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5월 31일 일요일
 
 
  현재위치 > 뉴스지닷컴 > 학회

중국이 선진국 후보로 부상했다

 

정치

 

경제

 

사회

 

생활

 

문화

 

국제

 

과학기술

 

연예

 

스포츠

 

자동차

 

부동산

 

경영

 

영업

 

미디어

 

신상품

 

교육

 

학회

 

신간

 

공지사항

 

칼럼

 

캠페인
사랑의열매, ‘힘내라! 대한민국 나눔캠페인...
코로나19 극복 위한 ‘지역사랑 5% UP’ 캠페...

포토뉴스
 

[경제] 반세계화 시대의 세계화

거세지는 반세계화 흐름
뉴스일자: 2016-11-07

브렉시트(Brexit)와 트럼프 현상을 기점으로 그간 산발적으로 나타났던 선진국에서의 반세계화 움직임은 거대한 흐름이 되었다. 장기간의 저성장, 높은 실업률,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무기력한 기존 정치시스템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배경이다. 선진국에서 소득불평등은 1980년대 이래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대내적으로는 신자유주의의 득세와 기술변화, 대외적으로는 세계화의 영향이 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반세계화 흐름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일자리 문제가 첨예한 정치적,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데다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커진 상황에서, 유럽에서는 난민문제까지 겹쳤다. 중도세력이 몰락하서 미국에서는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유럽에서는 극우세력이 득세하는 모습이다. 그간 세계화를 이끌어왔던 선진국에서 구조적으로 소득분배가 악화되는 추세에 있고, 반세계화를 주장하는 정당들이 득세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화의 동력과 지지세력이 크게 축소된 모습이어서 반세계화 움직임은 일시적이 아니라 중장기적 트렌드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 지형변화는 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나 다국적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 대내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 소상공민 보호 등 경제적 약자보호와 금융규제 강 화로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자본과 노동의 이동에 대한 제약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이미 글로벌 저성장으로 크게 위축된 국제교역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대공황 직후와 같은 교역감축은 상상하기 어렵다. 국가간 상호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각국은 비관세 장벽을 높이거나 국내정책에 따라 지급하던 각종 보조금에 제동을 거는 등 새로운 보호무역 수단을 만들어낼 것이다. 상품교역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대신 규제가 어려운 무형의 재화인 서비스 교역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비 중에서 서비스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지식 중심으로 경제구조가 변화하면서 특허나 연구개발이 생산에 기여하는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국가간 디지털 교역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미국의 대외정책이 고립주의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미중 양국간 경제적, 군사적, 외교적 마찰이 늘어나고, 세계화의 제도적 기반(Governance)이 흔들리면서 국가간 협력이 어려워지고 갈등과 혼란은 늘어날 개연성이 높다. 향후 반세계화의 시대에 우리경제는 불확실성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국가간 통상마찰 이 늘어나고 환율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대외적으로 시장위축과 무역 분쟁의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은데다 대내적으로는 사회적 책임을 늘리라는 요구에 직면할 것이다.

거세지는 반세계화 흐름

지난 6월의 브렉시트는 세계경제질서의 향방에 중요한 물음표를 던졌다. 물론 지난 30여년간 세계경제질서를 지배해 온 세계화의 흐름에 금이 가는 조짐을 보인 것이 브렉시트가 처음은 아니었다. 전세계적 차원에서 자유무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WTO(세계무역기구)가 본래의 설립의도를 잃어간지는 이미 오래 됐고, 미국과 EU 등 세계화를 이끌어온 나라들의 반덤핑 등 무역규제조치는 지난 수년간 더욱 빈번해 졌다.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반세계화를 부르짖는 포퓰리즘 정당이 유럽에서 빠르게 세를 늘려오고 있다.
브렉시트는 기존의 산발적 움직임들을 정렬시키고 반세계화 혹은 반자유주의적 흐름 이라는 의미를 뚜렷하게 채색했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 트럼프 후보가 예상을 뛰어넘는 지지율로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되면서 그러한 기류는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현상은 당초 그 배경과 의미에 초점이 두어졌다. 세계화와 기업행위의 자유화에 대한 불만이 컸기 때문에 이러한 양상이 나타난 것이고 따라서 부작용을 치유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현상들이 여러 개별적 움직임들의 구심점으로 작용하면서 반세계화 흐름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제와 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를 반세계화라는 관점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품, 서비스 그리고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의 국가간 자유로운 이동이냐 아니냐 하는 그릇에 최근의 현상들을 모두 담기는 쉽지 않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든가 반이민 정서와 같은 현상들은 직접적인 반세계화의 범주에 속한다.
규제 강화 등 정부의 개입 확대라든가 구글이나 애플, 도이치뱅크와 같은 거대기업들에 대한 제재, 그리고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국들의 대내외경제정책은 지난날 익숙했던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 질서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각국의 경제와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전통적인 세계화의 위축 이상으로 심대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상품과 서비스, 생산요소의 이동 등에 관한 시각과 정책방향의 변화는 기업활동을 양적으로 제약할 국한될 가능성이 크지만 세계경제질서변화로 논의를 확장하면 제약요인들은 질적 측면으로까지 파급되기 때문이다.  
반세계화가 됐든 기업활동에 대한 규제강화가 됐든 이는 그 동안의 세계화 진전과 그 과정에서 나타난 불평등 심화와 같은 부작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기존 정치 시스템과 자유로운 기업활동의 과실을 따먹은 글로벌 거대기업과 같은 경제엘리트에 대한 불만이 주요한 배경이다. 불만이 확대되고 장기화되면서 세계화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그간 세계화는 선이고 이에 반대하는 것은 역사의 필연적인 흐름에 반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화와 자유화가 항상 정답은 아니고 일정 정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세계화의 흐름이 중단되거나 세계화의 부작용을 치유하는 조치가 뒤따르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다방면으로 불거진 문제점에 대해 각국이 국내정책으로 대응함과 동시에 세계화의 거버넌스 문제를 포함해 무역제도 개혁, 금융규제 및 이민 문제 등과 관련된 논의가 글로벌 차원에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하에서는 최근 나타나는 국제경제질서 변화를 반세계화 흐름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최근의 반세계화 움직임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를 판단한다. 아울러 향후 세계화 등 경제 및 기업활동을 둘러싼 글로벌한 차원의 기류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그리고 주요국들은 이러한 흐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반세계화의 배경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는 반세계화와 반자유주의 흐름을 직접적으로 촉발시킨 사건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이다. 금융위기 직후 각국 정부는 위기에 빠진 대형 금융회사들을 구제했다. 반면 구제금융과 성장률 급락으로 재정적자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재정여력이 축소되어 일자리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정책대응으로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는 예상보다 크고 오래 지속되었다. 2008년 이후 미 국 등 선진국의 성장률은 2000~2007년 평균보다 1% 포인트 이상 하락하였고, 실업률은 크게 높아졌다. 경제가 취약하고 고용부진이 이어지면서 미국에서는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점차 커졌고, 때마침 유럽에서는 중동발 난민 문제가 불거졌다. 악화된 경제상황에 이민과 난민 문제가 겹치면서 유권자의 불만이 고조됐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분노는 분리주의 운동이나 반세계화를 주장하는 고립주의적 정치운동을 통해서 표출되기 시작하였고 이는 브렉시트와 트럼프 현상으로 나타났다.

(1) 소득불평등 확대는 이미 1980년대부터 시작

금융위기와 이민자 문제로 촉발되었으나 반세계화의 바탕에는 1980년대 이후 악화 일로에 있는 선진국의 소득불평등이 있다. 미국, 유럽에서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대에는 30~35% 정도였으나 금융 위기 직전인 2007년에는 미국 45.8%, 영국 42.6%, 독일 38.5%로 높아졌다. 또한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져, 미국은 18.4%(1980년 8.2%), 영국 15.4%(1981 년 6.7%), 독일 12.9%(1981년 10.4%)에 달했다.
이러한 소득 불평등의 확대를 모두 세계화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과거의 지식이나 기술의 가치가 점차 하락하였고, 반대로 지식 중심의 경제 구조가 정착되면서 학력이나 숙련의 가치가 상승했다. 또한 1980년대 이후 노동시장이 유연해지면서 노동자에 대한 보호막이 약해진 탓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선진국의 불평등도 확대에는 세계화보다는 노동시장의 변화가 더욱 큰 영향을 준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는 분석한 바 있다. 물론 소득불평등 확대가 반드시 반세계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 인도, 인도 네시아, 베트남과 같은 신흥국에서도 1980년대 이후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었으나 성장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오히려 과거에 비해 정치적으로는 안정적인 모습이다.
문제는 소득불평등도 확대가 금융위기(또는 저성장)나 이민문제와 결합하는 경우이다. 역사적으로도 그러한 조합이 발생할 때 외국자본,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제도화되거나 일상적으로 나타났고, 대기업이나 금융기관에 대한 일반인의 반감이 반독점법 제정이나 규제강화로 이어졌다.
19세기말~1930년대 초반에 걸쳐 미국 상위 10%의 소득비중이 40% 중반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이 수 차례 발생한 경제불황과 결합되어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에 서는 중국인, 일본인들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공공연히 나타났으며, 이민을 금지하는 법안까지 통과되었다. 또한 독점기업을 분할하는 법안(Sherman Antitrust 법)이 제정되어, 합병이 무산되거나 대규모 기업이 해체(Standard Oil, 1905년)되기도 하였다. 1929년 발생한 대공황 직후에는 모건은행(House of Morgan) 등 대규모 은행을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으로 분리하는 법안(Glass-Steagall 법)이 시행되기도 하였다.

(2) 금융위기 이후 정치적 양극화 심화

반세계화 움직임은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1970년 이후 선진국에서 발생한 경기침체가 정당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한 연구에 따르면 금융기관 파산과 심각한 경기후퇴를 동반하는 금융위기는 기존의 사회적, 정치적 구조에 균열을 초래한다고 한다. 우선 기존 주류 정당의 지지율은 급락하고 정치적 양극화(bi-polarization)가 진행된다. 특히 유권자들이 외국인이나 소수자의 배제를 주장하는 극우주의적인 정치적 수사(rhetoric)에 이끌리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 결과 극우주의 정당의 득표율이 평균 30% 가량 올라간다. 아울러 정치적 양극화는 정책적 불안정성을 초래하여 금융위기 이후의 회복을 지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도 앞선 분석과 맥을 같이한다. 우선 미국을 살펴보면 2008년 이후 양대 정당인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간 정치적 이념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낙태허용과 같은 종교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총기보유, 이민, 기후협약과 같은 광범위한 문제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스스로를 중도층이라고 대답한 응답자의 비중은 줄어 들고 보수와 진보로 응답하는 비중은 크게 늘었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위기 이전 조사에서는 양당 지지자간 차이가 지금처럼 크지는 않았다.
정치적 양극화와 동시에 정부에 대한 신뢰도도 크게 하락하고 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인들의 연방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60%가 넘었으나 2001년 IT 버블붕괴,  9.11사태,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대로 급락하였다.

(3) 유럽에서 극우정당의 득세

유럽에서는 극우정당의 지지율은 높아지고 중도좌파 성향 정당은 몰락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폴란드에서는 이미 극우정당이 집권 중이며,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덴마크 등지에서도 극우정당은 높은 지지율을 획득하였다. 반면 유럽의 사회민주당 지지율은 1990년대 평균보다 20%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형편이 다. 지난 수 십 년간 유럽에서 사회민주당이 유력한 집권정당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정치권과 EU체제에 대한 반감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유럽에서 극우정당의 득세는 EU체제의 균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중도파(우파와 좌파 포함) 정당 들은 대체로 EU 통합에 찬성하고 있으나 극우정당들은 자국의 EU 탈퇴를 주장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유럽에서 좌파의 몰락은 세계화로 인한 제조업의 쇠퇴와도 관련이 깊다. 과거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사민당과 공산당을 지지하던 지역이 제조업이 몰락하고 실업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극우파 강세지역으로 전환되는 현상이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1978년 입법부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좌파가 패배했는데도 롱위(프랑스 북 부 철강산업지대에 위치한 작은 도시)는 여느 때처럼 공산당 후보를 파리로 보냈다. 20년 후 1997년 5월 입법부 선거에서 1978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우파의 국민전선은 지역의 공산당 후보를 3천 표 넘게 추월했다”라고 역사학자인 토니 주트(Tony Judt)는 기술한 바 있다.지난 4월 EU 탈퇴를 결정지은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영국 텔레그래프지(紙)에 따르면 브렉시트 지지율은 과거 제조업이나 탄광업이 주된 산업이었고 이제는 실업률이 가장 높은 잉글랜드 북부지역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4) 세계화, 국민국가, 그리고 민주주의 - 트라일레마(Trilemma)

미국과 유럽에서 불고 있는 반세계화 물결은 세계화의 진전이 초래한 필연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상품, 자본,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은 선진국에서나 신흥국에서나 산업 구조의 변화를 초래한다. 경쟁력이 낮은 부분에서 경쟁력이 높은 부분으로 자본과 노동이 이동해야 하는데 그 과정은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 그렇다고 관세나 비관세조치 등으로 국내산업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WTO의 무역규범이나 국가간 협정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품의 이동(수출입)만으로도 선진국의 제조업은 경쟁력을 점차 잃어갔고, 일부는 자발적으로 일부는 비자발적으로 중국 등 임금이 싼 신흥국으로 생산거점을 재배치해야 했다. 또한 중국의 경쟁력 확대는 그러한 효과를 더욱 강화했다. Acemoglu(하버드) 등의 연구에 따르면 상품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으로 미국에서만 1999~2011년 사이 200~24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한다. 노동 이동도 공산권의 몰락 이후 동유럽에서 서유럽으로의 이주, 멕시코 등지에서 미국으로 이주 등으로 늘어났다. 자본의 이동은 말할 것도 없다. 1980년 전 세계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544억 달러에 그쳤으나 2007년에는 1.87조 달러, 2015년에도 1.7조 달러에 달했다.
이처럼 상품, 자본, 노동 이동이 점차 늘어나고 각국의 정책이 세계화의 규칙에 얽매이게 되면서 초세계화(hyper-globalization), 국민국가(nation state), 민주적 정치 질서(democratic politics)가 동시에 달성될 수 없게 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버드의 대니 로드릭(Dani Rodrik) 교수에 따르면 세계화가 진행되면 국민국가는 국내의 민주주의를 희생하고 세계화된 경제에서 통용되는 규범과 질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유권자들이 이에 반대하는 의사를 투표를 통해서 표시하게 되면 정부는 세계 화된 질서와 유권자들의 요구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차원의 연방제를 검토할 수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떨어진다. 또 다른 대안으로 자본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는 과거 브레 튼우즈(Bretton Woods) 방식을 채택할 수 있으나, 이는 현재처럼 국가간 경상수지 불균형이 큰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왜냐하면 상품이동에서 발생하는 불균형을 교정해주는 자본이동을 금지할 경우 상품 이동에도 제약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화의 중단을 의미한다.
EU 체제의 아킬레스건도 바로 이러한 점에서 발생한다. 현재 EU 체제는 국민국가는 그대로 존속한 상태에서 EU 차원의 규제와 규범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각 국가는 GDP대비 재정적자 수준을 관리해야 하며, 인권, 환경, 이민 등에서는 EU 차원의 정책을 준수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2008년 위기와 최근 난민 문제에서 볼 수 있듯이 불황의 영향이나 난민 정책은 각국마다 달랐으나, 각국이 독자적으로 펼칠 수 있는 정책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지만 국민들은 투표를 통해서 자신들의 요구와 불만을 표출했고 급기야 브렉시트까지 이어진 것이다.

세계화의 미래

역사적으로 세계화나 무역자유화의 길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산업구조나 사회 체제 변화에 따라 찬반 세력 간에 다양한 갈등이 존재해 왔다. 특히 세계화가 빠르게 확산될 때마다 그에 대한 반작용이 발생했다. 반작용의 형태는 각 시기별, 지역별 여건에 따라 국가 간 경쟁과 충돌, 국가 내 갈등, 새로운 이념의 출현 등 매우 다양하게 표출됐다. 다음에서는 세계화를 역사적으로 조망한 다음, 앞으로 세계화가 어떻게 변모할 것인지 살펴보았다.

(1) 세계화의 역사적 전개

O’Rourke와 Williamson(2002)은 19세기 운송비가 급락해 상품교역이 늘어나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상품가격이 근접한 것을 세계화의 시작으로 본다. 세계화는 통합의 진전 정도에 따라 세계화의 1차 물결과 2차 물결의 두 단계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1차 물결은 상품교역의 자유화가 급속히 이뤄진 단계로서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있었다. 이 당시 세계화는 교역 품목의 확대와 더불어 시장 개방 대상 지역과 국가를 점차 넓혀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의 세계화 진전은 19세기 후반 증기선의 발달과 수에즈운하 개통, 철도 건설붐 등으로 국내외 운송비가 빠르게 하락한 점이 물리적 배경이 됐다. 한편 정치적, 제도적 배경으로는 직접적으로 교역을 장려하는 무역정책 뿐 아니라 사유재산권이나 계약의 자유, 안정적인 통화 및 재정정책 등 각종 법적, 관습적 장치를 들 수 있다. 1차 물결은 20세기 초반까지 진행돼 1차대전 직전 년도인 1913년도에 정점에 달했다.
1차 물결과 2차 물결 사이 약 30여년 동안은 세계화가 후퇴한 기간이다. 이 시기에 경제전쟁과 무역장벽, 이민제한, 자본통제, 민족주의 등도 나타났다. 제1,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으며 유럽에서는 민생파탄과 反기득권 정서가 나치와 같은 파시즘을 낳았다. 세계화가 후퇴한 데에는 19세기 후반 이후 세계화가 빠르게 진전되는 과정에서 반작용으로서 동력이 약화된 탓도 있다.
신대륙에서 값싼 곡물이 유입돼 유럽지대 수입자의 소득을 감소시켰다. 또한 유럽의 제조업품이 수입돼 신세계의 유치산업 발달을 저해했으며, 반대로 유럽으로부터의 대량 이민 때문에 신대륙의 미숙련노동 임금이 하락했다.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 유럽은 곡물수입에 관세를 부과했고 미국을 비롯한 신대륙에서는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장벽을 구축했고 미숙련 노동의 임금을 유지하기 위해 이민제한 등의 정책이 실시됐다. 
2차 물결은 20세기 후반에 나타났다. 자유화 대상이 전통적인 제조업 상품에서 서비스, 지식 및 정보, 디지털 재화는 물론이고 노동과 자본 같은 생산요소 시장까지 확 대됐고, 전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시장 개방에 동참하게 됐다. 2차 물결은 무역정책의 변화에 힘입은 바 크다. 특히 1980년대 후반 이후 세계각국은 무역을 저해하는 각종 관세,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고, 자본과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등 세계화를 국제무대의 표준(Norm)으로 정착시켜 왔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전세계 무역 자유화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관세동맹(Customs Union) 등 다양한 형태의 지역통합 협의체 결성을 허용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다수의 지역무역협정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 결과 1970년대 초반 1차대전 직전 수준을 회복한 세계화는 이후 그 수준을 크게 능가하게 됐다. 특히 교역재의 생산 대비 비중이 이전에 비해 매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자본시장의 통합도 상품시장의 경우와 유사하다. GDP 대비 국제투자의 비율로 보면 자본이동의 비율은 19세기 말까지 오르다가 이후 2차대전시까지 줄어들고 이후 다시 빠르게 늘어났다. 19 세기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당시 가장 부유한 나라들에서 주식이나 채권 등 포트폴리오 형태로 캐나다, 호주, 아르헨티나 등의 신흥국으로 이동했다.
20세기 들어서는 포트폴리오보다 직접투자의 비중이 늘어났다. 1980년 544억 달러에 불과했던 해외직접투자는 80년대 후반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2000년에는 1조 3천 6백억 달러를 기록했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붕괴 등으로 주춤했으나 이후 BRICs 붐으로 회복돼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에는 사상 최대치인 1조 8천7 백억 달러 규모의 해외직접투자가 이뤄졌다. 2008년 이후 다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약 1조7천억 달러까지 회복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다.
국경 간 인력 이동에 대한 관리는 주권국가 성립과 그 맥을 같이하지만, 19세기 후반까지도 상당수 국가들은 국경 간 이동을 직접 막기보다는 ‘시민권’ 등록을 제한하는 느슨한 형태로 이민을 관리했다. 위의 틀로 보면, 노동의 세계화는 제 1물결 당시에는 유럽에서 신세계로 향하는 대량이민이 주된 흐름이었다.
그러나 1, 2차 세계대전을 통해 국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경제발전으로 노동력의 질이 중요해지면서 각국 정부는 이민의 조건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결국 현대적인 의미의 이민 및 국적법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즉 1950년대에 대부분 탄생하게 됐다. 시장개방과 자본이동이 본격화된 20세기 말의 이민은 19세기에 비해 규모가 줄어들었다. 취업 이민을 중심으로 동유럽에서 서유럽으로, 저개발국에서 선진공업국으로의 이동이 주된 흐름이다. 
이러한 흐름을 감안할 때 최근의 반세계화는 일시적 흐름에 그치기보다는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주요 선진국의 소득분배 악화는 구조적인 측면이 강해 기존 질서와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화의 동력과 지지세력이 크게 축소된 형국이다. 전세계적 장기 저성장에 직면해 주요국들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해 자국통화를 약세로 몰고 가는 것은 대공황 당시 금본위 제를 탈퇴하고 경쟁적으로 자국통화를 약세로 몰고 간 인근궁핍화정책과 비슷한 모양새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 반세계화 성향의 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주요 정당의 정강에 이미 보호무역주의가 반영돼 있는 것도 현재의 움직임 이 일시적이기보다는 중장기적 트렌드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20세기 전반 반세계화의 배경이 됐던 19세기 후반 유럽과 신대륙간의 경제적 관계는 현재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중국 등 신흥국 간 입장과 상당한 유사성을 띤다. 1800 년대 후반 유럽으로부터의 상품 수입과 이민으로 인해 미국의 산업과 고용이 악화됐다면 현재는 중국으로부터의 철강, 화학 등 제조업품 수입과 멕시코 등지로부터의 이민으로 인해 미국이 고용압박을 겪고 있다. 유럽 역시 중동 및 동유럽으로부터의 이민 및 난민 유입에 대해 반감을 키우고 있다.

(2) 국제교역의 구조적 변화: 서비스 교역의 증가

반세계화 흐름과는 별개로 이미 국제교역 구조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국제교역 중에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금융, 법률, 회계, 운송, 보험 등 서비스의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OECD 국가를 기준으로 할 때 전체 교역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20.3%에서 2015년에는 24.6%로 늘어났다. 이는 우선 상품과 사람의 이동이 크게 증가한 탓이기도 하다. 교역이나 여행 등이 증가하면서 이를 매개하는 운송이나 보험, 심지어 카드사용도 늘어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WTO 출범으로 서비스 무역에 대한 각국의 장벽이 낮아지고 자본 이동이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자본의 이동 또는 해외투자가 증가하게 되면서 자금이체, 자금관리, 펀드관리, 투자자문 등 금융산업 전반에서 해외로의 확장이 나타 났다. 동시에 해외투자를 위해서는 각국의 법률이나 회계 차이를 해소하는 절차도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글로벌 회계표준(IFRS)이 등장하였고, 각국의 법률 차이에 따른 사업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글로벌 법률자문 시장이 성장하게 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각국이 점차 법률시장마저 개방하는 추세에 있다.
아울러 자본, 노동에 이어 정보나 지식이 생산의 3대 요소로 중요성이 높아진 영향도 있고 소비 중에서 서비스의 비중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 정보사회화나 지식중심 경제가 진행되면서 특허권이나 상품권 등이 경제와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그 결과 국가간 저작권료나 프랜차이즈 사용료 지급과 수입도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애플, 아마존, 구글 등을 통한 디지털 형태의 음원이나 도서구입이 늘어나고 자료 검색도 늘어나는 것들도 서비스 교역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서비스의 아웃소싱(out-sourcing)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데이터 관리, 콜센터, 금융부문의 후선업무 등이 신흥국으로 이전되는 양상이 확산되었다.
서비스뿐만 아니라 상품생산에 포함된 서비스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수출품에 포함된 서비스 수출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이는 상품 제조의 부가가치는 떨어지고 생산 이전 단계인 연구개발(R&D)이나 디자인, 생산 이후의 단계인 유통이나 마케팅 등의 요소가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를 보더라도 제조업 수출에 포함된 서비스의 부가가치 비중은 1995년 33.6%에서 2011년에는 37.4%로 늘어나는 모습이다.
서비스 교역의 증가, 상품 수출에 포함된 서비스의 비중 증가는 경제의 서비스화가 진전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앞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더라도 규제가 어려운 무형의 재화인 서비스 교역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3) 노동과 자본 이동에 대한 제약 확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상품교역에 제약이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노동과 자본이동에 대한 시각도 점차 변하고 있다. 우선 단기자본이나 투기자본에 대한 시각이 2008년 이후 크게 달라졌다. 금융위기 이후 브라질이 단기자본의 급격한 유입으로 자국통화가 고평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본거래세(토빈세)를 도입할 때만 하더라도 IMF 등 국제기구에서는 실효성이 작은 조치로 간주해왔다. 그렇지만 2012년 IMF는 단기자 본에 대한 규제가 효과적이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동 보고서에는 우리 정부가 취한 선물환 포지션 제한 등에 대해서도 호의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1990년 대 이후 자본이동에 대한 규제를 비시장적 조치, 비효율적인 조치로 치부해 왔던 IMF마저도 자본 통제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또한 최근 들어서는 국가안보나 국민경제 안전성을 이유로 자본유입을 제한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중국자본에 의한 전력송전회사 인수합병을 불허한 바 있으며, 캐나다는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외국인의 주택매입을 규제하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물론 자국에 이득이 되는 자본유입에 대해서 법인세를 낮추거나 각종 투자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모습은 지속될 것이다. 실제로 2008년 이후 OECD 국가들의 법인세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노동이동에 대한 제한도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 영국 정부는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에서 관건은 이민정책의 자율성이라고 이미 밝힌 상태이다. 영국정부의 속내는 막대한 분담금을 내고서라도 EU라는 단일시장에의 접근(access)은 유지하고 싶어하지만 EU 출신 이민자는 제한하는 것이다. 이민자 문제는 미국에서도 파열을 일으키고 있 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는 이미 미국에 정착한 불법 이민자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고 멕시코로부터의 인구유입을 제한하기 위해 거대한 장벽을 쌓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민자들과 노동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저소득 백인을 보호하려는 목적이다.
반면 자국경제에 더욱 도움이 되는 고학력 이민자에 대한 문호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미국 이민청의 자료를 보더라도 2008년 이후 이민 비자 발급 건수는 점차 줄어 들고 있으나 고학력층을 대상으로 하는 비자(H1-B) 발급 건수는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사실 노동이동은 상품수입보다 정치적으로 긴장을 유발하는 효과가 더욱 크다는 점에서 앞으로 노동이동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4) G-zero 시대의 세계화

탈세계화와 고립주의가 기존 세계화 흐름에 대항하는 하나의 움직임이라면 또 다른 갈래는 세계화가 미국을 위주로 선진국들에 의해 이루어져 온 데 대한 반대 움직임이다. 19세기 후반부터 길게 150년, 짧게 보아 2차대전 이후 70여년 동안 이뤄진 미국과 유럽 주도의 세계화 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던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국들이 제목소리를 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중 미국은 유 럽의 협력을 얻어 다자간 기구 설립과 국제적 규범 제정 등의 수단을 통해 세계화 를 주도해왔다.
미국식 경제가치관 및 규범이 주권의 경계를 넘어 세계적으로 공유되고 결과적으로 세계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이끈 배경이 됐던 것으로 평가된다. 1980년대, 1990년대 이후 중국, 인도 등 구사회주의권 국가들이 세계경제에 편입하면서 세계화가 가속화 될 수 있었다. 반면에 이들 신흥국들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세계경제의 무게중심이 변화하면서 미국 주도 세계화에 대한 도전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핵심은 미국과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중국간의 마찰과 갈등 가능성이다.
현재 세계경제 질서 형성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기조에서 커다란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세계화의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반면 중국 은 국제사회에서 점차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세계화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변화는 세계화에서 신고립주의로의 전환이다. 그 동안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해 온 공화당 후보마저 무역자유화를 반대하면서 정당의 지향성이 혼선을 빚고 있다. 아울러 민주당 역시도 TPP(환태평양동반자협정) 등 신규무역협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그간의 세계화 과정에서 백인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反 이민 정서가 확대된 것도 세계화를 확대하기보다는 후퇴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 고 있다.
세계화와 관련한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의 정책기조의 단면은 리쇼어링(제조업체들의 복귀)의 강화에 잘 나타난다.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로 빠져나갔던(오프 쇼어링) 제조업체들의 복귀시 부지제공 및 다양한 금융세제상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조달시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우선시하거나 의무화하는 ‘Buy America’ 조항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미국의 소극적인 대응에 비해 중국은 지난 40년간의 빠른 성장을 기반으로 중국의 경제적 위상에 걸맞은 영향력 발휘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날 중국의 대외정책은 도광양회(韜光養晦)로 요약된다. 자신의 재능을 드러내지 않고 은밀하게 힘을 기르며 때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불필요한 대외 마찰을 최소화했던 덩샤오핑 시절 중국 외교정책 기조를 상징한다.
그러나 유소작위(꼭 해야 할 일만 참여), 화평굴기(평화로운 발전)에 이어 국익에 필요한 일은 주도적으로 한다는 뜻의 주동작위(主動作爲)가 최근 중국의 외교기조가 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일대일로’와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등 점차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이익’을 반영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해외의존도가 높은 기술과 산업을 육성해 첨단제품의 수입을 대체하는 등 경제자립도를 높여 국내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추구하고 있다. ‘Made in China’에서 ‘Made by China’로 궤도를 수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양측의 입장은 군사·외교적 마찰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재정적자 부담으로 국방비, 대외원조 등 글로벌 거버넌스 유지 비용을 축소하면서 외교적 영향력도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중국은 첨단무기 개발, 대 EU 관계 강화 등 추진하는 동시에 영토 분쟁(ex. 남사군도, 조어도 등)에서는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 하고 있다. 마침 미국이 아시아로 대외관계의 중심축을 이동(Pivot to Asia)하고 있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우위와 경제적 후원을 담당해 온 중국과의 전략적 충돌과 갈등수위 고조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세계화를 이끌어 왔던 미국이 주춤하고 미국의 주요 파트너인 유럽은 경제위기와 브렉시트 등 통합과 관련된 파열음으로 동력을 상실하였다. 이러한 와중에 중국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면서 글로벌 거버넌스의 공백이 커지고 국제협력의 실효성이 줄어들면서 갈등과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힘의 공백상황은 글로벌 협력 및 외교 관계에서도 ‘미-중 간 컨센서스’가 정착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예로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 국면이 확대되면서 미국의 대중 무역제한이나 환율 조작 시비 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01년 WTO 가입시 15년간 미뤄뒀던 중국의 시장경제국 지위 확보도 쉽지 않을 전망이 다. 힘의 공백이 발생하고 미-중 간 대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도와 브라질 등 독자노선을 추구해 온 거대 신흥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로 갈등이 더욱 잦아질 가능성 이 높다.

반세계화 흐름과 정책방향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선진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반세계화 흐름의 가장 큰 경제적인 요인은 저성장과 일자리 문제이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미국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일자리(84%)와 이민자 문제(71%)이다(복수 응답 가능, 2016년 5월). 유럽에서도 일자리 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청년실업률은 각각 45.7%, 27.8%에 달한다. 그렇지만 구제금융, 실업률 급등, 국가부채 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선진국의 재정여력도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방향은 자국우선주의와 경제적 포퓰리즘이다.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고, 유권자들의 불만을 수월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선 대외적으로는 자국 내 산업을 보호하고 외국기업을 배제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 이다. 이러한 징후를 최근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WTO를 통한 무역 분쟁 해결을 선호하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양자간 분쟁 해결 방식을 선택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인도네시아(담배)나 브라질(면화)과의 무역분 쟁을 WTO를 거치지 않고 당사국 정부와 직접 해결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반덤핑 항소절차를 수입기업 에 불리하게 변경하는 미시적인 차원의 보호무역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에 대한 과세도 강화되고 있다.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애플, 구글, 스타벅스, 피아트 등 다국적 기업에 세금특혜를 부여한 아일랜드, 네덜란드, 룩셈 부르크 등에 세금추징을 요구한 바 있다. 이들 기업은 무형자산인 특허와 아일랜드 등이 부여한 세제상 혜택 을 이용하여 EU 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서 극히 낮은 법인세만을 납부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다국적 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를 통해 세계화에 불만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정치적으로는 일자리 보호와 금융엘리트에 대한 규제를 통해서 유권자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독일은 올해 처음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한 바 있으며, 미국은 캘리포니아 와 뉴욕에서 현재 시간당 9~10달러인 최저임금을 수 년 내 15달러로 높이는 법안이 통과된 바 있다. 핀란드에서는 전 국민에게 일정 수준의 생활비를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시범실시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 등에서는 숙박, 택시 등 영세자영업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O2O 서비스(우버, 에어비앤비) 등을 금지하거나 규제하는 법안이 시행 중이며, 미국에서는 자동차의 온라인 판매 허용을 두고 기존 자동차딜러들의 거센 반대 에 직면한 바 있다.
금융위기 발발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 우선 국제적으로 금융시스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금융기관을 지정하고 자기자본 규제를 강화하였다. 미국에서는 대형은행의 파생상품 자기투자를 금지하고 파산시 처리절차를 수립하도록 하였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설립하여 금융기관에 의한 약탈적 대출 등을 감시하도록 하였고, 심각한 법률위반이 발생할 경우 경영진에 이미 지급한 보너스를 환수하는 제도도 마련한 바 있다. 아울러 영국에서는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지배구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조항(Stewardship Code)을 신설한 바 있다.
반세계화 흐름은 정치권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사실 ‘세계화 자체가 아니라 세계화라는 과정을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조셉 스티글리츠(J. Stiglitz)의 조언과는 달리 그간 각국은 세계화 확산의 부작용에 대해선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문제를 키워왔다. 실제로 무역을 통한 초과 이득 중 일부를 세계화로 피해를 본 경제주체 들을 대상으로 지원되는 제도(무역조정지원제도(EU)나 세계화 조정기금(영국))는 마련되어 있으나 활용도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었다. 또한 세계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영국과 미국의 GDP 대비 복지지출 규모는 독일, 프랑스 등에 비해서 2/3 정도에 그 쳤다. 현재는 유권자들의 불만이 유례없이 큰 상황이고, 유권자들의 그러한 요구에 응해야 하는 것이 현대민주주의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자국우선주의와 경제적 포퓰리즘이라는 정책방향은 당분간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다.

맺음말

반세계화의 위협은 현재진행형인 동시에 미래형이다. 세계화는 글로벌시장의 통합을 향해 가고 있는데 주권국가의 국경에 갇혀있는 각국의 국내정치와 정책에서 새로운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학자 폴 케네디는 15세기 이후 시장과 개방의 원칙 하에 더 큰 풍요를 추구하는 자유주의가 상대적 우위를 점해왔지만 국가이기주의가 위기를 초래할 때마다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후퇴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의 반세계화 기조가 구체적으로 어떤 모양을 띨 것인지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과거와 같은 관세, 비관세 장벽을 중심으로 하는 보호무역주의나 이민 제한뿐만 아니라 새로운 영역에 대해 새로운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무엇 보다도 국가간 물적, 인적 거래가 워낙 복잡다기한 형태를 띠는데다 경제의 서비스화, 디지털화가 매우 빠르게 진전되면서 이들 거래의 성격 규정과 효과적인 규제방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거버넌스의 공백이 커지고 국제협력의 실효성이 줄어들면서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갈등과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향후의 반세계화 시대에 우리 경제와 기업활동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기업활동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규제와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국가간 분쟁이 잦아질 전망이고 미-중 통상마찰로 차이나 리스크가 확대되고 주요국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환율의 변동성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는 국제교역을 더욱 짓눌러 세계시장을 축소시킬 것이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매우 큰 충격을 줄 전망이다. IMF의 분석에 따르면 2008년 이후 교역 감소의 1/4이 보호무역주의 흐름에 기인한 것이고 나머지가 경기 부진에 따른 것인데 향후 보호무역주의 등 세계경제질서의 변화에 따른 교역감소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내수 부문을 확충해 중국의 성장 둔화와 같은 외부변수 악화에도 흔들림 없도록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대외적으로 시장 위축과 더불어 무역분쟁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지는데다 대내적으로는 사회적 책임을 늘리라는 요구에 직면할 것이다. 무역금융이나 투자인센티브, 구조조정과 같이 이전에는 무역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던 보조금 등 각종 정책에 대해 시비가 걸릴 수 있다. 선진국 통상당국이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공격적인 보호무역정책을 취하고 있으므로 본국 및 투자대상국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무역분쟁 관점에서 판단할 필요가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대기업의 성장이 국민경제 발전으로 연결된다는 낙수효과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는 만큼 공정경쟁을 통한 혁신으로 기업의 성장이 우리 사회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전체뉴스목록으로

의료분야 ICT 신기술 사업화 동향 및 기술개발 전략
코로나19는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직원 몰입은 조직 성공의 열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총아, 애그테크·스마트농업
ICT 융합•공유경제 확산,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 확대
코로나 위기 대응, 뉴 노멀 後 기업위상 좌우
현대적 팀 구성을 주도하는 주요 기술

 

[경제] 한국 기업 수익성, 주요국 중 최하위 수준
[경제] 불확실성 걷히기 시작한 인도 경제
[경제] 한미간 금리역전, 한국경제 성장성 제고로 해결해야
[경제] 디지털 혁신이 전통 소재 산업을 바꾼다
[경제] 한국 기업 부채상환능력 문제 없나
[경제] 세계 석유기업의 화학사업 투자 확대
[정보통신] 5G 서비스가 넘어야 할 과제들

 


010라인
3주간 집밥 먹기에 도전하는 ‘#7린지 이벤트’

 

회사소개 | 인재채용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책임한계와 법적고지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고객센터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등록 : 서울 자00447, 등록일자 : 2013.12.23., 뉴스배열 및 청소년보호의 책임 : CEO 이상복

주소 : 서울 구로구 가마산로 27길 60, 1-37호 전화 050 2222 0002, 팩스 050 2222 0111, 기사제보 이메일 news@newsji.com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