업들의 대규모 도산을 막아 왔지만, 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향후 중국의 경기가 지속적으로 하강할 경우 이들 한계기업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
향후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위안화 약세 전망으로 중국에서 자본이 대거 이탈할 경우 중국으로서는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최근 수년 간의 주식시장 제도 개선, 위안화 환율 결정의 시장화 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중국 당국의 금융시장에 대한 통제력이 약화될 경우 대규모 기업 도산이 현실화되고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금융시장 경색으로 중국 경제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유로존의 경우 올해 선거에서 당장 극우정당이 집권당이 될 가능성은 낮지만 중기적으로 성장활력의 저하가 지속되면서 EU 통합을 반대하는 정당의 지지율이 꾸준히 높아질 경우 EU 탈퇴를 둘러싼 정치적 혼란이 계속될 수 있다. 유로존 통합이 약화될 경우 자체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할 가능성이 낮은 그리스 등 취약국들에 대한 지원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그렉시트 우려와 유사한 금융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이 긴축기조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이미 은행권 부실이 심각한 이탈리아,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의 은행위기 리스크도 확대될 우려가 있다. 유로존의 금융위기는 세계적 신용경색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취약개도국의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가계부채와 북한 위협, 국내경제 불안 요인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 불안과 북한핵 위협 등이 주요 불안요인이 될 것이다. 가계부채의 경우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및 적용 대상 금융기관 확대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향후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계부채 부실화 및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이다. 가계수지 적자 가구나 영세 자영업자의 대출 수요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제도권 금융기관들에 대한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한계 가구의 재무적 곤경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의 확대는 가계 소비여력을 떨어뜨려 주택가격 하락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전반적인 내수경기 부진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긴장국면 역시 중기적으로 지속될 우려가 크다. 북한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핵탄두 소형•경량화 기술을 입증하기 위한 시도를 반복하면서 트럼프 정부의 강경노선과 충돌하고 있다. 미국, 중국, 북한 등 정치 수장의 성향이 강경하고 정책 예측이 어려운 국가들의 정치적 판단이 향후 북핵 문제의 향방을 결정하게 되는 만큼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북핵문제는 지속적으로 투자나 소비심리를 악화시키면서 우리경제 성장의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5) 지역별 명암

중기적으로 세계경제가 부진한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부분 국가들의 성장세가 지난 5년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경계를 넘어 인구구조가 상대적으로 젊고 내부적인 개혁의 힘이 강한 국가들에서는 성장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원자재 수출이나 교역을 통해 성장해왔던 국가들, 급속한 고령화를 겪는 지역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미국 성장세 상대적으로 높을 전망

중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은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로존이나 일본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성장여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차트 21). 중남미로부터의 이민자 유입과 이민가정의 높은 출산율 등으로 고령화가 더디게 진행된다는 것이 긍정적인 측면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제한 정책이 장기성장세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완전고용 수준에 이른 노동시장을 고려할 때 규제가 강하게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래 산업부문에서 기업들의 혁신 역량이 높다는 점 역시 장기적으로 미국경제 성장의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차트 22). 구글이나 아마존, 테슬라 등 혁신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첨단기술을 주도해가면서 신산업 수요를 선점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산업에서의 높은 원천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미국으로 우수인력과 기업이 집중되는 현상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중기적으로 잠재성장률에 가까운 1%대 중후반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잠재성장률이 0~0.5% 사이로 추정되고 있어 중기적으로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 향후 5년간 생산가능인구가 240만명, 전체 인구도 220만명 감소하면서 인력부족에 따른 성장률 저하가 우려된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대규모 재정확대로 성장세를 높였지만 재정적자 부담이 커지면서 정책 효과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은 중기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유로존 통합도 점차 약화되면서 성장활력을 높이기 어려울 전망이다. 유로존의 기업 경쟁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기업 50개 중 미국기업은 31개, 중국기업은 8개였으나 유럽기업은 7개에 불과하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규모가 엇비슷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500대 기업에 비교해 유럽 500대 기업의 시가총액은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유럽 기업들이 오랫동안 신기술 투자와 M&A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기업 경쟁력이 쇠퇴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4차산업 혁명에 대한 대응도 미국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의 중기 성장률은 1%를 넘어서기 어려울 전망이다.

BRICs: 인도, 나홀로 고성장

개도국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인도의 성장전망이 높게 평가된다. 정치적 개혁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화폐개혁에 따른 혼란이 있었지만 올해 3월 5개주 선거에서 모디가 이끄는 인도 국민당(BJP)이 압승을 거두면서 국민들의 모디 개혁에 대한 지지가 확고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9년 모디의 총리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핵심 개혁 정책들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부문별로는 소비가 주요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해 공무원 임금 및 연금이 14~25% 가량 인상되고 도시근로자 평균 임금상승률도 10%에 육박하는 등 소득수준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UN 추계에 따르면 2022년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대국으로 부상하면서 구매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중기적으로 7% 가까운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 개도국들은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생산지로서의 매력도 저하 현상이 가속되며 제조업 투자 및 생산증가세가 꾸준히 둔화될 것이다. 가파른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에 남아있던 노동집약적 산업도 베트남 등지로 옮겨가는 추세다. 중국 정부는 올해 11월 시작되는 시진핑 집권 2기에는 기존에 강조해왔던 고성장보다는 안정성장에 방점을 둘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 급격한 인구고령화 역시 성장 둔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1980년 중국정부가 도입한 1가구 1자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이미 2015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향후 5년내 1,400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추계된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3,800만명 증가하면서 노인부양 부담은 빠르게 높아질 것이다. 기업과 지방정부 부채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외환 및 금융시장 변동성 역시 높을 것으로 전망되어 향후 5년 6% 수준으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추세가 멈추면서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지역 모두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없어 2000년대 중반과 같은 고성장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우주, 신재생 에너지 등 첨단 산업에 투자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으나 서방제재로 기술 도입 및 R&D 투자가 부진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남성 기대수명이 짧아 인구감소 추세가 지속되면서 경제는 활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1억명을 넘는 러시아의 생산가능인구는 향후 5년내 200만명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인구 역시 72만명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브라질은 GDP 대비 10%에 육박하는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개혁에 착수했으나 개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차트 24). 정부는 향후 20년간 실질예산지출 규모를 동결하기로 하고 연금 수령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등 강도 높은 개혁안을 제출, 연방의회의 심의•표결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하는 국민들이 파업에 나서고 있으며 개혁안이 통과되더라도 강도 높은 긴축정책으로 소비 지출이 위축되는 등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회 확대되는 신흥국: 베트남, 이란, 인도네시아

기타 신흥국 중에서 상대적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국가는 베트남, 이란, 인도네시아 등이다. 이들 국가들은 정치적 안정성이 높아지거나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흐름을 보인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차트 25).
베트남의 경우 중국을 대신하는 생산기지로 부상하면서 연평균 5~6%대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치상황이 안정되어 있는 데다 평균 임금이 중국의 1/4 수준에 불과해 생산지로서의 이점을 노린 외국인직접투자가 지난 10년간 5배 가까이 증가한 바 있다. 인프라 투자 역시 GDP 대비 5.7% 규모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인구도 9,200만명을 넘어서 대규모 내수시장 역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란은 지난해 미국과의 핵협상 이후 상반기 7.4% 성장하며 잠재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인구 8천만으로 중동에서 이집트 다음으로 큰 인구대국이며 GDP 규모로도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는 대규모 내수시장을 갖추고 있어 소비 확대를 통한 성장도 기대된다. 인구의 2/3 이상이 고등교육을 받아 노동 생산성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다만 트럼프 정부와의 갈등 확대는 리스크 요인이다. 중기적으로 5% 대의 성장이 예상된다.
인도네시아도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신흥국 중 하나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꾸준한 개혁을 통해 군부 권력을 약화시키고 민주주의 체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등 정치 안정성을 개선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2억 6천만이라는 거대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구의 60% 이상이 35세 미만으로 풍부한 노동력과 구매력을 바탕으로 4~5% 성장이 유지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경제성장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평가되고 있는 인프라 투자가 GDP대비 3% 미만으로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 외환시장 체질이 약해 경제위기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향후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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