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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가계부채 리스크 변화하고 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지나친 위축 우려
뉴스일자: 2017-03-01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책인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적용되기 시작한지 1년이 지났고 적용대상 금융기관의 범위도 확대되고 있지만 전체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오히려 빨라졌다. 비은행권 대출 및 기타대출이 급격히 늘면서 가계부채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대출규제가 강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1분기부터 실제로 이미 증가세가 둔화되었지만 안심전환대출 시행으로 인한 통계적 착시 효과로 그 둔화 정도가 과소평가되면서 계속해서 대출규제가 강화되었다. 그 결과, 최근에는 주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감소하고 있어 주택건설경기 둔화로 인한 경기 악영향, 주택 실수요자들의 자금조달 어려움 가중 등 주택담보대출의 과도한 위축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비은행권 대출은 실제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통계적 착시 효과로 그 급증 정도가 과소평가되면서 적절한 대응이 늦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비은행권 대출은 관련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로 늘어 전체 가계부채 증가의 주된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가계부채 풍선효과 심화는 가계부채의 질적인 악화 측면에서도 우려되는 현상이다. 취약계층일수록 대출규제가 강화된 은행권에서 밀려나 비은행권 대출을 늘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의 적용 대상 범위가 계속 확대되는 가운데, 원금 분할 상환이 원칙화되는 것은 만기 일시 상환 부담을 낮추고 이와 연관된 주택가격 급락 리스크를 낮추는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이로 인해 늘어나는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은 소득이 적거나 증빙이 어려운 계층에 상대적으로 더욱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부채 풍선효과를 억제하기 위해 최근 비은행권에 대한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향후 상호금융 및 새마을금고에 대하여 대출규제가 강화되더라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진정된다고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보험업권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졌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규제 적용 대상 금융기관의 범위가 계속 확대됨에 따라 최근에는 한계가구들의 대출일 가능성이 높은 대부업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금리 측면에서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중금리가 상승세로 전환된 가운데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금융기관들의 가산금리 인상 등으로 가계 대출금리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가계대출의 신용위험 상승 등으로 금융기관들의 대출 태도가 대출 규모를 확대하기보다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려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의 가계부채 증가 양상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가계의 대출수요 자체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대출규제를 강화하거나 그 적용 대상 금융기관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가계부채의 총량 또는 증가세를 억제하려는 과정에서 취약계층이 미등록 대부업체, 사채업자 등 비제도권 대출로 밀려나면서 우리 경제 전반, 특히 내수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성은 커지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가계부채 수요가 어느 계층에서 왜 늘어나고 있는지 정확한 원인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원인에 맞는 대응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취약계층 또는 한계가구의 경우 부채 상환 능력과 의지를 면밀히 심사하여 차별화된 관리와 지원을 제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체적인 부채 상환이 어려운 경우에는 신속한 개인워크아웃, 개인 회생, 개인파산 등 채무재조정 절차를 통해 새 출발 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기에 부여할 필요가 있다. 반면, 근로 능력 및 부채 상환 의지가 있는 경우에는 일대일 금융 컨설팅, 공공 부문 일자리 제공, 취업과 창업을 돕는 자금 지원과 교육 등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소득 창출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가계부채 리스크는 금융기관에서 가계로, 은행권에서 비은행권으로, 주택가격 급락 리스크에서 소비 둔화 리스크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비은행권 금융기관들의 대출부실화 가능성 및 가계 소비의 구조적 위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계부채 리스크의 변화를 잘 파악하고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다.
지난해 2월 수도권의 은행 일반주택담보대출에 대하여 적용되기 시작한 가계대출 규제책인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1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제도 시행 이후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여전히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난다는 지적이 있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규제의 적용 대상에 집단대출과 보험업권이 추가되었고, 올해 초부터는 잔금대출에 대해서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오는 3월 13일부터는 상호금융 및 새마을금고에도 대출규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가계부채 통계에 의하면 이렇게 지속적으로 대출규제가 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특히, 비은행권 대출 및 기타대출이 급격히 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가계부채 풍선효과’2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은행권 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조건이 좋지 못하고 금리 수준이 높은 비은행권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은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고 있음과 동시에 이러한 대출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가계 취약계층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변동금리부 대출의 비중이 높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의 충격이 더욱 확대될 수 있고, 특히 이러한 충격이 은행 주택담보대출에서 먼저 밀려난 취약계층에 먼저, 그리고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의 시행으로 인해 금융기관들의 대출 심사가 강화되어 금융기관들의 가계대출이 부실화될 리스크가 줄어들었고, 가계 입장에서도 대출 만기 시에 대출 원금을 일시에 갚아야 하는 취약한 가계부채 구조가 개선되어 전체 가계부채 중 분할상환 대출의 비중이 높아져 가계부채의 질이 개선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처럼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가계부채 리스크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지만 실상 사람마다 다른 리스크들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가계대출의 기본적인 속성은 사적인 금전 대차 거래로서 가계대출의 양 주체는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인 금융기관과 돈을 빌려가는 채무자인 가계이다. 따라서 가계부채 부실화는 돈을 빌려 준 금융기관의 손실 확대, 자본건전성 및 유동성 악화를 초래할 리스크와 함께 돈을 빌려 간 가계의 재무적 곤경 및 소비 위축, 담보로 제공된 주택 등 부동산의 강제 처분 및 가치 하락을 초래할 리스크를 높인다. 이처럼 다양한 가계부채 관련 리스크들 중 현재 우리는 어떤 리스크에 주목해야 하는가? 본 글에서는 지난해 초부터 시행된 가계대출 규제 강화 이후 가계부채 리스크의 변화와 시사점을 살펴본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지나친 위축 우려

매달 한국은행이 예금은행을 대상으로 월별 가계대출 증감액을 집계하여 발표하는 ‘월중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초부터 시행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등 대출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지속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다가 최근 들어서야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11월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조1천억원으로서 2014년 및 2015년 11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 5조 9천억원을 상회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3조 6천억원으로서 2014년 및 2015년 12월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6조 2천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1월에는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8천억원으로서 2015년 및 2016년 1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 2조 5천억원 및 2조 7천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1월이 계절적 비수기로서 주택거래가 둔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년 및 전전년 동월에 비해 올해 들어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셈이다.

한국은행이 분기마다 집계하여 발표하는 가계신용 통계에서도,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2015년 1분기 13.4%까지 높아졌다가 이후 다소 낮아져 2016년 1분기 8.5%까지 하락했다가 2016년 중반에는 다시 높아져 2016년 3분기 13%까지 상승한 후 2016년 4분기 10.2%를 기록했다.
2016년 2월 수도권, 5월 비수도권에서 은행 일반주택담보대출에 대하여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라는 강화된 대출규제책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금은행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오히려 높아져 대출 규제 강화가 지난해 가을까지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지난 2015년 시행된 ‘안심전환대출’3의 효과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음으로 인한 잘못된 해석일 수 있다. 2015년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시행된 안심전환대출을 통해 34조원 규모의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주택금융공사, 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으로 이전되었다. 거액의 대출이 이전되면서 공식 통계 상의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갑자기 줄어든 결과, 공식 통계에 기반한 2015년 2분기와 3분기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실제보다 낮게 측정되었고, 반대로 2016년 2분기와 3분기에는 기저효과(base effect)로 인해 공식 통계에 기반한 증가율이 실제보다 높게 측정되었다.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이러한 ‘통계적 착시 효과’를 보정하고 살펴볼 경우,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대출규제가 강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1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즉 안심전환대출로 인해 줄어들었던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액을 다시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에 가산함으로써 안심전환대출 시행으로 인한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의 왜곡 효과를 보정하고 살펴본 결과, 보정 후의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2015년 1분기 13.4%에서 2015년 4분기 19.2%까지 높아진 후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시행되기 시작한 2016년 1분기 이후 계속 낮아져 2016년 4분기 9.4%까지 하락한다. 즉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는 실제로는 2015년 4분기였으며, 대출규제가 강화되기 시작한 2016년 1분기부터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는 이미 둔화되고 있었던 셈이다.

이는 안심전환대출 시행으로 인한 효과를 보정하지 않은 채, 발표된 통계 그대로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계산했을 경우, 2016년 초부터 시행된 대출규제 강화의 은행 주택담보대출 억제 효과가 과소평가되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초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집단대출이 늘면서 여전히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 않다는 우려는 지난해 잇달아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책이 발표되고 올해 초부터는 잔금대출에 대해서도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도록 한 배경이 되었다.

올해 들어 주택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발표된 대출규제 강화책들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위축되는 조짐이 뚜렷하다. 은행권에 따르면, 6대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올해 1월 2조 1천억원 감소한 데 이어, 2월 들어서도 20일까지 1조 3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지난해 정부 재정지출 확대와 함께 우리 경제를 지탱했던 두 축 중 하나인 건설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고, 재건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집단대출은행을 구하지 못하는 등 주택 구입 실수요자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동시에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과도한 위축은 비은행권 대출 및 기타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계부채 풍선효과가 심화되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대출규제시 가계부채 풍선효과 과소평가 가능성

2015년의 안심전환대출 시행 효과를 보정하지 않은 채 가계부채 통계를 분석할 때 나타나는 ‘통계적 착시’는 가계부채 풍선효과를 과소평가하도록 만들었을 수 있다.
안심전환대출을 통해 2015년 2분기 및 3분기에 대규모의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주택금융공사, 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5으로 이전된 결과,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 잔액이 갑자기 늘어났다. 그 결과, 공식 통계에 기반한 2015년 2분기와 3분기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실제보다 높게 측정되었고, 반대로 2016년 2분기와 3분기에는 기저효과(base effect)로 인해 공식 통계에 기반한 증가율이 실제보다 낮게 측정되었다.

한국은행의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2014년 4분기 2.1%에서 2016년 1분기 17.2%까지 높아졌다가 이후 빠르게 낮아져 2016년 3분기 8.2%까지 하락한 후, 2016년 4분기 11.5%로 높아졌다.
2016년 초부터 은행 일반주택담보대출에 대하여 강화된 대출규제책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 증가율은 2016년 가을까지 오히려 낮아져 기타 금융기관에서는 가계부채 풍선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안심전환대출로 인해 늘어났던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 금액을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 잔액에서 차감함으로써 안심전환대출 시행으로 인한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의 왜곡 효과를 보정하고 살펴보면, 보정 후의 기타금융기관가계대출 증가율은 대출규제가 강화된 2016년 2분기 5.1%에서 2016년 4분기 12.8%로 계속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은행 일반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시행되기 시작한 2016년 5월 이후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의 증가속도가 한층 빨라진 셈이다. 이는 안심전환대출 시행으로인한 효과를 보정하지 않은 공식 통계에 기반하여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 증가율을 계산했을 경우,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 급증으로 인한 가계부채 풍선효과가 상당 기간 실제에 비해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가계부채 풍선효과의 심각성에 대한 정확한 판단 및 적절한 대응이 늦어지도록 만든 요인이었을 수 있다.

대출규제 강화 이후의 가계부채 풍선효과는 이러한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뿐만 아니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이 2015년 4분기 15%에서 2016년 4분기 9%로 하락하는 동안,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2015년 4분기 9.9%에서 2016년 4분기 17.1%로 상승했다.

주목할 대목은 이처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에 대한 대출규제가 강화되자 예금은행 가계대출의 증가세는 둔화되었지만, 비은행예금 취급기관 및 기타금융기관 등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계부채 풍선효과가 심화되었고, 그 결과, 전체 가계대출의 증가 속도도 빨라졌다는 점이다. 2016년 4분기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전분기 대비 29조 4천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직전 분기인 3분기 증가액 19조 8천억원의 1.5배에 달하고 한 분기 동안의 증가액으로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러한 비은행권 가계대출의 급격한 증가의 영향으로 2016년 4분기 전체 가계대출은 전분기 대비 42조 9천억원 증가했는데, 이 역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비은행권 대출 증가세가 주도하는 가계부채 풍선효과는 가계부채의 양적인 증가뿐만 아니라 가계부채의 질 악화측면에서도 우려되는 현상이다. 2016년 초부터 은행 일반주택담보대출을 시작으로 소득 증빙 심사가 강화되고 대출 초기부터 원금을 분할상환해야 하는 방식으로 대출규제가 강화된 결과, 은행권 대출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비은행권 대출로 먼저 밀려나는 계층은 소득이 적거나 소득증빙이 어려운 취약계층일 가능성이 높다.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전체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은행권 대출이 아니라 비은행권 대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취약계층이 비은행권 대출을 많이 늘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은행권보다 대출금리 수준이 높고 대출 조건이 좋지 못한 비은행권 대출을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계층이 늘릴 경우 이들 취약계층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이들의 대출이 부실화될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다.

대출원금 분할 상환은 취약가계일수록 부담

대출시 소득 증빙 심사를 강화하고 대출 초기부터 원금 분할 상환을 원칙화 한다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의 적용 대상 범위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수도권, 5월 비수도권에서 은행 일반주택담보대출을 대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고, 7월부터는 비은행권 중 보험업권에 대해서 적용되기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는 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에 대해서 적용되기 시작했고, 3월부터는 자산 규모 1천억원 이상인 상호금융 및 새마을금고, 6월부터는 자산 규모 1천억원 미만인 상호금융 및 새마을금고에 대해서도 적용될 예정이다. 원칙적으로 신규 대출에 대해서 적용되지만 만기가 도래한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 시에도 적용된다는 점에서 그 적용 범위는 매우 광범위한 셈이다.

이처럼 대출 원금을 초기부터 나누어 갚도록 유도할 경우 주택시장과 연관된 가계부채 리스크를 상당 부분 낮추는 효과가 기대된다. 예전에는 만기일시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후, 거치기간 동안 이자만 내다가 중도에 담보 주택을 매각하여 대출을 상환하거나, 담보 주택 매각 전에 대출 거치기간이 끝나 대출 원금 상환 시기가 도래하면 다른 만기일시상환 방식의 대출로 갈아타 대출 원금 상환을 미루는 방식으로 대출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렇다 보니 2010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은행 주택담보대출 중 비거치식 분할상환 방식 대출의 비중은 6.4%에 불과했다. 이 경우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담보 주택의 매매가 용이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만기 연장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돈을 빌린 가계는 대규모 대출 원금을 일시에 상환해야 하는 부담에 직면하게 되고 가계가 부채 상환에 실패할 경우 담보 주택이 매물로 출회되어 주택 가격을 떨어뜨리고 부동산 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거치식 일시상환 방식이 주종을 이루는 취약한 가계대출 구조는, 청년층 인구의 감소세 전환 및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 도래로 인해 주택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과 맞물려, 가계대출 부실화 및 주택가격 급락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의 배경이 되어 왔다. 금융감독당국이 유도하고 있는 방향처럼 가계부채 중 대출 원금을 장기적으로 나누어 갚는 분할상환
방식 대출의 비중을 높여나갈 경우 부동산 가격 급락과 맞물린 가계부채 부실화 리스크를 낮추는 효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이처럼 신규 대출 및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시 소득 증빙 심사 강화 및 원금분할 상환 방식이 원칙화되고 더욱이 그 적용 대상이 은행 일반주택담보대출을 시작으로 확대될 경우, 가계는 높아진 은행권의 대출 기준 및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에 직면하게 된다. 이 때 가계의 반응은 소득 수준 및 소득 증빙 가능성, 부채 상환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소득이 충분하고 소득 증빙이 용이하며 부채 상환 능력이 양호한 가계의 경우에는 원금 상환 부담이 늘어나더라도 이를 감내하면서 비은행권 대출에 비해 대출금리 수준이 낮은 은행권 대출을 계속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소득이 적거나 소득 증빙이 어렵거나 부채 상환 능력이 취약한 가계의 경우에는 강화된 대출 규제가 먼저 적용된 은행권 대출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늘어난 원금상환 부담이 부담스러워 은행권 대출에 비해 대출금리 수준은 높지만 아직 강화된 대출 규제, 특히 원금 분할 상환이 원칙화되지 않은 비은행권 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기타대출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소득이 적거나, 고령층 또는 청년층이거나, 취업 상태가 불안정하거나, 자기 집에 거주하고 있지 않은 계층 등 취약계층들일수록 부채 원금 분할 상환이 상대적으로 더욱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소득 하위 20% 계층인 소득 1분위 가구는 대출원금이 2,500만원인 경우에도 늘어나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가구 소득의 22.9%에 달하고, 소득 2분위 가구는 대출원금이 1억원인 경우 늘어나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가구 소득의 33.8%에 달한다. 가구주 연령이 60세 이상인 고령층 가구와 30세 미만인 청년층 가구는 대출원금이 1억원인 경우 늘어나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각각 가구 소득의 26.9%와 24.8%에 달했다. 가구주 취업상태가 학생, 무직자 등 기타인 가구는 대출원금이 5,000만원인 경우에도 늘어나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가구 소득의 19.1%에 달하고, 임시일용직근로자 가구는 대출원금이 1억원인 경우 늘어나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가구 소득의 28.1%에 달한다. 거주 형태가 월세 등 기타인 가구와 전세인 가구는 대출원금이 1억원인 경우 늘어나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각각 가구 소득의 28.1%와 16.8%에 달한다.

이처럼 원금 분할 상환 방식의 부채 사용이 부담스러운 취약 계층의 경우, 수년 전부터 정책적으로 원금 분할 상환 방식 부채로의 전환이 적극 유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금 분할 상환 방식의 부채 비중이 여타 계층에 비해 그다지 높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트 7 >은 다양한 가계 유형별로 대출 상환 방법별 비중이 201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비해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얼마나 변화했는가 비교한 결과다. 소득 계층별로 살펴보면, 소득 상위 20% 계층인 소득 5분위 가구의 경우 전부 또는 일부 만기 상환의 비중이 1년 동안 10.3%p나 하락한 반면, 소득 하위 20% 계층인 소득 1분위 가구의 경우 전부 또는 일부 만기 상환의 비중은 오히려 0.6%p 상승했다. 가구주 연령별로 살펴보면, 가구주 연령이 30세 미만인 청년층 가구의 경우 전부 또는 일부 만기 상환의 비중이 1년 동안 4.8%p 하락한 반면, 가구주 연령이 60세 이상인 고령층 가구의 경우 전부 또는 일부 만기 상환의 비중은 2.2%p 하락하는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소득 상위 계층에 비해 소득 하위 계층의, 청년층에 비해 고령층의 대출 구조 개선 정도가 미미했음을 나타낸다.

또한, 원금 분할 상환 방식 대출로의 전환 시 늘어나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가구 소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취약계층의 경우,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먼저 적용된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대출금리 수준은 높더라도 원금 분할 상환 원칙이 적용되지 않은 비은행권 대출 및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취약계층이 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을 통해 대출을 늘리는 움직임은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7 결과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차트 8 >에서 소득 하위 계층인 소득 1분위 계층의 경우, 담보대출 증가율은 2015년 -4.7%에서 2016년 -5.3%로 낮아졌지만, 신용대출 증가율은 2015년 -9.1%에서 2016년 5.5%로 높아졌다. 반면, 소득 상위 계층인 소득 5분위 계층의 경우, 담보대출 증가율은 2015년 4.9%에서 2016년 11.6%로 높아졌지만, 신용대출 증가율은 2015년 9.8%에서 2016년 3.2%로 낮아졌다. 이미 은퇴하여 소득이 적거나 소득 증빙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은 가구주 연령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담보대출 증가율은 2015년 13.9%에서 2016년 2.3%로 낮아졌지만, 신용대출 증가율은 2015년 0.3%에서 2016년 5%로 높아졌다. 반면, 가구주 연령 30세 미만 청년층의 경우, 담보대출 증가율은 2015년 3.7%에서 2016년 12.1%로 높아졌지만, 신용대출 증가율은 2015년 10.6%에서 2016년 -3.9%로 낮아졌다. 특히, 이들 취약계층이 늘리는 신용대출은 낮은 신용도로 인해 비은행권의 고금리 신용대출이고, 대부분 변동금리부 대출이어서 시중금리 상승에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가계부채 리스크 변화

최근 가계부채 증가의 또 다른 특징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의 지역별 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특정 지역은 가계부채가 지나치게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특히 향후 시중금리 상승 및 부동산 경기 변화에 취약한 대출이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이후 서울, 부산, 대구, 제주 등 4개 주요 지역의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을 비교한 결과다.8 이들 4개 지역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2011년 이후 수 년간 지방의 가계부채 증가율이 서울의 가계부채 증가율을 상회하는 가운데서도 전반적으로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2015년 이후부터는 지역별 가계대출 증가율의 격차가 확대되고 양극화되는 모습을 나타나고 있다. 가령, 대구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2015년 5월 20%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16년 11월 9.3%까지 떨어졌다. 반면, 제주의 가계대출증가율은 2015년 3월 20.5%를 기록하여 20% 선을 넘어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16년 11월 41.5%까
지 높아졌다. 2016년 11월 기준 제주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국 증가율 12.8%의 3.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를 반영하듯 제주 지역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규모는 2008년 1월 3조 8천억원에서 2016년 11월 11조원으로 늘어, 8년 만에 3배 규모로 증가했다. 2015년 상반기 이후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온 서울과 부산의 가계대출 증가율도 최근에는 부산의 가계대출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면서 그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2016년 11월 기준 부산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14.5%로서 서울의 가계대출 증가율 11.2%를 크게 상회한다. 이처럼 최근 지역별로 가계대출 증가율의 격차가 확대되고 심지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가계대출 증가세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주택가격 움직임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전년동월대비 주택가격상승률은 2015년 중반 이후 하락세로 전환된 대구뿐만 아니라 서울, 부산, 제주 등에서도 2016년 들어 하락세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주택가격상승률이 2016년 1월 10.9%에서 2017년 1월 3.5%로 7.4%p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동월대비 가계부채증가율은 2016년 1월 32.6%에서 2016년 11월 41.5%로 8.9%p 상승했다. 이는 최근 확대되고 있는 지역별 가계대출 증가율 격차의 확대 또는 양극화 현상에 주택가격 이외의 다른 요인들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출규제 확대의 가계부채 억제효과 크지 않을 가능성

가계부채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미 지난해 중반부터 비은행권 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 방안이 여러 차례 발표되었다. 지난해 7월부터는 보험업권에 대해서도 은행 수준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상호금융업권 비주택담보대출의 LTV(loan to value) 인정 비율을 축소9하였다.
올해 3월 13일부터는 자산규모 1천억원 이상인 상호금융조합 및 새마을금고에, 6월부터는 자산규모 1천억원 미만인 상호금융조합 및 새마을금고에도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해 비은행권에 대한 대출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보험업권을 첫 적용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가계부채 풍선효과의 억제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은행권에 대한 대출규제가 강화된 지난해 상반기부터 가계대출 증가액이 크게 늘면서 비은행권의 가계부채 풍선효과를 주도한 것은 보험업권이라기보다 상호금융업권 및 새마을금고였기 때문이다(차트 14). 2016년 상반기 보험기관의 가계대출은 3조 3천억원 증가해, 2015년 상반기 증가액 2조 3천억원의 1.4배 수준이었다. 반면, 2016년 상반기 상호금융의 가계대출은 8조 8천억원 증가해, 2015년 상반기 증가액 2조 5천억원의 3.6배 수준이었고, 2016년 상반기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은 4조 2천억원 증가해, 2015년 상반기 증가액 1조원의 4.2배 수준이었다. 2016년 상반기 보험기관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도 전년에 비해 빨라졌지만, 상호금융 및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이를 크게 상회했다. 비은행권의 가계부채 급증을 억제하는 측면에서 보면, 보험업권보다 상호금융 및 새마을금고의 가계부채 급증세에 주목하고 이들 업권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지난해 보험업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 8천억원이었지만, 상호금융 및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각각 19조 3천억원 및 12조 4천억원으로서 보험업권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를 크게 상회했다. 이보다 우려되는 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되기 시작한 보험업권에서조차 최근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지난해 7월부터 은행권에 준하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 라인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보험기관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3분기 1조 9천억원 증가해, 2분기 증가액 2조 2천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축소되었다. 그러나 보험기관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4분기 4조 6천억원 늘어 대출 증가액 규모가 다시 확대되었다. 이를 두고 4분기에 대출이 늘어나는 계절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지만, 2015년 3분기 증가액 대비 4분기 증가액이 1조 6천억원 늘었고, 2016년 3분기 증가액 대비 4분기 증가액이 2조 7천억원 늘었음을 감안하면, 대출규제가 없던 시기에 비해 대출규제가 적용된 시기에 대출 증가액 규모가 오히려 69% 늘어난 현상을 설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보험업권의 대출 증가세는 향후 확대 적용될 비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의 대출 억제 효과에 대해 우려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다.
지난해 4분기에 강화된 대출규제에도 불구하고 보험업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왜 빨라졌는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특히, 지난해 비은행권 가계대출 풍선효과를 주도했던 상호금융 및 새마을금고의 경우 향후 대출규제가 강화될 예정이지만 규제강화의 정도가 은행업권 및 보험업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해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과 유사하게 원금분할상환을 원칙화하면서도, 대출 만기가 짧고 소득이 일정치 않은 차주 특성 등을 감안한다는 취지 하에, 실제 대출 만기에 상관 없이 매년 전체 원금의 30분의 1 이상을 분할상환하도록 제도가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최장 만기가 30년임을 감안하면 은행권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에 비해 규제의 정도가 약하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은행권에 준하는 대출 규제를 적용한 보험업권에서 대출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빨라진 상황에서, 과연 이보다 완화된 조건의 대출 규제가 적용되는 상호금융 및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진정될지는 미지수다.

이와 함께, 지난해 4분기에 대부사업자가 포함된 기타금융중개회사의 가계대출이 급증했다는 점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기타금융중개회사에는 대부사업자 외에도 증권사, 자산유동화회사 등이 포함되는데, 늘어난 가계부채 증가액 중 상당 부분을 대부사업자 대출이 차지한다면 이는 가계부채 풍선효과가 심화되는 가운데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부업체 대출의 경우 대출금리 수준이 매우 높아 여타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처한 가계가 빌리는 대출일 가능성이 높다. 기타금융중개회사의 지난해 4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8조 5천억원으로서 지난해 3분기 가계대출 증가액 5조 3천억원보다 증가액 규모가 3조 2천억원이나 늘어났는데, 이는 지난해 4분기 전체 금융업권 중 가장 큰 증가 규모였다.

이처럼 기타금융중개회사의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이 주택금융공사 등의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나 대출채권을 유동화한 결과, 자산유동화회사 보유 가계대출 금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기타금융중개회사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이것만 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지난해 4분기 주택금융공사 등의 주택담보대출은 6조 3천억원 늘었는데, 주택금융공사가 속한 공적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지난해 4분기 8천억원 늘었음을 감안하면, 나머지 5조 5천억원 정도가 자산유동화회사의 가계대출 증가액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4분기 기타금융중개회사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8조 5천억원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3조원 정도가 설명되지 않는다. 만약 이 중 상당 부분을 대부사업자 가계대출 증가액이 차지한다면 이는 한계 상황에 처한 가계가 크게 늘었음을 의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업체 대출의 경우 대부분 고금리 소액 신용대출일 가능성이 높아, 1~2조원만 늘더라도 대출을 이용한 가구 수는 많이 늘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한계가구 증가 및 가계대출 부실화 추이와 관련하여 대부사업자가 속한 기타금융중개회사의 가계대출 증가세를 유의해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시중금리 상승세 진정돼도 대출금리는 계속 오를 전망

가계의 부채 부담과 관련하여 부채의 양도 중요하지만 가계대출 금리의 상승 정도도 중요하다.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국내 시중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더니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급등한 국제금리 움직임을 반영하여 지난해 말까지 빠른 속도로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상승세가 다소 진정된 모습이지만, 지난해 12월 금리를 인상했던 미 연준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여 대외적인 금리 상승 압력은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부진한 국내 경기 흐름, 높아진 국내외 불확실 요인 등으로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려워 국내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려되는 점은 향후 국내 시중금리가 오르지 않더라도 금융기관들이 대출 확대에 신중을 기하게 되면서, 대출 규모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수익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가산금리를 인상한 결과, 가계대출 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진정되지 않음에 따라 금융감독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계속 강화되고 있고, 경기 부진으로 가계의 고용 사정이 악화되고 소득 증가세도 부진한 상황을 반영하여, 금융기관들의 가계대출에 대한 태도 역시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 최근 은행들의 가계대출에 대한 태도 지수의 추이를 살펴보면, 가계대출에 대한 태도는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가계 주택 대출에 대한 대출 태도 지수는 2017년 1분기에 -30으로서 주택 경기 흐름상 직전 저점이었던 2011년 3분기의 -25보다도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가계대출 태도 지수는 주택 대출뿐만 아니라 일반 대출에 대해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가계 일반 대출에 대한 대출태도 지수 역시 2017년 1분기 -10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은행들은 여러 대출 주체들 중 가계의 신용위험이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은행들이 인식하는 신용위험 지수의 2016년 4분기 대비 2017년 1분기 변화를 살펴보면,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신용위험 지수는 각각 7과 16만큼 상승한 반면, 가계의 신용위험 지수는 24나 상승했다. 이를 감안하면 당분간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매우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대출의 규모를 크게 늘리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대출 규모를 확대하지 않는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이 수익성을 보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예대금리차를 확대하는 것이다. 실제로 수년간 축소되던 예대금리차가 2015년 이후 확대 추세로 전환되자, 저금리로 인해 계속 감소하던 국내 은행들의 이자이익 역시 증가세로 전환되었다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와 순수저축성예금 금리의 격차는 2015년 2분기 1.5%p까지 축소되었다가 이후 점차 확대되어 2016년 4분기 1.59%p를 기록했는데, 은행이자이익 역시 2015년까지 계속 감소하다가 이후 완만하게 늘어 2016년에는 매 분기 전년동기대비 1~2천억원씩 늘어난 은행 이자이익을 기록했다. 예대금리차 확대의 원인을 살펴보기 위해, 국내 시중금리와 은행 가계대출 금리의 움직임을 비교해 보면, 은행 가계대출 금리와 국내 시중금리 간의 격차는 2015년 이후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차트 19). 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 금리와 3년 만기 국고채수익률 간의 격차는 2015년 4월 1.22%p까지 축소되었다가 이후 점차 확대되어 2016년 7월 1.74%p까지 확대되었다. 이 두 금리간 격차가 확대되었다는 것은 국내 시중금리가 내려갈 때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덜 내려가고, 국내 시중금리가 올라갈 때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더 올라갔음을 의미한다. 이 두 금리간 격차는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외 시중금리가 급등하면서 축소되었다가, 최근 시중금리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다시 확대되는 추세다.

가계대출 금리의 수준이 시중금리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코픽스 금리 또는 코리보 금리 등에 대출자의 신용도, 은행 목표 이익률 등을 고려한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중금리 움직임과 격차를 보인 가계대출 금리 움직임은 금융기관들이 결정하는 가산금리의 조정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금융기관들이 판단하는 가계대출 리스크가 높아지는 가운데 가계대출 규모 확대에 신중해지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수익성을 보전하려 할 경우 금융기관들은 가산금리 폭을 확대하려 할 것이다. 이처럼 가산금리가 상승할 경우, 국내외 시중금리가 오르지 않더라도 가계가 직면하게 되는 대출금리는 지속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시사점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과 같은 대출규제가 도입되고 그 적용 범위가 계속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 전체 금융기관 가계대출 증가율은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도입된 2016년 2분기 이후 전분기 대비 기준, 전년동기대비 기준 모두 계속 상승하고 있다. 전분기 대비 증가율은 2016년 2분기 2.9%, 3분기 3.1%, 4분기 3.5%로 높아졌고,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2016년 2분기 11.2%, 3분기 11.6%, 4분기 11.7%로 여전히 높아졌다.

특히,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를 대출규제 강화가 뒤 늦게 적용되고 있는 비은행권대출 및 비주택담보대출이 주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당초 예상보다 가계부채 풍선효과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풍선의 비유를 활용한다면, 풍선 안에 들어 있는 공기의 양이 줄지 않거나 계속해서 풍선 안에 새로운 공기가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풍선의 누르는 면적을 넓히는 것만으로 풍선 자체의 부피를 줄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즉, 가계의 대출 수요 자체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대출규제를 더욱 강화하거나 규제 적용 대상 금융기관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것만으로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다.

가계의 대출 수요가 여전한 가운데 1금융권, 2금융권의 순서대로 대출을 빌리기 어렵게 한다면 신용도가 낮고 부채상환능력이 부족한 취약계층들부터 대출 조건이 양호한 금융업권에서 먼저 밀려나 대출 조건이 좋지 못한 대출을 늘릴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런 측면에서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저소득층과 고령층에서 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제주도 등 일부 지역의 가계부채가 은행권보다 비은행권, 주택담보대출보다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최근의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대출들은 대출금리의 수준이 높아 가계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변동금리부 대출의 비중이 높아 시중금리 상승시 취약계층이 먼저, 그리고 더욱 어려워지도록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규제의 강도를 높이고 강화된 대출규제를 적용하는 제도권 금융기관의 범위를 계속 확대해 나간다면 제도권 금융기관들의 가계대출로 집계되는 공식 통계 상의 가계부채의 증가율은 결국 낮아질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미등록 대부업체, 사채업자 등 비제도권 대출로 밀려난 취약계층이 급증하면서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가계부채 리스크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이들 취약계층의 가계부채가 전체 가계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소득층의 가계부채에 비해 작겠지만 이들 한계가구에 속한 가구원의 수는 적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 특히 내수 소비에 미치는 파장은 작지 않을 수 있다.

대출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가계의 대출 수요 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진정시키려면 우선 가계부채 수요가 어느 계층에서 왜 늘어나고 있는지 정확한 원인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이 부족한 것인지, 투자 목적 부동산 구입이 늘어난 것인지, 가계 수지가 적자인 한계가구의 생계비 마련 때문인지, 상황이 어려워진 자영업자 계층의 사업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인지, 각각의 원인에 따라 이에 맞는 대응책이 다르기 때문이다. 적절한 치료와 처방을 위해서는 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반드시 필요한 것과 유사하다.

특히, 취약계층 또는 한계가구의 경우 보다 세심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들의 어려움을 완화시켜주기 위해 서민금융강화 명목으로 대출 한도를 늘려주고 대출 금리를 낮추어주는 것은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계층이 부채를 더욱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적 곤경 상태에 빠진 이들이 포착되면 보다 집중적인 관리와 도움이 필요하다. 부채 상환 능력과 의지를 면밀히 심사하여 자체적인 부채 상환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가계에는 신속한 개인워크아웃, 개인회생, 개인 파산 등의 채무재조정 절차를 통해 새 출발 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기에 부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돈을 빌린 채무자인 해당 가계뿐만 아니라 돈을 빌려준 채권자인 금융기관도 적절한 손실과 책임을 분담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는 것과 동시에, 향후 채권자가 돈을 빌려줄 때 보다 엄밀히 심사하고 따지도록 함으로써 구조적으로 추가적인 부실의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반면, 부채 상환 능력 및 의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가계는 스스로 부채를 상환할 수 있도록 보다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도움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근로 능력과 부채상환 의지가 확실한 취약계층에 일대일 금융 컨설팅, 공공 부문 일자리 제공, 취업과 창업을 돕는 자금 지원과 교육 등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소득 창출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가계부채 리스크의 성격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우선, 예전에 비해 채권자인 금융기관의 리스크는 줄었지만, 채무자인 가계의 리스크는 커진 것으로 보인다. 대출 심사가 강화되고 금융기관들의 재무 건전성이 확충되면서 가계대출 부실화가 금융기관 부실화로 이어져 금융시장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로까지 확산될 위험성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금융업권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강화된 대출규제가 먼저 적용된 은행권의 리스크는 낮아진 반면, 반면, 가계부채 풍선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비은행권의 리스크는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가계소득 증가세가 부진한 가운데 부채의 규모가 늘어나면서 가계의 부채 리스크는 높아졌다. 가계의 부채 리스크 내에서도, 주택시장 관련 리스크는 줄고 있지만 소비 위축 리스크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의 도입으로 만기가 도래한 부채를 한꺼번에 갚지 못해 담보주택이 주택시장에 쏟아져 나와 주택가격이 급락하고 관련 대출이 부실화될 리스크는 낮아졌다. 그러나 원금 분할 상환이 원칙화되면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취약계층이 질이 낮은 대출로 옮겨가면서 이들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내수 소비가 위축될 리스크는 높아졌다. 특히, 가계부채 리스크가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최근의 상황은 내수소비 활성화가 관건인 올해 우리 경제 흐름에 상당한 위협 요인이다. 결국, 가계부채 리스크는 전체 가계부채 중 고정금리부 대출의 비중, 분할 상환 대출의 비중과 같은 몇 가지 지표들이 높아졌다는 것만으로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판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가계부채 리스크는 금융기관에서 가계로, 은행권에서 비은행권으로, 주택가격 급락 리스크에서 소비 둔화 리스크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비은행권 금융기관들의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가계의 소비가 구조적으로 위축될 수 있는 가계부채 리스크의 구조적 변화를 잘 파악하고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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