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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생산가능인구 감소 시대 경제성장과 노동시장

단기적 실업증가 후 점차 노동부족으로 전환
뉴스일자: 2017-03-08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게 된다. 고령화에 따른 성장세 변화는 완만하게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단계에 이르면 변화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경험한 국가들의 평균 성장률은 감소시점을 전후해서 급격하게 낮아졌다. 이는 경제위기를 동반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지만 인구구조 변화도 위기의 촉발 및 장기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구축소로 성장잠재력이 낮아졌지만 재정확대나 부동산경기 부양 등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던 국가들이 주로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일본의 90년대 주택거품 붕괴는 주력 주택구입연령인구 감소에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주력소비연령 인구의 감소로 주택 및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줄어들면서 침체가 장기화되었다는 구조적 수요저하설도 제시된다. 남유럽 국가는 1980년대 이후 급격히 낮아진 출산율로 재정위기를 전후한 2009~2013년중 모두 생산가능인구 감소기에 진입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재정부담 확대가 국가부채 증가를 가속시킨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독일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이후에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생산인구 감소 당시의 실업률이 높아 노동공급에 여유가 있었다는 점, 이후 생산성 확대를 통해 노동공급 부족을 어느 정도 생쇄할 수 있었다는 점이 성장세를 유지시킬 수 있었던 요인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초기에는 오히려 실업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는 경제위기 등으로 수요위축이 심했기 때문이다. 수요위축의 충격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실업률이 낮아지고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인력난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어나게 된다. 독일처럼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성장세가 저하되지 않은 국가는 노동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노동생산성에 큰 변화가 없다면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장기적으로 고실업보다는 노동부족 및 인력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령층 인구는 일정 기간 후에 노동시장을 완전히 떠나게 되지만 소비활동은 계속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이후 약 20년 후에 노동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보통신 분야를 비롯해 고령자에 대한 간호서비스와 소매, 외식산업 등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으며 기술 및 노하우 단절 등이 산업경쟁력 상실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은 감소 초기부터 컴퓨터 등 하이테크 업종을 중심으로 구인난이 심했으며 현재도 전문과학, 소프트웨어 등 숙련노동자와 교사, 보육교사 등 부문에서 인력부족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동유럽은 경제불안으로 생산인력이 해외로 이탈하면서 노동부족으로 경기침체가 심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의 특징은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유럽 주요국가들은 고령층이 인구의 14%를 넘는 고령사회 진입 이후 10~20년만에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했지만 우리나라는 내년에 고령사회에 진입해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먼저 발생한다. 유럽 선진국에 비해 출산율 하락이 가파르게 이루어지면서 젊은 층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이것이 고령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40대 이하 젊은 층 인구의 감소가 동시적으로 발생하면서 청년층 인력을 고령층이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경제위기와 결합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부동산 거품이나 국가부채에 기대어 성장세를 유지한 정도가 위기경험국가에 비해 크지 않다. 그러나 급격한 충격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우리경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2020년대 평균 2% 미만으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질 전망이다.
수요부진에 따른 성장저하 추세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실업률이 높아지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위기나 장기침체를 겪었던 국가들에 비해 실업률 상승의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상승기간도 길지 않을 것이다. 실업률이 낮아지면서 점차 노동력 부족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 층 인력 부족현상이 더욱 우려된다. 베이비붐 에코세대 인구증가로 2019년까지는 20대 청년층 인구가 늘어나면서 청년실업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 청년인구는 빠르게 줄어들게 된다. 10년 후인 2027년 전체 생산가능인구가 현재보다 7% 줄어들 때 20대 청년인구는 20% 이상, 140만명 가량 감소한다. 청년실업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실망실업자를 비롯한 대기인력이 상당한 수준이나 현재 20대 실업자와 ‘쉬었음’ 인구를 합산해도 65만명 수준이다. 이러한 유휴 인력을 모두 투입할 수 있다 해도 다가올 청년인력 감소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특히 세계경기의 하향흐름이 멈추고 국내적으로도 소비위축의 악순환 현상이 진정되면 노동부족이 주된 성장제약 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10년 내에 노동부족이 성장을 제약하는 주요인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며 상대적으로 젊은 층 인력에 대한 부족현상이 더욱 우려된다. 고령화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의료보건 및 젊은 층 노동인력 비중이 높은 첨단제조업을 중심으로 노동부족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다가올 인력부족에 대비해 청년 인력의 질을 높이고 외국의 고급인력 유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시급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경제위기

우리 경제는 올해부터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감소로 돌아서게 된다.1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15~64세 인구는 1960년 1,370만명에서 2016년 3,763만명까지 계속 늘어왔지만 올해 3,762만명으로 줄어들게 되며 이후 점차 빠른 속도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우리 경제에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기존의 고령화와 관련된 다수의 연구결과들이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영향을 설명할 수 있다. 저출산이 생산가능인구를 줄이고 고령인구 비중을 높이기 때문에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유사한 문제점들을 야기한다.
그러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고령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 이상을 의미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일반적으로 고령화가 상당 기간 진행된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중에서도 고령화 속도가 빠른 국가들을 중심으로 근래 들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단순히 고령화 문제를 대하는 것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상황에서는 대응방안이 더 시급하고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감소시기를 전후해 경제성장이나 노동시장에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또한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원인과 최근 동향

과거에는 전쟁이나 전염병 창궐, 지진이나 기근 등 자연재해로 인한 대규모 인구감소가 자주 발생했다. 14세기 유럽 전역을 휩쓴 흑사병으로 유럽인구의 1/3 이상이 사망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며 20세기 들어서도 1918~1920년 5,000만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 독감, 다수의 사상자를 낸 1, 2차 세계대전, 3,000만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1950년대말 중국 대기근 등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사건들이 나타나곤 했다. 전쟁이나 기근 등에 따른 직접적인 사망뿐 아니라 이러한 사태 발생기간 중 미래 불안에 따른 저출산이 시차를 두고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이어졌다.[1] 멜더스가 분석한 바와 같이 인구의 증감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농업 중심 경제의 대순환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기술의 발달로 농업 생산성이 높아지고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가 강화되면서 20세기 후반에는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그렇게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었다. OECD 국가 중 1970~1980년대 헝가리,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동유럽국가와 1990년대 이탈리아, 일본, 독일 3개국이 생산가능인구감소를 경험했다(차트 1). 이중 이탈리아와 독일은 이후 생산가능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탈리아는 92년 이후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다 2002년 이후 다시 증가추세로 돌아섰다. 독일은 98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2년부터 3년간 반등했으며 2016년부터는 다시 감소국면에 접어들었다. 20년 이상 생산가능인구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지역은 일본이 유일하다.
21세기 들어서면서 유럽 선진국에 생산가능인구 감소 추세가 확산되면서 전세계적인 문제가 되었다. 2008년 포르투갈을 필두로 스페인, 덴마크, 그리스, 프랑스 등 유럽 13개국가의 생산가능인구가 2014년까지 감소세로 돌아섰다. OECD 회원국 전체 생산가능인구는 2025년을 기점으로 감소국면에 접어들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유럽에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선 이유는 1970년대 이후 유럽의 합계출산율이 인구유지 출산율인 2.1 미만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실업률 상승으로 고용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일찍 결혼해 아기를 가지기보다는 교육에 투자하여 노동시장에서의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경향이 확대되었고 이는 출산율 저하로 이어졌다. 치열해지는 사회적 경쟁과 경직적 노동시장으로 출산 후 경력손실 부담이 크다는 점도 작용했다.

경제성장률의 변화

고령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급격한 위기의 모습보다는 점진적인 활력저하의 형태를 띨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 외부적 충격에 의한 것이 아닐 경우 출산율 저하나 고령화는 장기에 걸쳐 완만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또한 평균 수명의 증대와 함께 고령층의 건강 및 경제활동 능력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기 때문에 고령화가 서서히 진행될 경우 고령인력 활용 등을 통해 생산 능력 저하에 대응할 수 있다.
고령화 시점을 하나의 수치로 결정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전체 인구의 14%를 넘을 경우 고령화 사회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고령화 사회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각국의 경제성장세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성장흐름이 낮아지지만 변화가 빠르지는 않았다(차트 2).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평균적으로 GDP가 0.4%p 하락했으며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성장률이 완만하게 둔화되었다. 반면 스페인, 체코 등의 국가는 오히려 성장세가 다소 높아지기도 했다.
반면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경험한 국가들은 이 시점을 전후해 경제상황이 급격하게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차트 2). 생산인구가 감소한 국가들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인구감소 시작 시점을 전후하여 뚜렷하게 저하되었다.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점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특히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이후 5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겪은 것으로 집계된다. 일본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전후로 점차 성장세가 낮아지다가 3년 후 마이너스 성장에 들어선 바 있다. 구소련 체제하에 비교적 높은 성장을 구가하던 헝가리 역시 생산가능인구 감소 이후 성장세가 뚜렷하게 저하되면서 국가부채가 누적되는 등 경제불안이 확산되었다. 반면 독일, 폴란드 등 예외적으로 성장세가 높아지는 지역도 있었다.

경제위기 발생 사례

평균 성장세가 크게 낮아진 것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기를 전후해서 경제위기가 발생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 1995년은 1991년 부동산버블 붕괴를 시점으로 ‘잃어버린 20년’이 진행되고 있던 시기였다. 또한 유럽의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10년대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남유럽 재정위기로 이어지면서 유럽의 저성장이 본격화되고 유럽이 제2의 일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 시기이다.
경제위기를 촉발시킨 직접적 원인으로 일본의 경우 부동산 버블붕괴, 남유럽은 금융위기 이후 과도한 재정적자 등이 지적되지만 인구구조 변화 역시 위기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핵심 생산계층이자 소비계층인 15~64세 인구 둔화는 생산능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정적자 및 국가부채 확대 역시 고령화가 가져오는 중요한 부작용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위기대응력과 회복력을 약화시킴으로써 위기발생에 일조하고 침체를 장기화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기에 경제위기를 경험한 일본과 남유럽, 반대로 성장세가 높아진 독일의 사례를 통해 인구구조 변화가 성장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자.

① 일본 :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버블붕괴와 재정악화에 일조
1990년대 이후 일본의 경제위기를 촉발시키고 침체를 장기화시킨 원인으로 부동산 버블붕괴에 따른 경제 및 금융시스템 혼란과 엔고에 따른 수출경쟁력 상실, 금융구조조정 실패와 디플레를 막지 못한 정책 실패 등이 지목되지만 일본의 인구구조 변화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지적된다. 일본 장기침체의 원인을 분석한 하야시(Fumio Hayashi), 프레스컷(Edward C. Prescott)에 따르면 1980년대에 비해 1990년대 일본의 잠재성장률이 3%p 가량 낮아졌는데 생산성 하락의 효과가 가장 컸지만 고용인구와 근로시간 등 노동부문의 감소 역시 잠재성장률을 1%p 가량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2]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수요위축 역시 일본의 성장세를 떨어뜨린 경로로 작용했다. 일본의 부동산거품을 가져왔던 주요인은 1980년대 엔고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저금리와 부동산개발을 통한 내수확대 정책이었는데 거품이 붕괴된 원인으로 주력 주택구입 연령이었던 35~54세 인구가 1990년부터 감소추세로 돌아서면서 주택수요가 줄어든 점이 지적되기도 한다.[3]
버블붕괴를 겪었던 다른 나라들과 달리 일본은 수요위축의 충격에서 장기간 벗어나지 못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일본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했고 이에 따른 소비성향 저하가 수요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장기화된 것이다. 주력 소비연령인구의 감소는 소비악순환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1980년대까지 주요 내구재의 보급률이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30~40대 주력 소비연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수요확대를 주도할만한 수요부문이 없었다는 구조적 수요저하설이 침체 장기화의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또한 일본의 인구구조 변화는 재정악화를 통해서도 침체를 장기화시켰다. 고령인구는 증가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생산가능연령 인구는 감소하면서 재정적자가 누적된 것이다. 더욱이 젊은 층에 비해 고령층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재정건전화 개혁이 이루어지기 어려웠다. 결국 국가부채 비중이 단기간 내에 급증하면서 국가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위기극복을 위한 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② 남유럽 : 고령화에 따른 재정부담으로 경제위기 발생
글로벌 금융위기는 인구구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선진국의 부채를 확대시켰던 글로벌 임밸런스는 미국 주택구입연령 인구의 감소 및 선진국의 전반적인 고령화와 관련된다.
남유럽 재정위기 역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밀접히 연관된다. 2008년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2009년 아일랜드와 스페인, 2013년 그리스까지 위기를 겪은 남유럽국가들은 모두 생산가능인구 감소기에 접어들었다.2 남유럽국가들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출산율이 선진국 평균보다 높았지만 1980년대 이후 출산율이 빠르게 떨어졌으며 이는 현재 20~30대 인구 감소로 이어졌다(차트 3). 1980~90년대 평균 출산율은 이탈리아가 1.39명으로 OECD 최하위 수준이었고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 역시 1.5~1.6명으로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출산율 급감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신규인력 감소가 2000년대 이후 지속된 데다 유로화 출범에 따른 환율고정으로 수출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남유럽국가들의 잠재성장능력이 둔화되었지만 정부가 실질금리를 낮게 유지하면서 주택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재정지출 확대로 소비도 늘면서 경제성장률은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01년~2011년 사이에 남유럽국의 정부지출 규모는 두 배로 확대되어 경상GDP 증가를 크게 상회했으며 정부지출 대비 공적연금 비중 역시 20%를 넘어 유럽연합 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두 배 수준까지 높아졌다. 결국 국가부채 급증에 따른 국가신뢰 위기를 맞아 성장세가 급락했다. 더욱이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내수위축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남유럽 국가들의 수요 감소를 부채질했다.
현재 남유럽은 저성장이 출산율을 더욱 하락시키는 악순환에 빠져있다. 청년실업률은 여전히 40%를 넘어서는 수준이고 전체 청년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중이 30%를 넘어서고 있다. 청년들의 소득 불안으로 출산율이 1.2명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최근 일자리를 찾아 이민을 떠나는 청년들도 늘고 있어 중기적으로 인구감소 추세가 가속될 우려가 크다.

③ 독일: 대외수요 확대와 생산성 향상으로 성장세 유지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모두 경제위기 및 성장저하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독일은 1998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성장률 변화는 크지 않았다. 독일경제는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통일의 특수가 사라지고 재정부담과 사회혼란 확대로 저성장과 고실업이 지속되면서 ‘유럽의 병자’로 불리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추세로 돌아섰지만 이는 성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생산성 저하로 노동투입형 성장을 하던 상황에서도 노동부족에 따른 성장의 차질이 크지 않았던 것은 9%를 넘는 높은 실업률로 산업예비군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과 달리 독일경제는 대외비중이 높아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수요 위축은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독일의 대외수요 비중은 40%를 넘어서 일본의 두 배 이상이었다. 더욱이 2000년대 초반 이후부터는 노동생산성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노동력 부족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유로존 가입으로 통화가치가 낮게 유지되면서 제조업의 역내외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고성장하는 중국으로 기계 및 소재 등 중간재 공급자 역할이 강화되는 등 독일에게 유리한 환경변화가 생산성 상승으로 이어졌다.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높은 R&D 투자를 유지해온 점과 독일 특유의 듀얼시스템(Dual System)3을 통해 숙련을 요하는 기계, 자동차 등 전통제조업에서 노동경쟁력을 유지해왔다는 점도 생산성 향상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더욱이 독일정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공장 자동화 공정에 정보통신(IT) 기술을 더해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을 확보하는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강자로 등장하게 되었다. 경제위기에 따른 수요위축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던 독일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인력부족을 제조업 생산성 향상으로 극복해내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유지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궁극적으로 성장저하, 재정악화, 연금고갈 등의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라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의견이 수렴하지만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15~64세 연령은 생산을 담당하는 주력인구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의 주력연령이기도 하다.
15~64세 인구가 감소하면 결국 수요와 생산능력이 모두 줄어들게 된다. 만약 수요부문의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나면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노동에 대한 수요가 더 크게 줄어들면서 저성장과 함께 실업이 늘어날 것이다. 특히 저성장에 따른 미래 불안으로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면서 청년층의 실업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반면 수요둔화가 빠르지 않아 노동에 대한 수요가 유지될 경우 수요부진보다는 노동인구 부족이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단기적 실업증가 후 점차 노동부족으로 전환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경험한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평균적으로는 감소 초기에 실업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12개국의 평균 실업률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점 이후 약 4년간 증가세를 보였으며 실업률이 평균 6%대에서 약 11%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집계된다(차트 4). 경제위기를 겪은 국가들이 많아 수요위축에 따른 노동수요 감소 효과가 높았다. 특히 2000년대 후반 금융 및 재정위기를 겪었던 남유럽 국가들의 실업률이 급등했다(차트 5). 스페인은 10% 대였던 실업률이 위기 이후 20%를 넘어섰으며 그리스 역시 2013년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시작된 시기에 실업률이 27%까지 상승한 바 있다. 장기침체를 경험한 일본도 이후 약 10여년간 실업률이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다만 독일, 폴란드 등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떨어지지 않은 나라에서는 실업률이 하락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에는 독일 경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실업률이 역대 최저수준까지 낮아졌으며 이에 따라 인력난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확대되었다. 일본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직후부터 실업률이 상승 흐름을 지속하다 7~8년 이후 하향추세로 돌아섰으며 20년 후에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작 시점 수준까지 실업률이 낮아지면서 노동부족 문제가 대두되었다.
노동생산성에 큰 변화가 없다면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장기적으로 고실업보다는 노동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4. 고령층 인구는 일정 기간 후에 노동시장을 완전히 떠나게 되지만 소비활동은 계속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젊었을 때에 비해 소비규모는 줄어들지만 고령인구 비중이 늘면서 고령층은 중요한 소비계층이 된다. 경제위기 등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되거나 실업자수가 많아 완충역할을 할 경우 노동부족이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심한 수요위축 현상이 완화되고 실업예비군 규모도 점차 줄어든다면 결국 인력부족이 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다.
최근 일본뿐 아니라 유럽 주요국가들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대를 맞아 노동력 부족에 대한 우려가 크다.5 일본과 독일 등 주요 생산가능인구 감소 국가들의 노동부족 현상이 어떤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일본 : 생산가능인구 감소 이후 20년만에 인력난 심화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은 1995년 생산가능인구 감소 이후에도 실업률이 계속 높아져 2002년 5.4%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하향흐름으로 돌아섰다. 0%대의 낮은 경제성장세가 지속되었지만 생산가능인구 감소 추세가 점차 가속되면서 노동공급이 노동수요보다 빠르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은 2002년 -0.5%를 기록했으며 2014년 -1.5%까지 떨어졌다.
일본의 실업률은 아베노믹스 개혁이 본격화된 2014년에는 3.6%까지 낮아졌으며 점차 인력난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일본의 ‘유효구인배율’(구인자 수/구직자 수)은 지난해 11월 1.41 배로 1991년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인자 100명당 141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의미이다. 빠소루(パーソル) 종합 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는 248만 명의 일손이 부족하며 2025년에는 이 숫자가 583만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계된다. 그 중에서도 정보 통신 서비스업은 약 482만 명, 소매업은 약 188만 명의 일손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구직 사이트 DODA에서는 지난해 11월 기준 IT 및 통신분야의 구인 배율이 6.61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IT 부문에서 직업을 원하는 사람에 비해 구인자가 6배 이상 많다는 의미이다. 의료, 미디어 부문의 구인 배율도 각각 2.99 및 2.87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내 수요가 확대되고 고급인력의 필요성이 높은 업종에서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고령자에 대한 간호 서비스 분야 역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고령화로 간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지만 노동공급은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일본 후생성은 현재 노인 간호서비스 인력이 150만 명 수준이지만 단카이 세대 (1947~49년생)가 75세를 넘어서는 2025년에는 250만 명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동남아시아 노동자를 활용해 인력난 해소를 시도했으나 일본어가 서툰 외국인들이 간병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대부분 중도탈락 하고 있어 충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육체노동 강도가 높은 건설업종도 구인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건설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인력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인력, 돌봄서비스뿐만 아니라 소매업과 외식산업 등 일반 서비스업의 경우에도 점포운영에 필요한 종업원 수 확보 차질을 빚어 기존 점포를 폐쇄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일본 유명 덮밥체인점인 “스키야”의 경우 일손이 부족해 아르바이트 시급을 1500엔까지 올렸으나 인력을 충분히 구하지 못해 2014년 2~4월 기간 동안 약 250개 점포가 문을 닫거나 영업 시간을 단축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일손부족으로 기술 및 노하우 단절

일본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인력부족을 겪는 기업들의 45% 이상이 인력부족으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응답했으며 41.5%는 기술, 노하우의 꾸준한 전승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응답했다.[4]
기술 및 노하우 단절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제기되기 시작한 현상이다. 2007년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체 중 상당수가 청년세대에 기술 및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그 이유로는 64.5%가 전수대상인 청년 및 중년층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청년인구의 감소 및 제조업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니트(NEET)족 등 경제활동에 참가하지 않는 청년층이 늘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기술전승의 어려움이 산업경쟁력 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주장도 있다.
인력부족으로 향후 임금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최근 구인난을 겪는 기업 중 36.6%는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현재 3% 수준인 실업률이 2.7%까지 하락할 경우 기업들이 노동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임금 상승 압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등장하고 있다. 임금상승은 가계의 구매력을 높여 현재 일본 경제의 취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소비부진을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이지만 공급측면에서는 생산비 증대로 이어져 기업 경쟁력 저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독일 : 이민유입, 생산성 향상으로 노동부족 극복

독일은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시작되던 시기에 실업률이 이미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경제 전반적인 노동 부족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일부 업종에서는 인력난 문제가 심했다. 특히 컴퓨터 전문가를 비롯한 하이테크 업종을 중심으로 인력 부족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전세계적으로 IT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으나 독일은 이 분야의 기술 인력이 약 10만명 가량 부족했으며 이러한 인력을 양성할 교육 인력 역시 부족한 상황이었다.
하이테크 분야의 인력부족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욱 심화되었다. 연방 노동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독일에서 전문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약 67만개의 일자리에서 필요한 일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한 최근 난민 유입으로 교사 및 유치원 보육교사 수요가 늘면서 이 분야의 구인난도 크게 확대되었다. 지난해 독일 기업 1,000개를 대상으로 한 서베이 결과를 보면 대상기업의 40%가 숙련노동자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2020년에는 일손을 찾지 못하는 공석이 백만 개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만 독일은 상대적으로 인력부족을 잘 극복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 부문의 자동화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 측면이 주효했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독일 정부는 공장 자동화 공정에 정보통신(IT) 기술을 더해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극복하는 동시에 독일이 전세계 제조업에서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었다.
외국 고급인력 유치를 위한 정책도 성공 사례로 들 수 있다. 독일은 2000년부터 외국 고급인력 유치를 위한 그린카드 정책을 강하게 추진했다. 정책 시행 초반에는 실제 독일로 유입되는 고급 인력이 소수에 불과해 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정책적 노력이 꾸준히 지속되면서 근래 들어 효과를 보고 있다. 인도를 중심으로 아시아 IT 분야 고급인력들이 독일에 취업하는 사례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동유럽 : 경제불안에 따른 인력 이탈로 노동부족 악순환

동유럽은 비교적 일찍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헝가리, 에스토니아, 라트비아는 70~80년대부터, 체코, 폴란드는 2000년대 들어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동유럽 지역의 두드러진 특징은 이민에 따른 인력 이탈이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라트비아, 헝가리, 폴란드, 체코 등 구소련 체제 국가들은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의 이행 과정에서 러시아인의 대거 자국 이주를 경험했으며 EU가입 이후에는 이민 절차가 보다 용이해지면서 서유럽으로의 인력 이탈이 가속되었다. 2004년 EU가입으로 한해 동안 폴란드에서만 200만 명이 서유럽으로 이주한 바 있다. 체제 이행 및 사회불안으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사망률이 높게 유지된 점 역시 동유럽 생산 가능인구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헝가리, 라트비아 등 동유럽 국가의 인구 십 만 명당 사망률은 약 600~700명 사이로 우리나라 530명, 일본 330명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맨파워 그룹(Manpower Group)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헝가리 기업의 57%는 필요한 인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금수준이 높은 일자리를 찾아 서유럽으로 이민을 떠나는 인구가 늘면서 의사, 정보통신 전문가 등 숙련노동자부터 목수, 배관공, 외식업 등 저숙련 노동 일자리도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아우디(Audi)를 비롯해 헝가리에서 자동차를 생산중인 독일계 기업들도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력부족으로 임금인상 압력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기준 헝가리의 임금상승률은 6%를 기록한 바 있다.
폴란드와 체코도 비슷한 상황이다. EU가입으로 역내수출이 늘며 성장률은 꾸준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나 서유럽으로의 인력 이탈이 지속되면서 인력난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EU가입 이전 폴란드의 실업률은 20%에 육박했으나 역내수출 확대 효과로 실업률이 절반 이하로 하락 했으며 체코 역시 실업률이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력부족으로 임금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데 지난해 폴란드와 체코의 임금은 각각 5%, 4% 상승해 유럽연합의 평균 상승률 2% 수준을 상회했다. 임금상승이 지속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수준을 노리고 이 지역에 투자해온 서유럽 제조업체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어 동유럽 지역의 지속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경제적 영향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 국가들의 사례가 많지 않고 또 최근에 집중되어 있어 계량적 방법을 통해 경제적 영향을 분석하기는 어려우나 주요국의 경험을 통해 몇 가지 특징들을 요약해 볼 수 있다. 우선 경제성장 측면에서 보면,
생산가능인구 감소시기를 전후하여 경제위기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에도 부동산 거품이나 재정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유지한 국가들의 위기 가능성이 높았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시기에 생산성을 제고시키지 못할 경우 주력 소비연령층 감소에 따른 수요부진과 노동공급 제약으로 경기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
반면 제조업 수출 확대나 산업혁신 등을 통해 생산성 상승을 이룰 수 있었던 국가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유지되거나 높아질 수 있다.
노동시장 측면에서는
경제위기나 장기침체 등이 발생하게 되면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노동수요 위축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실업률이 확대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점에서 실업률이 높아 노동공급 여력이 충분할 경우 실업률이 낮아질 때까지 노동부족에 따른 성장제약이 크지 않을 것이다.
경제위기를 겪은 국가도 급격한 수요위축의 충격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실업률이 낮아지고 노동부족에 따른 인력난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영향

인구구조 변화의 특징 : 속도 빠르고 젊은 층 인력 감소 심해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속도나 인구구성 면에서 유럽 선진국들과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다. 첫째, 고령화가 진행되는 속도에 비해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훨씬 빠르게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유럽 선진국들은 이미 1980년대부터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생산가능인구가 감소로 돌아선 것은 2009~2012년에 주로 발생했다. 고령사회에 진입한 이후 20년 후에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 것이다(차트 7). 그러나 통계청의 장례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내년에 고령인구 비중이 14%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어 오히려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먼저 나타난다.6 유럽선진국에 비해 출산율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젊은 층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이것이 고령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국가는 저출산과 높은 사망률, 젊은 층 인력의 해외유출을 경험했던 동유럽 국가들과 우리나라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도 역시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빠르다. 10년 후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지금보다 6.8%, 20년뒤에는 17.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OECD국가 중 동유럽국가를 제외하고는 감소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추계된다(차트 8). 생산가능인구가 10%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보면 일본은 17년, 독일은 26년 인데 우리나라는 12년에 불과하다(차트 9). 또한 현재 우리나라의 연령별 인구구조는 선진국 평균에 비해 청년층 비중이 높은 구조이나 약 20년 뒤에는 선진국보다도 고령층 비중이 높은 구조로 변하게 된다(차트 10). 이는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고령화의 문제점들이 우리나라에서는 훨씬 높은 강도로 발생하게 될 것이며 이에 적응할 시간적 여지도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빠르게 이루어지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40대 이하 젊은 층 인구의 감소가 한꺼번에 발생하게 된다. OECD 선진국들의 경우 출산율이 등락을 반복하면서 완만하게 낮아졌기 때문에 일부 연령층의 인구감소를 인접한 연령층이 보완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향후 10년 후의 인구변화를 보면 OECD 선진국들의 경우 20대 인구는 감소하지만 30대와 40대 인구는 늘어나면서 장년층이 청년층을 대체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젊은 층의 급감과 고령층의 급증현상이 뚜렷하게 대조된다. 20~40대 생산 주력층 인구가 모두 감소하는 대신 60대 이상 인구가 급증하면서 청년 노동력을 고연령층이 대체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차트 11). 연령별 대체가 어려운 산업부문일수록 노동부족에 따른 부작용이 심해질 것으로 예측해볼 수 있다.

성장에 미치는 영향 : 경제위기보다는 만성적 성장저하 가능성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경험한 국가들과 우리나라의 특징을 통해 향후 우리 성장이나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급격한 위기가 단시간 내에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일본에서 나타났던 부동산 거품이나 남유럽의 국가부채 급증 등과 같은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경제위기와 결합한 것은 결국 인구감소로 낮아진 성장잠재력을 생산성 증대로 극복하지 못하고 부동산 거품이나 재정확대에 기대어 성장을 지속시켰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주택경기가 살아나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한 바 있지만 주택가격 상승폭은 과거 일본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며 또 부동산규제 강화로 이미 가격이 둔화추세로 돌아섰다. 국가부채도 집계기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물론 크게 떨어진 경제활력을 부동산 경기나 재정지출 확대로 끌어 올리고자 하는 유인이 앞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급격한 형태의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경제는 수요부진에 따른 성장둔화 흐름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수요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옮겨가고 보호주의 흐름이 강화되면서 우리나라 수출수요 부진 현상이 중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내수부진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고령층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수요보다 생산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재는 오히려 수요가 더 위축되는 모습이다. 주택가격 대세상승 신화의 종료, 저금리 등으로 노후대비가 부족해진 고령층 소비성향도 낮아지고 있다.
향후 소비성향 저하추세는 다소 진정될 것이나 성장의 하향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잠재성장세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생산성 저하흐름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노동투입 감소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 초반 3.6%에서 2020~2024년 1.9%로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차트 12). 노동투입은 연간 경제성장률을 2020~2024년에 0.4%p, 2025~2029년에는 0.5%p씩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처럼 단기에 제로성장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성장세는 지속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 장기적으로 인력난 도래

우리나라는 수요부진에 따른 성장저하 추세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실업률이 높아지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위기나 장기침체를 겪었던 국가들에 비해 실업률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고 상승기간도 길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2020년에는 15~64세 인구증가율이 -0.6%, 2025년에는 -1.2%로 추계되는 등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점차 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15~64세 인구 내에서도 50~60대 연령층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향후 세계경기의 하향흐름이 멈추고 국내적으로도 소비위축의 악순환 현상이 진정되면 점차 노동부족이 주된 성장제약 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실업률이 3%대로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생산가능인구 감소시기 실업률이 9%에 달했던 독일 등에 비해 노동투입 확대여력이 크지 않다. 선진국 대비 낮은 고용률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통해 노동부족 현상을 일정부분 해소할 여지가 있지만 여성층,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어렵게 하는 사회, 문화적 제약을 단기에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실업률이 낮아지고 노동부족이 본격화되는 시기가 언제 도래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일본의 경우 생산가능인구 감소 7년 후에 실업률이 하락하고 약 20년 후에 노동부족 현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버블붕괴나 디플레를 겪었던 일본보다는 수요위축의 강도가 낮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생산가능인구 하락속도는 더 빠르기 때문이다. 일본은 감소시점 10년 후 생산가능인구가 3.3%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우리는 10년 후 감소율이 6.8%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할 때 10년 이내에 노동부족 문제가 우리 경제성장의 심각한 저해요인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 층 인력 부족현상이 더욱 우려된다. 베이비붐 에코세대 인구증가로 2019년까지는 20대 청년층 인구가 늘어나면서 청년실업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 청년인구는 빠르게 줄어들게 된다. 2000년대 세계 최저출산율을 기록했던 시기의 출생자가 청년기에 진입하는 2020년대부터 청년인구는 매우 빠른 속도로 감소하게 될 전망이다. 10년 후인 2027년 전체 생산가능인구가 현재보다 7% 줄어들 때 20대 청년인구는 20% 이상, 140만명 가량 감소한다. 청년실업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실망실업자를 비롯한 대기인력이 상당한 수준이나 현재 20대 실업자와 ‘쉬었음’ 인구를 합산해도 65만명 수준이다. 이러한 유휴 인력을 모두 투입할 수 있다 해도 다가올 청년인력 감소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일본은 청년인구의 변화와 청년실업률이 약 6년의 시차를 두고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다(차트 13). 20대 인구는 1997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으나 청년실업률이 하락한 것은 2003년부터였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20대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청년실업률이 유지되었는데 이는 1990년대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저하되면서 미래불안으로 청년노동 수요가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차트 14). 2010년대에는 성장세가 한 단계 더 낮아지는 가운데 청년인구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청년실업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향후 청년인구 증가세가 지속되는 2010년대말까지는 청년실업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에는 고용난이 점차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2020년대 빠른 청년인구 감소로 청년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점차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장치산업 수출 중심의 성장방식이 한계에 도달한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환경변화를 맞이해 기존의 생산방식이나 산업구조가 빠르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큰 청년인력의 부족이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에 중요한 제약이 될 우려가 크다.

산업별 영향 : IT와 첨단제조업, 보건관련 서비스업 인력 부족 우려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향후 노동부족 현상이 발생할 경우 어떤 산업부문이 영향을 크게 받을까? 고령화로 인해 수요가 늘어나는 산업부문과 청년 노동력 감소로 생산차질이 커지는 산업들을 무엇일까?
장례인구추계에서 연령별 가구주 비중을 활용하여 향후 10년간 품목별 가계소비 비중을 추정해 보면 고령층 비중 증가로 식품, 주거 등 필수 소비와 보건, 의약품 등 건강 관련 소비비중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차트 15). 반면 40대 지출 비중이 높은 교육비는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성인교육의 경우 그 비중이 일정하게 유지되었으나 학생학원교육 및 정규교육 비중은 1%p 가까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연관표를 이용해 이러한 가계수요의 변화를 산업별 수요로 환산해보면 보건관련 산업과 여행, 식료품 등 산업부문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차트 16). 10년 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지금보다 60% 이상 늘어나면서 의약품 제조업과 보건업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수요증가 효과만 해도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공급 측면에서는 젊은 층 노동을 필요로 하는 부문에서 공급차질이 예상된다. 각 산업별로 젊은 층 노동력을 사용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의료 및 보건업, 의약품제조, IT통신업, 소프트웨어 개발업 등이 높게 나타난다(차트 17). 소프트웨어 개발의 경우 20~30대 인력이 전체 인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구개발 비중이 높은 의약품 제조업도 20~30대 연령 65%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산업의 변화가 빠르고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에서 청년층의 노동 수요가 높게 나타난다.
의료 및 보건업, 의약품 제조, IT 통신업 등의 업종은 향후 노동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20~30대 청년층 고용비중도 높아 장기적으로 인력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개인서비스, 음식 및 숙박, 도소매서비스, 운송서비스 등 전통적 서비스 업종은 노동수요가 확대될 것이나 고령인력 활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력부족에 따른 충격이 다소 완화될 것이다.

정책대응 : 청년인력 확보방안 지금부터 고민해야

우리나라에 불리한 방향으로 세계경제 환경이 바뀌는 가운데 국내적으로도 생산가능인구 감소라는 악재를 맞아 우리 경제의 성장 저하 추세는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은 수요부문의 위축 현상이 지속되면서 취업의 어려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의 빠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고려할 때 조만간 인력부족이, 특히 새로운 산업을 이끌어갈 청년인력의 부족이 성장의 주된 제약요인이 되는 상황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당분간 청년실업이 평균 실업률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청년고용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과정에서 청년들이 직무를 통해 경험과 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근로의지도 약해져 인적자본의 질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만큼 청년고용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정책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과거 일본에서와 같이 정규직과 계약직의 고용이원화로 청년들의 일자리가 불안정해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경직적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중기적으로는 스마트화 및 외국 고급인력유치를 통해 미래 숙련노동 부족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IT, 소프트웨어,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팩토리, 인공지능 등이 우리 경제의 제반 부문에 잘 흡수되어 생산성을 상승시키고 잠재성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유연한 경제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인력난이 예상되는 과학기술 등 고급인력 직종에 외국인 고용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우리나라 외국인 유입은 전체인구 3%를 넘어섰으나 대부분 단순 노동직에 그치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고급인력 유입에 대한 대응이 잘되어 있는 편이나 실제로 외국의 고급인력들은 언어 장벽, 사회문화적 차별에 부딪혀 한국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를 고려한 더욱 적극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
끝으로 가용인력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응을 지금보다 과감하게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OECD 최저 출산율 국가인 점을 감안해 GDP 대비 1% 수준에 머무는 저출산 예산을 OECD 평균 수준(3%)에 가깝게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일관성 있는 보육정책으로 여성 노동 참가비율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단순직, 파트타임직 일자리로 인해 여성참가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여성의 인적자본 축적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책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미래 은퇴연령층 활용 가능성도 제고할 필요가 있다. 고령층의 노동시장으로의 잔류를 유도하고 세대간 기술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재교육 시스템 확립이 중요하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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